[기획] 한국전쟁 70주년…한국의 전기통신 29

[제5기] 대한민국 정부수립, 혼란시대 (148~1950년) 불법전파를 이용한 간첩행위, 전파탐지기 도입

이세훈 | 기사입력 2020/06/25 [08:47]

[기획] 한국전쟁 70주년…한국의 전기통신 29

[제5기] 대한민국 정부수립, 혼란시대 (148~1950년) 불법전파를 이용한 간첩행위, 전파탐지기 도입

이세훈 | 입력 : 2020/06/25 [08:47]

[제5기] 대한민국 정부수립, 혼란시대 (148~1950년) 불법전파를 이용한 간첩행위, 전파탐지기 도입

 

체신부는 민간인의 단파방송 청취에 관한 허가권을 관장하고 있었다. 1948년 4월 당시의 라디오 등록대수는 156,733대였다. 1950년 3월 허가된 청취권은 외국인을 포함해 500여명 이었다. 그들에게는 음악과 교양 등에 관한 프로그램만을 청취하도록 제한되어 있었다. 허가를 받지 않고 몰래 청취하는 사람이 많아져 계속 경고를 해왔다. 정부가 수립된 다음에 허용된 목적 이외의 단파수신기 사용자는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1949년 3월 발표한다. 

 

그러나 문제는 수신보다는 불법전파를 발사하는데 있었다. 불법전파의 발사가 미치는 영향은 국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외국과의 사이에 적지 않은 옳고 그름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므로 체신당국으로서는 우선 효율적인 전파관리를 통해 무선통신사업의 일원화를 꾀했다. 광복을 계기로 마구 설치됐던 무선국을 조정하여 국제통신의 관례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는 조치가 필연적으로 요구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파의 혼란보다 더욱 긴박했던 사정은 좌익계열의 전파를 이용한 간첩행위였다. 이에 따른 통신기관의 피해는 바로 전파에 의해 전달되는 북한의 방송내용이었다. 체신부는 치안국과 협력하여 불법 무전기를 적발하기 위해 전파탐지기의 도입계획을 발표한다. 당시 남로당 조직에서는 각 학교의 기술자와 여러 업자를 매수해 도청은 물론 불온통신을 일삼고 있었다. 

 

▲ 불법 전파발사를 추적하는 체신부 전파감시 종사원(전파관리 50년)과 무선 전파발신 방향 탐지기(KT사료) 


불법무선시설과 불법전파발사 감시 관리는 체신부의 임무였다. 전파국이 신설되고 직속으로 서울, 부산, 광주에 전파감시국이 설치된다. 종래의 전무국 무선통신과 업무를 확장하여 전파국이 신설되고 감리과, 감청과, 기술과로 출발한다. 조선방송협회는 전파통제를 해제하고 종전에 할당했던 방송주파수와 출력도 발족당시의 출력으로 방송한다. 그리고 제2방송(KBS2 라디오) 일본어 방송은 불필요했기 때문에 주파수만 할당되었을 뿐 사실상 방송은 하지 않았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단파방송 덕분에 피난이 수월해 졌다는 일부 일화도 있다.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탓에 사람들의 인식 속에 단파라디오는 북한 간첩의 대명사로 인식되었다. 정부에서도 심야에 단파방송을 청취하는 사람을 신고하라는 홍보도 하였다.

 

단파라디오 방송은 국경을 넘나드는 방송이어서 과거에는 단파청취 행위만으로도 간첩이나 불순분자의 혐의를 받기도 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남북분단의 환경으로 다른 국가와 달리 단파라디오 청취가 자유롭지 못했다. 허가 없이 몰래 단파라디오 방송은 듣다 발각되어 옥고를 치른 단파방송 밀청사건이 있었다. 아마추어무선사(HAM)만이 자격을 가지고 있어 단파라디오 운용이 가능했다. 자격증이 없는 회원들에게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SWL(Shot Wave Listening) 자격번호를 발급했다. 

 

예전에 단파라디오 주파수를 돌리다 보면 알 수 없는 숫자를 읽는 진행자의 목소리를 듣을 수 있었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방송이다. 이러한 정체불명의 숫자방송을 난수방송 혹은 암호방송이라고 불렀다. 단파방송을 통해 일종의 암호 5자리 숫자를 일정한 규칙에 따라 불러주던 것으로 남파된 간첩은 이 숫자를 듣고 암호를 조합해 북측의 지시를 파악해 왔다.

 

북한은 평양방송을 통해 송출해 왔다. 지난 반세기 동안 남파 간첩과의 교신용으로 사용해 온 난수 단파방송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완전히 중단된다. 상대방에게 쉽게 노출될 위험이 있는 낡은 난수방송은 통신기술 발달로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만약 난수방송을 사용한다면 그 이유는 심리전의 일환일 것으로 본다. 

 

이세훈 

한국경제문화연구원 ICT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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