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숙현 선수 사건…체육계 가혹행위의 민낯

수년간 감독·팀닥터 가혹행위 이어져

송준규 기자 | 기사입력 2020/07/03 [17:52]

故최숙현 선수 사건…체육계 가혹행위의 민낯

수년간 감독·팀닥터 가혹행위 이어져

송준규 기자 | 입력 : 2020/07/03 [17:52]

수년간 감독·팀닥터 가혹행위 이어져

경주시체육회, 가해 감독 직무정지 조치

文대통령, 문체부차관에 “스포츠인권 챙기라” 

 

‘엄마 사랑해’, ‘그사람들 죄를 밝혀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고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생전에 어머니께 남긴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다. 이후 어머니는 최 선수가 전화를 받지 않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최 선수는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최 선수의 유족과 지인들은 최 선수가 감독 등에게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 감독과 팀닥터는 최 선수와 동료선수들에게 “살이 쪘으니 너희가 좋아하는 빵을 죽을 때까지 먹어보자”며 20만원어치의 빵을 억지로 먹였다고 했다. 빵을 억지로 먹은 선수들이 구토를 해도 감독은 다시 빵을 입으로 밀어 넣었다.

 

또한,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감독과 팀 닥터는 “나한테 두 번 맞았지? 너는 매일 맞아야 돼”, “이빨 깨물어, 뒤로 돌아”등의 말을 하며 긴 시간 폭행을 이어갔고, “죽을래? 푸닥거리 한 번 할까?”라고 연신 몰아새우자, 최 선수가 “아닙니다”라며 두려움에 가득 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최 선수의 훈련일지에는 괴로운 흔적이 곳곳에 남겨져 있었다. 최 선수는 ‘비 오는날 먼지나게 맞았다’, ‘체중을 다 뺏지만 욕은 여전하다’, ‘하루하루 눈물만 흘린다’고 적혀있었다. ‘차에 치이든, 강도가 찌르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수백 번 머릿속에 맴돈다’는 극단적인 표현도 있어, 당시 심한 가혹행위에 힘들어 했을 최 선수의 심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녹취록과 훈련일지가 공개되자 최 선수와 관련된 책임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6일 새벽, 23세의 어리고 어린 고 최숙현 선수가 숙소에서 뛰어내렸다”며 “선수를 죽음으로 몰아낸 가해자들에 대해 엄중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가 지난 4월 최 선수로부터 폭력신고를 접수했고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해 여성 조사관을 배정,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해명했다. 나아가 “해당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돼 대구지검 경주지청으로 송치됐고 현재는 대구지검에서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주시체육회도 2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당시 폭행 당사자인 경주시청 직장운동부 감독을 직무정지 조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이 사건과 관련해 “경기인 출신인 최윤희 문체부 차관이 나서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력 신고를 접수한 날짜가 4월 8일이었는데도 조치가 되지 않아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은 정말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와 함께 “향후 스포츠 인권 관련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저널21 송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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