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와 과오 사이…백선엽 죽음에 ‘엇갈린 시선’

여야 인사들 일제히 조문, 靑 인사들도 대거 빈소 찾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7/13 [11:23]

공로와 과오 사이…백선엽 죽음에 ‘엇갈린 시선’

여야 인사들 일제히 조문, 靑 인사들도 대거 빈소 찾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7/13 [11:23]

여야 인사들 일제히 조문, 靑 인사들도 대거 빈소 찾아

현충원 안장 놓고 갑론을박…대전현충원 안장 가능성 높아

전쟁영웅이냐, 친일파냐…백선엽 과거 행적에 의견 분분  

 

주말동안 故백선엽 장군의 빈소에는 청와대 관계자들과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일제히 방문해 조문을 이어갔다. 

 

많은 이들은 6‧25 전쟁 영웅으로서의 그의 공적을 기렸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백 장군의 과거 친일행적 등을 문제 삼으며 현충원에 안장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백 장군 측에서 생전에 대전현충원에 안장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고 유족들 역시 이에 대해 만족한다는 입장을 전한 만큼, 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가능성은 높지만 이를 놓고 갑론을박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빈소에는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다수 방문해 조문했다. 청와대에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 명의로 조화를 보낸데 이어 노영민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국가안보실 김유근 1차장과 김현종 2차장 등이 방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밤늦게 방문했으며,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녀가기도 했다. 야당에서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빈소를 찾았다. 

 

전쟁영웅과 친일파 사이, 엇갈리는 평가를 받아온 백 장군인 만큼 그의 대전현충원 안장을 놓고도 각 정당별 반응은 물론 여론의 평가 역시 엇갈리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6‧25 한국전쟁 당시의 공적과 함께 백 장군의 전우들이 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있는 점을 고려해 백 장군 역시 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에 안장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백 장군의 공로를 인정하면서 이렇다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그의 과거 친일행적을 문제 삼으며 현충원 안장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시민들 역시도 6‧25 전쟁 당시 세운 공적을 생각해서라도 서울 현충원에 안장돼야 한다는 입장과, 과거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하며 독립군을 토벌했던 그의 행적을 감안하면 현충원 안장은 있어선 안된다는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백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군인으로 복무하며 낙동강 전선에서 벌어진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만약 내가 후퇴하면 나를 먼저 쏴라”고 말했던 그의 일화는 유명하다. 다부동 전투의 승리는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백 장군은 6‧25 전쟁 휴전회담의 한국대표를 맡는가 하면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으로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다. 그는 6‧25 전쟁 당시의 공로를 인정받아 무공훈장 중 최고등급에 해당하는 태국무공훈장을 두차례나 받았던 만큼 서울현충원 국가유공자 묘역에 안장될 요건이 충족된다. 

 

하지만 그의 과오는 해방 전 독립군 토벌대인 만주국 간도특설대에 소속돼 활동했다는 것이다. ‘조선 독립군은 조선인이 다스려야 한다’는 기치 아래 몇몇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조선인으로 구성됐던 간도특설대는 정규부대가 아닌 특수목적 부대로서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한 독립군을 토벌했다. 

 

토벌 방식이 너무나도 잔혹해 일제로부터 많은 포상을 받은 것도 모자라 간도특설대는 민간인에 대한 구타‧고문‧강간‧살해 등을 자행했다. 이 때문에 간도특설대에서 장교로 활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친일 반민족행위자로 등재된다. 물론 백 장군 역시도 등재돼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백 장군 스스로도 자신의 자서전에서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시인하는 부분이 나온다. 현재 백 장군 측 유족들은 “대전 현충원 안장에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역사적으로 공과가 뚜렷하게 나뉘는 인물인 만큼, 그의 마지막 길까지도 사회적 갈등은 끊이질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한 인물의 역사적 공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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