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8720원’…역대 최저 인상률

한치의 양보도 없었던 노사, 공익위원 중재안으로 돌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7/14 [11:30]

내년도 최저임금 ‘8720원’…역대 최저 인상률

한치의 양보도 없었던 노사, 공익위원 중재안으로 돌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7/14 [11:30]

한치의 양보도 없었던 노사, 공익위원 중재안 돌파

사용자위원 7명, 공익위원 9명 참여해 표결 이뤄져 

양대노총 반발하며 퇴장 “최저임금제에 대한 사형선고”

IMF외환위기 때보다 인상률 낮아, 코로나19 위기 컸나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30원(1.5%)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결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노사 간에 좁혀지지 않는 갈등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노사간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으면서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까지 제시했지만 양측은 물러나지 않았다. 

 

결국 경영계의 손을 들어준 8720원 안이 표결에 부쳐졌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노동계 위원들의 집단 반발 속에 사용자위원 7명과 공익위원 9명만이 참여해 표결이 이뤄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3일부터 14일 새벽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밤샘회의를 진행한 끝에 9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87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인 8590원 보다 130원 많은 금액으로, 인상률은 1.5%다. 

 

1.5%라는 인상률은 역대 최저수준으로, 최저임금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2.7%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더 크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8720원이라는 안은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안이었다. 당초 공익위원들은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에게 합의를 도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사용자 위원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고용을 유지하려면 최저임금 삭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근로자 위원들은 “최저임금 설립취지 근거에 어긋난다”며 9.8% 인상한 9430원 안을 고수했다. 

 

양측이 한치도 물러나지 않으면서 13일 밤늦게 민주노총은 “삭감안을 계속 주장하는 사용자 측과 더 이상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남긴채 불참을 선언해버렸다. 한국노총은 마지막까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자정이 다 되도록 제대로 된 합의가 나오지 않자, 참다 못한 공익위원들은 ‘심의촉진구간’으로 8620원에서 9110원 사이를 제시했다. 사용자 측에게는 삭감안을 포기할 것을, 근로자 측에는 기대치를 낮출 것을 요구한 것이다.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이라는 공을 던져줬지만 사용자 측과 근로자 측이 내놓은 결과물은 처참했다. 사용자 측은 8620원, 근로자 측은 9110원이라는 안을 내놓았다. 양측 모두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합의를 걷어차 버린 형국이었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14일 새벽 공익위원들은 중재안으로 1.5% 인상안인 ‘8720원’ 안을 제시했다. 공익위원들의 중재안이 나오자마자 노동계에서는 거세게 반발하며 퇴장해버렸고 삭감을 요구했던 사용자위원 일부도 퇴장해버렸다.

 

결국 남은 사용자위원 7명과 공익위원 9명만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8720원 안이 통과됐다. 재적위원 27명 중 16명만 출석한 가운데 통과된 안이었다. 

 

6월11일부터 시작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극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오는 8월5일 법정고시기한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최저임금위가 14일 의결된 안을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 장관이 고시하게 되면 내년 1월1일부터는 최저임금 8720원이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물론 노사대표가 이의를 제기해 이것이 인정되면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게 되지만 법정고시기한이 8월5일인 만큼 결과가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힘들게 도출된 안이지만, 노동계의 불참과 경영계의 반대표는 많은 숙제를 남겼다. 여전히 노사간의 대화는 요원하고 어려움 앞에 서로간의 양보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중재안에 대해 “최저임금제에 대한 사망선고”라며 이번 중재안이 편파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동결이 아닌 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결정을 받아들이고 고용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MJ포토] 집중호우에 잠겨버린 양재천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