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인사동 김삿갓’ 칠성(七星) 김월수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0/08/04 [15:10]

[이 사람] ‘인사동 김삿갓’ 칠성(七星) 김월수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0/08/04 [15:10]

서울 종로구 인사동은 골동품이나 공예품 가게, 화랑이나 전통 음식점 등이 집중되어 있는 곳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 쇼핑의 명소이다. 특히, 인사동에는 갤러리가 많아 화가들에겐 한국 미술의 심장부라 할 수 있으며, 매주 수요일은 갤러리에서 전시와 오픈 행사로 분주하다.    

                   

화가들은 화실 등지에서 작업을 해오다가 갤러리를 통해 개인전을 하게 되는데, 그림 애호가나 일반 관람자들도 대부분 무료로 관람하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알리면서 판매까지 이루어진다. 이때, 엽서나 도록은 전시 일정과 작품 사진, 미술평론 그리고 작가의 악력 등, 이러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다. 

 

첫 개인전을 준비할 때는 여러 가지로 사정으로 엽서나 작업노트에서 발취한 글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데 일반 대중에게는 현대미술에 있어서 추상미술이나 실험적인 작품에 대한 미술평론가의 글은 좀 이해하기가 어렵고, 또한  작업만 하는 작가는 글이나 직접적으로 자기 작품에 대한 설명하기를 꺼려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좀 더 쉽게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현대미술 영향 속에 있는 그림들은 제화시(題畫詩)처럼 그림의 제목과 관련된 시를 지어 화면에 적어 놓은 글은 찾을 수가 없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시(詩)로 그림을 읽어 준다면 감상과 더불어 상상의 재미를 불어 일으키게 된다. 

 

▲ 칠성(七星) 김월수(金月洙)   © 최병국 기자


10년 전부터 인사동 갤러리를 투어 하면서 ‘방랑 시인 김삿갓’같은 인사동 김삿갓 칠성 김월수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시인이고 화가이며 평론가이다. 현재 사단법인 서울미술시화예술협회에서 임원이다. 지금 현대미술의 영향 속에 있는 작가의 그림을 보고 시로 쓰고 있다. 그의 시에 대해 곧바로 알게 되지만 그가 쓴 시에 대한 철학과 의미는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그림시 (그림詩) [명사] 회화나 조각의 감각을 시 형식의 텍스트로 바꾼 것이라 한다. 근간 그를 만났다. 

 


갤러리 투어(gallery tour)는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나? 


 

처음 시작은 10여 년 전 갤러리에서 아마 추상화였던 것 같다. 그림을 관람하다가 그냥 나가려고 하는데, 어떤 작품이 저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듯해서 다시 그 그림을 보면서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때는 8시간을 바라다보고도 질리지 않았고 그다음 날부터 전시하는 기간 동안 매일매일 찾아갔다. 당시에는 문제 제기와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떤 결론에 도달하리라고 계획을 세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19세기 근대미술로부터 크게 보면 사실주의(구상)와 추상주의(비구상)가 있는데, 구상은 실제로 있거나 또는 그렇게 상상할 수 있는 사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그림으로 테크니컬(technical) 한 것이 눈을 압도하고 잘 그린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상은 사물을 눈에 보이는 것처럼 자연적,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점, 선, 면, 색채 등의 표현을 목표로 하는 그림으로 보통 부드러운 선으로 이루어진 것은 뜨거운 추상(칸딘스키), 직선으로 간단명료하게 구성된 것은 차가운 추상(몬드리안)이라고 부른다. 처음 미대를 졸업하고 작업을 하게 될 때 구상으로 시작하기 쉽고 추상이라고 하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진다. 

 

그런데 갤러리 투어 하는 동안 첫 개인전 하는 새내기 작가(25세)와 중견작가로(40세), 그 이후 원로작가(75세)까지 전시를 보고 또한 많은 작가들과 이야기하면서 깨닫는 것은 사물과 그 본질적인 것에 대해 주관과 객관의 시각으로부터 이를 융합하고 통합하여 새로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여름철 수박으로 보면 처음은 모양과 아름다운 배경을 그리다가(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수박의 맛과 향기까지 표현(인상파)을 하고 수박 그 자체를 단순한 기호(점, 선, 면 등)로서 그 뜻과 의미를 담고자하는 단계(추상화)를 간다는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통해 자신의 인생철학으로 그 뜻과 의미를 담아낸 그림은 누구의 그림인지 일반인도 알아보는 것이고, 나도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 나만의 길을 모색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언제부터 그림에 대한 시를 쓰게 되었나? 


 

갤러리 투어를 하면서 나만의 계획을 세웠는데 첫째, 인사동에 있는 모든 갤러리를 전시관람 할 것, 둘째, 모든 작품들을 3번 이상 보고 좋은 그림으로 선정 할 것, 셋째, 마지막으로 작가와 대화를 통해 이해할 것으로 정했다.   

 

어느 날 갑자기 내 안의 소리가 말을 했다. 

‘그냥 그림을 보는데, 시를 써 보면 어떨까?’

‘음... 감동 받은 작가의 그림에 시를 쓰고 선물을 한다면 

작가도 기뻐하고 행복할거야.’

 

처음에는 그림에 대한 시를 선물하고 왠지 쑥스러웠고 눈치도 보였다. 작가가 정말로 좋아하면 나도 모르게 어깨도 으쓱해지곤 했으나, 어떤 작가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어서 왠지 내 기분마저 이상해졌다. 아무런 욕심 없이 시작한 일이라 기록하는 의미를 남기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그림과 시를 이메일에 저장하고 작가에게 시를 쓰고 코팅까지 해서 전해주면 작가가 너무 좋아 했으며 그림 옆에다가 붙여 놓고 싶다고 해서 결국에는 그림과 시가 함께 전시를 하게 되었다.

 

갤러리 투여를 통해 다양한 그림을 감상하면서 구상적인 그림은 서정시(개인적인 감정과 정서를 주관적으로 표현한 시)로 추상적인 그림은 추상시(언어로 여러 가지 사물이나 개념의 공통되는 특성, 속성을 추출하여 파악하는 것을 중점으로 하는 시)로 쓰면서 두 가지 방향에서 그 중심을 잡는 방법을 선택했다. 결국은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을 찾는 여정 속에서 그림詩라는 나만의 시를 쓰게 시작했다.

 

이런 연유로 10년 전 그림시 창작을 시작했다. 근간의 그림시 2편을 소개한다.

 

결 

 

칠성(七星)  김월수(金月洙) 

 

번쩍이는 섬광과 같이

찬란한 생각의 불꽃 

 

바람의 속살과 그 뼈

존재의 맛과 향기

 

맑은 이슬처럼 허공의 꽃본래 마음의 자리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초월한 길(제3의 길)

 

우주의 파동과 공명으로부터

싹틔운 영혼의 씨앗 

 2020.7.29

서양화가 박종용 화백의‘결’을 보고 쓴 시-

 

 

Mind Vessel

 

칠성(七星)  김월수(金月洙) 

 

하늘빛 머금은 이슬처럼

둥글고 환한 보름달이여라!

 

삶의 찌꺼기 걸러 내고

오롯이 남겨진 순백의 몸

 

찬란한 황금의 불꽃 속에서

푸른 바람의 숨결마저 삼켜

 

순간과 영원 사이

본질로 피워낸 여백의 꽃

 

 2020.8.1

서양화가 문서진 화백의‘Mind Vessel’을 보고 쓴 시-

                            


2015년 9월 25일 ‘인사동에서 만난 115명의 화가’ 시화집은 어떻게 출판하게 되었나?


 

갤러리 투어를 하면서 작가 300여명에게 시를 선물하고 있을 때쯤 서양화가 김장건의 작품을 보고 쓴 시를 전할 때 저의 꿈은 나중에 ‘그림에 대한 시를 모아서 출판하고 싶다’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이에 곧바로 선생님께서는 지인이 출판사를 하고 있으니 한 번 만나보자고 했다. 혜민기획 오영심 대표님과 만났을 때에는“그림과 시의 만남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그 다음에 이윤찬 관장님의 바이올렛갤러리에서 전시와 시화집을 출판했다

 


2018년 8월8일 ‘시인 김월수가 만난 화가’시화집은 어떻게 출판하게 되었나?


 

2018년 2월에 저와 친한 서양화가 김갑진선생님이 미술세계에서 개인전을 동안 자연스럽게 백용현 대표와 만나서 오랜 세월 동안 제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인 ‘그림을 보고 쓴 시’를 설명하자 미술세계기획으로 ‘시인 김월수가 만난 화가’ 전시와 출판을 하면서 인사동에서 그림詩人 김월수라고 알려졌다.   

 


미술비평은 언제부터 하게 되었나?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전시 할 때 일반 관람자가 그림에 대해 물어볼 때 어려운 설명으로 서로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내가 하는 설명이나 내가 쓴 시가 일반 관람자에게 그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서 10년 전부터 오랜 인연 있는 작가들에게 미술비평을 해주고 있는데 시를 쓰고 시적으로 접근하면서 쓴 미술평론은 작가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자들에게도 좋은 평을 듣고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2019년 12월부터 월간 전시가이드 ‘그림에 담겨진 시’로 연재 중 이며, 갤러리를 투어하면서 일주일에 3명 정도 그림을 보고 쓴 시를 작가에게 보내고 그 작가의 전시관련 정보를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양화는 근 현대의 화가와 한국화는 조선시대 그리고 적어도 미술사에서 중요한 작가들을 시로 담아내고 싶다는 꿈이 있고 이것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송 대에는 사회적으로 문인이 곧 사대부라는 등식이 성립하였다. 그러나 원대부터는 반드시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여 결국은‘사대부화’ 대신에 ‘문인지화(文人之畵)’ 또는 ‘문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명말 동기창(董其昌)의 남북종화(南北宗畵) 이론이 성립되었고, 이후 남종화(南宗畵)와 문인화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문인화의 정신은 우리나라 고려시대에 받아들여졌다. 당시의 왕공 사대부들이 여기로 그림을 그린 예를 문헌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려의 공민왕(恭愍王), 이제현(李齊賢), 김부식(金富軾) 등이 그 예이다. 앞의 두 사람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그림이 현재까지 남아 있다.

 

조선시대의 많은 문인사대부들도 그림을 남겼다. 초기의 문인화가 강희안(姜希顔)은 자신이 화가로서 이름을 남기는 것을 꺼려 자손들에게 자신의 그림을 모두 없애라고 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중국으로부터 남종화가 유입되면서부터 더욱 많은 문인화가들이 활약하게 되었으며, 이들은 화단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강세황(姜世晃), 이인상(李麟祥), 조영석(趙榮祏), 심사정(沈師正) 등이 그 좋은 예이다. 그리고 19세기의 김정희(金正喜)에 이르러 조선의 문인화는 절정에 이르게 되었다.

 

삼절(三絶)이란 동진의 고개지는 재절·화절·치절의 삼절이었으며, 당나라의 송령문은 서·화·용력의 삼절, 정건은 시·화·헌(獻)의 삼절로 통했다. 그러나 대개 삼절 하면 문인화가로서 시(詩)·서(書)·화(畵) 3가지를 겸비한 경우를 말한다. 특히 북송 중기에 이르러 시·서·화가 동등하게 여겨지는 시서화일률사상 등 문인화론이 성립되면서 시서화 삼절이 가장 높이 숭상되었다. 소식(蘇軾)·미불(米芾)·문징명(文徵明)·동기창(董其昌) 등이 대표적인 시서화 삼절로 꼽히며, 우리나라에서는 신잠(申潛)·김제(金-)·이정(李霆)·이인상(李麟祥)·강세황(姜世晃)·신위(申緯)·김정희(金正喜) 등과 같은 선비화가들이 시서화 삼절로 일컬어졌다. 때로는 여기에 사물이 포함되기도 하는데 송도의 명기 황진이, 학자 서경덕, 명승 박연폭포(朴淵瀑布)를 가리키는 송도삼절이 있고, 조선 중기의 선비화가인 어몽룡(魚夢龍)의 묵매, 이정의 묵죽, 황집중(黃執中)의 묵포도를 삼절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현대미술 영향 속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중국 북송의 문인 소동파가 왕유의 시와 그림을 보면서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 詩中有畵 畵中有詩) "라고 찬미하였으며 이후 동양화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되었으나, 지금은 문인화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상황에서 서양화, 한국화, 도예, 사진, 서예, 공예, 캘리그라피, 음악, 연극, 영화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시로 담아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방랑시인 김삿갓처럼 그림 속으로 방랑하는, 시(詩)·서(書)·화(畵)의 삼절을 추구하는 칠성(七星) 김월수다. 그가 있기에 인사동 문화거리가 더욱 풍요로운 느낌이 든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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