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향기와 선율…박혁용 화백의 서정 자연주의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0/08/20 [13:25]

시인의 향기와 선율…박혁용 화백의 서정 자연주의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0/08/20 [13:25]

박혁용 화백은 자연을 사색하면서 화폭에 옮기는 서정 자연주의 작가다. 그의 그림은 언제 보아도 수정처럼 맑고 투명하여 관객들을 아련한 동심의 세계로 인도하면서 영감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예술은 자연의 모방에 지나지 않는다.’ 는 세네카의 말처럼 자연을 떠난 예술은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자연에서 뿜어내는 (자연의)숨결을 표현하는 것이 박혁용 예술의 근간(根幹)이다. 사실 자연과 가까우면 누구에게나 자연은 생각이 되고, 음악이 되며, 그림이 된다. 이러한 경이로움은 자연을 사랑하고 가까이할 때 더 가까이 다가온다. 

 

▲ 신록예찬 60.6×40.9cm, Oil on Canvas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그의 작품들은 자연이 만들어 낸 황홀한 감동을 포착하고 교감하면서 선명하게 다가온다. 언제나 우리를 가르치고 느끼게 해주는 것은 자연이라는 메시지를 품고서 말이다. 인생이라는 거창한 단어는 인간이 구축한 문명과 예술의 황홀한 가치이다. 그러나 왜 우리는 간단하고 단순한 삶이 어려울까? 온갖 걱정과 욕망으로 가득 찬 우리의 삶은 머리 굴리는 소리로 콘크리트 바닥 위나 회색의 도시공간에서 뒹굴고 있다. 도회의 찌들음과 음습함에서의 탈출이 박혁용 화백의 서정 자연주의 작품의 근원(根源)인 것이다. 이를 위해 감성을 붓을 매고 전국을 다니면서 자연의 순결함을 알리는 작품을 창작하고 있는 것이다.

 

박혁용은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은 단순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이나 동물들이 살아가는 축생이나 생명의 본질로 보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살았다가 죽음으로 향한다는 생명의 환원, 자연의 생태계에서는 하나의 종(種)일 뿐이다. 인간은 자연에 그저 초대받았을 뿐이다.”라고 주장한다. 그의 자연예찬론이다.

 

그는 경험과 추억에서 숨어있는 대상을 찾아내고 발견하여 정서의 교감이 이루어졌을 때 작품을 시작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물성언어에 담아내는 그의 명징한 작품들은 추억과 감수성을 회복시키면서 찌든 도시의 상처를 치유시킨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시인의 시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와 고요하고 청아한 선율이 울려 퍼지고 있다. 달리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 그의 명징한 작품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인의 향기와 고요한 선율을 선사하는 것이다.  

 

▲ 정선의 겨울 65.1×45.5cm, Oil on Canvas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박혁용의 겨울 풍경은 늘 침묵에 잠겨있는 모습이다. 찢어진 하늘에서 눈발이 휘몰아쳐 겨울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고 들판에 수북이 쌓인 눈은 삶의 고통과 슬픔을 잊게 하고 덮어준다. 관람객들을 순백의 세계로 이끌어 평화롭고 포근한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어둠처럼, 그의 겨울 풍경의 침묵은 침묵 속에서 더욱 깊이를 더 한다.

 

별은 바라보는 사람에게 빛을 주고, 구름은 상상하는 이에게 모습을 보여 주듯이 그는 자연을 통한 만유의 세계를 자신의 물성언어로 노래하고 있다. 산은 구름이 되고 구름이 산이 되고, 모든 색이 비어있고 모든 색이 가득한 하얀 빛, 수북하게 내리는 숲속의 풀잎 꺾이는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다. 그는 현재 비움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작업을 모색하고 있다. 자연과 가까우면 나도 풍경이 되어 자연과 일체가 되리라는 꿈과 풍요로움을 안고서 말이다.

 

▲ 풍요로운 울림, 53.0×45.5cm Oil on Canvas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한편, 박혁용 화가는 책의 마음을 표현하는 북 디자인, 표지디자인 외에 초벌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핸드페인팅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볼수록 정이 가고 표정이 살아있는 전통 민화의 회화적인 매력과 조형미, 그리고 현대의 미술세계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독창적인 디자인적인 요소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우리의 민화를 도자기에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다. 

 

늘 자연과 함께 사색하며 그림을 그리는 그의 작업 세계는 오늘도 잔잔한 눈빛으로 새로운 지평을 펼쳐가고 있다. 밀도를 더욱 높여가는 그의 서정 자연주의 작품들이 우리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양분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 민화를 응용한 박혁용의 핸드페인팅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박혁용은 경희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으며, 개인전 및 초대전 9회(토포하우스, 갤러리루벤, 아띠갤러리 외)를 개최했다. 그 외, KAF전, 서울아카데미회전, 우리시대 리얼리즘전, 색과 감성전 외 다수 그룹전 등에 참여했다. 현재 KAF 회원, 서울아카데미회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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