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태의 애국가는 표절…국가(國歌) 새로 만들어야

만주국을 찬양하던 노래가 오늘날 한반도를 찬양

박명섭 기자 | 기사입력 2020/08/21 [00:20]

안익태의 애국가는 표절…국가(國歌) 새로 만들어야

만주국을 찬양하던 노래가 오늘날 한반도를 찬양

박명섭 기자 | 입력 : 2020/08/21 [00:20]
  • 광복회, 국가만들기시민모임 공동 기자회견
  • ‘에키타이 안(안익태)’ 만주국 건국 10주년 음악회 영상 공개
  • 만주국을 찬양하던 노래가 오늘날 한반도를 찬양
  • 애국→변절→애국으로 상황에 따라 변신한 ‘자기표절’의 결과

 

 

광복회(회장: 김원웅)와 ‘국가(國歌)만들기시민모임’(공동대표: 이해영·신동일)이 1942년 독일 베를린에서 에키타이 안(안익태의 일본이름 서양식 표기)이 지휘한 만주국 건국 10주년 음악회 동영상을 공개했다. 

 

광복회와 국가만들기시민모임은 오랜 노력 끝에 베를린 소재 독일 연방 문서보관소(Bundesarchiv)에서 소장 중인 에키타이 안의 만주국 건국 10주년 음악회 지휘 동영상을 입수해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영상을 공개하고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1942년 9월 18일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대편성 오케스트라와 혼성 합창단을 위한 교향 환상곡 ‘만주국(Mandschoukuo)’이라는 곡명으로 베를린라디오 오케스트라와 라미 합창단이 협연하고 에키타이 안이 지휘한 것이다. 

 

그동안 몇몇 학자에 의해 이 동영상의 존재가 알려져 왔으며, 일부가 소수에게 공개된 바 있으나 이날 공개된 영상은 독일 대사관을 통해 입수한 무삭제 원본 버전으로, 최초로 일반에 전체 공개된 것이다.  

 

에키타이 안은 1938년 2월 20일 아일랜드 더블린 게이어티 극장에서 4악장에 애국가 선율이 포함된 ‘코리아 판타지’를 초연했으며, 그 후 헝가리 부다페스트(1938. 6. 27)와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1940. 5. 25)에서도 연주했다.

 

1940년 10월 19일에는 약간의 손질을 거쳐 ‘교쿠토’라는 곡명으로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연주했으며, 이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1940. 11. 3 / 1941. 11. 2)와 헝가리 부다페스트(1941. 10. 10)에서도 연주했다. ‘교쿠토’에는 애국가 선율이 포함된 제4악장이 생략된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만주국’이라는 곡명으로 연주했는데, 이날 공개한 동영상이 그 곡이다. 그 후 1943년 1월 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토아’라는 곡명으로 연주됐다. 그러나 이들은 곡명만 다를 뿐 실제로는 같은 곡이다.

 

이날 공개된 영상의 절정에 해당하는 합창 부분의 대본은 에하라 고이치가 썼다. 그는 주 베를린 만주국 공사관의 참사관이었으며, 주독 일본 첩보기관(IS)의 총책으로 재독 만주국 공사관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면서 경제무역, 문화프로파간다, 첩보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국가만들기시민모임 이해영 공동대표는 영상해설을 통해 “에키타이 안은 바로 이 에하라 고이치의 사저에서 1941년 말부터 1944년 4월 초까지 기거하며 그의 지원을 받아 활동했다”면서 “에키타이 안은 그 대가로 일본제국과 나치독일의 고급 프로파간디스트로서 용역을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애국가와 도부르잔스키 크라이를 비교하는 악보 (사진제공 = 광복회)


국가만들기시민모임 신동일 공동대표는 음악해설을 통해 “만주국을 찬양하고 일본·독일·이탈리아 3국의 단결을 노래한 이 합창 부분은 오늘날 ‘한국 환상곡’에서는 한반도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바뀌어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키타이 안의 ‘코리아 판타지’는 애국에서 변절로, 변절에서 다시 애국으로 상황에 따라 변신한 ‘자기표절’의 결과라는 것이다. 

 

신동일 공동대표는 불가리아 군가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와 애국가의 악보를 비교하며 두 곡이 매우 흡사함을 지적했다. 특히 첫 번째 마디와 마지막 ‘우리나라 만세’부분의 두 마디는 똑 같고, 중간의 흐름도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선율의 맥락과 음정이 일치하는 음이 전체 출현음의 58%, 유사한 음까지 포함하면 72%에 이르며, 이는 결과적으로 ‘표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불가리아의 ‘교쿠토’ 연주에서 애국가 선율이 포함된 제4악장이 생략된 것도 이러한 이유라는 설명이다. 

 

광복회와 국가만들기시민모임은 “표절과 자기표절은 ‘창작’을 하는 모든 이에게 금기시되는 행위이며, 가장 기본적인 ‘양심’의 문제”라며 “일반적인 노래도 표절곡은 방송 금지 대상인데 하물며 다른 나라의 노래와 이처럼 닮은 선율을 ‘애국가’로 부른다는 것은 그 자체로 낯 뜨거운 일이며, 국민 모두가 오랫동안 불러왔다고 해서 그 부끄러움이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광복회와 국가만들기시민모임의 공동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정민수 기자


또한 일장기와 만주국기가 걸린 무대에서 ‘만주국’을 지휘하는 에키타이 안의 동영상을 통해 그의 친일 친나치 행위를 다시금 확인했다며 △친일 친나치 인물인 에키타이 안이 작곡한 애국가가 국가(國歌)의 지위를 누리는 일은 당장 멈추어야 하고 △표절 의혹이 뚜렷한 에키타이 안의 애국가를 방송하거나, 행사 등에서 부르기를 강요 또는 권장하는 일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하며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시대정신을 모두 반영한, 정통성과 품격을 갖춘 대한민국의 정식 국가(國歌)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화저널21 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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