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보단 실리…윤종규 회장 ‘3연임’ 가능할까

코로나19 사태 속 ‘모험보단 안정’ 택할수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8/25 [13:25]

명분보단 실리…윤종규 회장 ‘3연임’ 가능할까

코로나19 사태 속 ‘모험보단 안정’ 택할수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8/25 [13:25]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11월 임기만료 앞둬 

노조 반대는 ‘변수’…직원소통 늘리는 윤종규 회장

 

‘성과중심주의 경영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 앞에서 어떻게 작용할까’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의 3연임 성공여부는 ‘포스트 코로나’를 핵심으로 하는 이러한 질문에 어떤 결과물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판가름 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의 경우, 지난 6년간의 임기 중 순이익을 두배 가량 확대하고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이끌어내며 성과주의 경영을 지속해왔다. 최근 금융권을 뜨겁게 달군 라임‧사모펀드 사태의 풍파도 KB금융을 비껴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이상 윤 회장의 3연임이 확실시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하지만 KB금융노조에서는 단기성과 강요 및 직원존중의식 결여 등을 문제 삼으며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셀프연임’ 의혹에 불을 붙이며 절차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는 노조의 움직임을 의식한 듯, 최근 윤 회장은 직원소통을 늘리고 푸르덴셜생명 새 대표로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3연임 의지를 피력하는 모양새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성과‧실적 앞세운 윤종규…힘 실리는 ‘3연임’

M&A, 당기순이익 2배 확대, 어닝 서프라이즈 

코로나19 사태 속 ‘모험보단 안정’ 택할수도

 

선우석호 이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내부규정에 따라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K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고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를 의결하며 본격적인 차기회장 선발 절차에 들어갔다. 회추위는 이달 중 롱리스트(내‧외부 후보자군) 중에서 최종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다. 

 

최종후보군에 누가 등장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대내외적으로는 윤종규 회장의 3연임으로 결론나지 않겠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까지다. 

 

그도 그럴 것이 내부인사 출신인 윤 회장은 지난 6년간의 임기 중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LIG손해보험‧현대증권‧푸르덴셜생명 등 굵직굵직한 M&A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몸집을 키웠다. 

 

실적 면에서도 1.5조원 대였던 당기순이익이 윤 회장이 연임을 성공한 2017년 3조원대로 올라서며 2배 가량 확대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이슈 속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연임 당시 과제 중 하나로 꼽혔던 ‘리딩뱅크’ 역시 이러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실현에 성공했고,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 은행(BCC) 투자 실패 이후 KB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해외사업 부문 역시도 계속된 M&A 성사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2018년 KB카드가 캄보디아 현지 토마토특수은행 지분 90% 인수계약을 마무리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캄보디아 소액대출금융기관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 지분 80%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 경영권 프리미엄 지급 없이 부코핀은행 지분 67%를 인수하며 영토 확장을 꾀했다. 

 

이같은 실적을 자랑하는 윤 회장인 만큼, 그를 대체할 정도로 ‘확실한 카드’가 없는 이상 이사진과 주주들을 설득하긴 다소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더욱이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 속에서 KB가 굳이 실적 좋은 내부인을 쳐내고 검증되지 않은 외부인을 들인다는 리스크를 떠안기는 다소 위험한 만큼 모험보단 안정을, 명분보단 실리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노조는 ‘반발’ 절차상의 정당성 문제 삼아

“10명 중 8명 연임반대”…찬성 목소리도 있어

업무강도 심해졌다 vs 수익성 제고 됐다

 

하지만 KB금융 노조 측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20일 KB금융그룹 10개 노조지부로 구성된 노동조합협의회는 윤종규 회장의 3연임 반대 및 회장추천절차 시정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조합원 2만7200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진 않았지만 6264명이 윤 회장의 3연임을 반대했다며 “윤종규 회장이 최고경영자로 군림했던 6년은 각종 의혹과 잡음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고 언성을 높였다. 

 

노조는 연임반대 의사를 표명한 직원들이 △단기성과 위주로 업무강도 심화 △직원존중 및 직원보상 관련 의식 부족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리더 필요 △윤리의식 부족 등을 이유로 꼽았다며 과거 노조선거 개입이나 고령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 강요, 2017년 셀프연임 논란 등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이번에도 회추위가 윤종규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를 지속하고 있을 뿐이라며 절차상의 정당성을 문제 삼고 롱리스트 명단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사측은 노조 측에서 요구한 대로 일정과 주요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했으며 롱리스트 명단 공개는 후보자들 개인의 명예훼손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KB금융은 ‘투명성 개선’을 위해 차기 회장 추천일정을 모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연임을 찬성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무시할 순 없는 대목이다. 노조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찬성의견을 밝힌 이들은 수익성 제고와 장기비전 제시를 이유로 연임을 찬성했다. 

 

노조의 거센 반발은 3연임을 노리는 윤 회장이 풀어가야 할 숙제지만, 투표조작 논란이 있었던 지난 2017년과 달리 노조 스스로 ‘조작 문제는 없었다’고 밝힌 만큼 반대 목소리와 함께 찬성 목소리도 경청하는 상황이다.   

 

 (사진=KB금융그룹,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윤종규, MZ세대 직원들과 소통 지속

푸르덴셜생명에 푸르덴셜 출신 ‘외부인’ 내정

2025년까지 9조원…‘한국판 뉴딜’ 힘 보태

 

윤종규 회장 역시도 안팎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 외부인사 영입, 한국판 뉴딜 지원을 통한 존재감 상승 등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지난달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지원을 위해 그룹차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9조원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KB국민은행 영업점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그린뉴딜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 12일에 이어 21일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과 ‘e-소통라이브’ 시간을 가지며 육아·외국어학습·재테크·결혼·워라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의 새로운 대표에 KB출신이 아닌 푸르덴셜 출신 외부인사를 영입하면서 효율적 조직관리에 나선 것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25일 KB금융은 민기식 DGB생명 대표를 푸르덴셜생명 신임 대표로 내정했는데, 민 대표가 오랫동안 푸르덴셜에 몸 담았을 뿐만 아니라 취임 첫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성과를 본다면 인수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윤 회장의 ‘성과중심주의 경영’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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