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 응시할 것”…사과 없는 의대생, 비난 쇄도

재응시 기회 부여시 공정‧형평성 훼손 논란 예상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9/24 [16:35]

“국시 응시할 것”…사과 없는 의대생, 비난 쇄도

재응시 기회 부여시 공정‧형평성 훼손 논란 예상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09/24 [16:35]

정부, 2차례나 일정 연기했지만…의대생들 거부해

재응시 기회 부여시 공정‧형평성 훼손 논란 예상돼

여론 “국시가 장난이냐…자신들의 행동에 책임져야”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했던 의대 4학년 학생들이 응시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내놓은 성명서에는 대국민 사과나 양해 등의 내용은 전혀 담겨 있지 않아,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의대생들의 경우 의협에서 파업철회를 하기로 한 이후에도 국시거부 입장을 지속한데다가, 이미 정부에서 2차례나 국가고시 접수 마감일을 재연장해줬음에도 국시거부 입장을 계속해 고수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들에게 응시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마저 나온다. 

 

▲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의 공동성명서. (사진=성명서 캡쳐)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24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국시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의료인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학생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건강한 의료환경을 정립하는데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끝으로 올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의대생들이 이날 내놓은 성명서에서는 대국민사과나 양해의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재응시 기회를 달라는 간청의 의미조차도 담겨있지 않았다.   

 

실제로 대표들은 ‘국민에 양해를 구하고 국시 재응시 의사를 표한다’와 ‘대국민 사과 없이 국시 재응시 의사를 표명한다’라는 안건을 올리려 했으나 의견일치가 되지 않았고, 결국 23일 대표들이 대국민 사과 여부에 대해 묻지 않고 ‘의사 국가시험 응시 의사를 표명하는 것’만을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하자 여기서 찬성표가 많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생들이 국민들에 대해 어떠한 사과나 양해조차 구하지 않은채, 단순히 국시에 재응시 하겠다는 입장만 밝히면서 다수 여론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미 정부에서 2차례나 국가고시 접수 마감일을 연장해준 마당에 이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부여한다면 ‘과도한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SNS와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다른 시험들은 조금만 지각해도 응시자격이 박탈되는데 의대생만 허용하는건 말도 안 된다”, “국시거부는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가시험이 장난인줄 아나”, “국시 재응시는 결국 자신들을 위한 것인데 선심 쓰듯이 하면 국민들이 감사합니다 할 줄 알았느냐”, “다른 공시생들은 바보라서 가만히 있는 줄 아느냐”라는 등의 날선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정부, 의대생 국시 재응시에 강경한 반응

의대생에만 기회 주면 공정성·형평성 논란 예상

자칫 의료계 전체 향한 국민들의 불신 싹틀수도 

 

정부 입장도 강경하긴 마찬가지다. 이미 2차례나 시험연기와 국시접수기한 연기로 기회를 줬음에도 거부입장을 표명한 것은 다름 아닌 의대생들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국시 시작일 하루 전인 8월31일 시험 시작일을 일주일 연기한 바 있다. 이후 4일에는 대한의사협회와 집단휴진 중단에 합의하면서 의사국시 재접수 마감일을 기존 9월4일에서 9월6일로 한차례 더 연장했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의협과 정부의 합의 이후에도 ‘국시거부 입장’을 유지했고 결국 실기시험 대상 의대생 중 89%에 달하는 2726명이 응시를 거부해 실제 응시율이 14%에 그치는 결과가 초래됐다. 

 

물론 의협과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등이 국시 추가시험을 계속해서 요구했지만, 정부는 ‘형평성’을 문제 삼으며 국시 재응시 기회부여는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 하고 재접수 기회부여는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라고 선을 그었다. 

 

강경한 정부의 태도에 결국 의대생들이 국시 거부를 잠정 유보하기로 하고 동맹휴학 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국시응시 입장을 밝히고 나섰지만, 이미 2차례나 기회를 줬음에도 이를 거부했던 의대생들에게 추가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만일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준다면 공무원시험이나 다른 국시 역시도 비슷한 수준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시가 주는 무게감을 생각하더라도 가벼이 재응시 기회를 주게 되면 자칫 공정성이라는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국시 거부를 둘러싸고 또다시 의료계와 정부가 강대강 대결에 돌입하게 된다면 9월초와 달리 여론의 지지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칫 의대생들을 구제하려 나섰다가 의료계 전체가 신뢰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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