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화가(예술가)의 자화상(Ⅵ)

김월수 | 기사입력 2020/10/11 [18:58]

[기획] 화가(예술가)의 자화상(Ⅵ)

김월수 | 입력 : 2020/10/11 [18:58]

[편집자 주] 화가(예술가)들의 자의식과 욕망 등이 투영되어 있는 자화상은 그들의 가려져 있는 일생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단서로서 깊은 영감을 안겨준다. 본지는 ‘자화상미술관’을 건립을 목표로 국내 유명 화가(예술가)들의 자화상을 꾸준히 수집하고 있는 Lee Collection[이원주 : (주)대일포장 대표이사]을 통해 화가(예술가)들의 일생·예술관·의식(고뇌)·욕망·시대상황 등을 8회에 걸쳐 살펴본다.

 

 자화상, 여성의 힘을 반영하다.

 

▲ 윤석남 자화상 45.5×62cm 한지에 먹 2016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세상과 사회는 균형과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발전하다 보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큰 문제(병들거나 죽음)들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동·서양미술사를 통해서 살펴보면 남성 작가들이 주도되었고 여성 작가들은 그리 많지 않은 부조리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변화의 움직임으로서 페미니즘(여성주의)은 여성의 권리를 추구하며, 여성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한편으로 남성중심주의(가부장제)에 반하여 여성들의 인권과 권익 신장 및 가부장제의 전복(붕괴)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페미니즘(féminisme)이란 ‘여성의 특징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뜻의 라틴어 ‘페미나(femina)’에서 유래한 말로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던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며,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권리와 주체성을 확장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이론 및 운동을 가리키는데, 즉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온 여성들이 사회가 정해놓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등, ‘성(sex, gender, Sexuality)에서 기인하는 차별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주장한다.

 

페미니즘이라는 용어는 1837년 프랑스의 유토피아 사회 철학자 샤를 푸리에가 만들었다.

이러한 용어는 1872년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사용했고 1890년에는 영국에서, 1910년에는 미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옥스퍼드 사전은 1852년에 여성주의자(페미니스트)가 처음 출현한 것으로 기록이 되고 1895년을 페미니즘의 해로 정해진다. 

 

페미니즘(여성주의) 미술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의 여성주의 운동(feminist movement)과 연결된다. 여성주의 미술은 여성과 그 외의 젠더 정체성이 삶 속에서 경험하는 사회적, 정치적 차이를 강조한다. 여성주의 시각을 통하여 관객과 작품의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미술을 이용하여 미술사의 원리뿐만 아니라 관객의 시각적 쾌락을 위하여 작품을 창작하기 보다는 여성주의가 지향하는 평등과 그 변화를 고취하기 위하여 사회의 사회적, 정치적 표준에 대해 관객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회화와 같은 전통적인 미술 형식부터 행위 예술, 개념 예술, 바디 아트,크래프티비즘, 비디오, 영화와 같은 비전통적인 방식까지로 다양하다. 이는 여성주의 시선으로 창작된 미술이며 주로 성차와 성차별에 대한 현실적 인식을 바탕으로 여성에 대한 편견과 구조적 억압을 표현한 작품이나 그런 편견과 억압에 도전하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이른다.

 

자화상

 

칠성 김월수

 

한 줌의 별빛과 공기 그리고 이슬

바람의 인연이 머무는 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

행복으로 물든 분홍빛 꿈의 방

한 송이 꽃처럼 태어난 어린 소녀 

어느덧 아름다운 여성이 된다. 

어려운 현실의 삶 속에서도

자식들에겐 다정하고 자상한 어머니

강인한 사랑의 고리로 이어

끊기지 않고 흘러온 억겁의 세월이구나.

 

서양화가 윤석남의 ‘자화상’을 보고 쓴 시

 

1970년대 초반부터 일기 시작한 여성운동과 더불어 여성 작가들이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난 여성운동은 그때까지 제한적이던 여성의 사회, 정치 활동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부터 문화적인 측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번져 나갔고 여성 미술가들도 조직적인 활동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1969년 Wider Art Worker's Coalition(약칭 AWC)이 뉴욕에서 결성되고, 이것이 다시 Women Artists in Revolution(약칭 WAR)으로 재조직되면서 여성 작가들은 보다 자유롭고 비판적인 활동 공간을 보장받게 되었다. 미국 서부 지역에서도 같은 시기에 미리엄 샤피로(Miriam Schapiro)나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같은 작가들이 남성에게 치중된 현대미술에 날카로운 비판을 주장한다. 루시 리퍼드(Lucy Lippard)와 흑인 예술가인 페이스 링골드(Faith Ringgold)는 휘트니 미술전이 여성 작가들을 편견과 몰이해로 대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들을 위한 전시회를 기획하고 갤러리를 운영하였다. 같은 시기인 1971년에 린다 노클린의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는가'가 출판되고, 그해에 루시 리퍼드가 '26명의 현대 여성 미술가들'이란 전시회를 위해 카탈로그를 만든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권위적인 남성 위주의 미술사와 미술계를 비판하고 여성 작가의 지위와 역할, 여성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친 투쟁을 시도한다. 

 

현대 페미니즘의 선구자는 최초의 ‘페미니즘 선언서’로 알려진 ‘여성의 권리 옹호(Vindication of the Rights of Woman)‘(1792)를 작성한 영국의 메리 울스턴크래프셀리(1759∼1797)이다. 이후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여성에 대한 차별에 대항하고 여성의 권리를 요구하는 조직적인 페미니즘 운동이 전개되기 시작됐는데, 이러한 흐름은 크게 1세대(여성의 참정권-루이스 부르주아)·2세대(사회 모든 분야에서의 평등과 성적 해방 추구-바바라 쿠루거,산다 서면)·3세대(계급, 인종 문제 등으로 확대-레베카 워커)로 나눌 수 있다.(시사상식사전)

 

19세기 페미니즘은 여성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공유되기 시작함에 따라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한다. 페미니즘 운동은 특히 19세기 사회 개혁 운동(초기 사회주의 운동)에 근거하고 있다. 공상적 사회주의자 샤를 푸리에는 1837년 페미니즘 (féminisme)라는 단어를 도입하였다. 그는 이미 1808년 여성의 권리 신장이 모든 사회 진보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세기 초반부터 여성들의 권리 신장이 일어나기 시작으로 1917년의 러시아 10월 혁명은 여성들의 정치적 권리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페미니즘의 시초는 자유주의에 근원을 두고 있는데, 자유주의적 페미니즘에 의하면 남성에 대한 여성의 종속은 여성의 사회 진출과 성공을 가로막는 관습적, 법적 제한이 원인이며 현대 사회는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이며, 여성은 억압받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제부터는 페니미즘 10점 등 화가의 삶과 인생이 투영된 자화상 작품을 통해 미술의 시대적 변천과 역사성 및 특이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여기에 소개된 작품들을 살펴보면 신성한 모성, 여성의 힘 등, 풍부한 색채와 내적 감성의 울림과 떨림으로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세계로 보인다.

  

▲ 가운데 서양화가 윤석남, 화가의 자화상 수집가 이원주

 

Lee Collection(이원주, 미술사학 공부한 작품 수집가로서 ‘자화상미술관’을 추진 중임.) -‘화가들의 자회상’ 작품에서 1. 민중미술 ① 현실과 발언 10점 ②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대한민국의 국토면적) 10점 ③ 광주자유미술인협회, 두렁, 그 외 등 10점 2. 팝아트 10점 3. 페니미즘 10점 4. 극사실주의 10점 등에서 화가의 삶과 인생이 투영된 자화상 작품을 통해 미술의 시대적 변천과 역사성 및 특이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 이숙자 자화상 19.5×27cm 종이에 채색 1992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1980년대부터 한국의 페미니즘이 등장한다. 이들 여성주의는 자유주의적 여성주의, 사회주의적 여성주의, 기독교 여성주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이 중 자유주의적 페미니스트들과 사회주의적 페미니스트들은 결혼 제도, 정조론을 비판하였고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이 결혼의 자유, 연애의 자유, 성적 자유를 주장한 반면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은 가정이나 순결에서의 해방을 주장하였다.

 

자화상

 

칠성 김월수

 

거친 바람이 몰아치는 사이

오색빛깔의 잎들 떨어지고 

흰 눈과 서리가 내리자

세상은 침묵의 소리마저 안으로 삼킨다.

어둠 속에서 화촉을 밝히듯

푸른 희망의 나팔을 불어라.

짙은 녹색의 젊음 시절 지나는 사이 

어느 날 어엿해진 너의 모습

춤추듯 너울대는 생명의 바다에서 

나는 지그시 눈 감고 난 후 

그 파도의 소리 듣노라.

 

서양화가 이숙자의 ‘자화상’을 보고 쓴 시

 

1980∼1990년대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태동과 전개가 집중적으로 형성된 시기이다. 한국에서는 부계 중심의 유교적 전통을 기반으로 하여 모성에 헌신과 희생, 또는 정숙함 등과 같은 의미로 미술작품에서 어머니상으로 표현되고 있으나 한국 미술에서 기존에 나타났던 것과 달리 여성주의 미술에서 모성의 이미지가 여성의 주체적 입장으로 해석하고 등장시켰다. 이는 한국 부계 중심의 가족제도에 따라 가정의 영역에 한정된 삶을 살아야 했던 한국 어머니들의 현실에 대해 한국 여성주의 미술에서 비판적으로 조명하였는데, 한편으로 이러한 현실을 견뎌온 그들에게 여성의 입장에서 위안과 찬사를 표하는 모성의 주제가 나타났고 여성주의 미술의 작품에서 정치, 경제적 상황과 관련하여 표현된 모성은 능동적이고 현실 참여적인 여성의 힘을 표현하기도하며 한국에서 사회의 공적영역이 주로 남성들에 의해 주도되었으나 이러한 작품에서 어머니상은 남성들과 동등한 장에서 활동하는 여성으로서 제시하였다. 또한 여성주의 미술에서는 지모신이나 창조신과 같은 원시 모계적 문화의 상징을 통해 모성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이는 여성의 근원적 가치를 부각시키고, 부계 중심적 사고에 도전하는 조형적 요소로 표현되기도 한다.

 

1980년대에 시작된 ‘여성과 현실’전은 여성주의가 당대의 진보적 미술인 민중미술처럼 현실을 중요시했음을 알려준다. 처음에는 중산층 여성이 직면한 현실이었지만, 민중, 시민운동의 열기가 고조되던 80년대 후반에는 민중적 여성의 현실로 확장되었다. 그림 외에 만화, 판화, 콜라주, 걸개그림 등 모더니즘에서의 형식을 위한 형식과 실험을 위한 실험이 아닌 사회적, 역사적 내용을 더 효과적으로 담기 위한 형식과 실험이었다. 

 

1990년대에 페미니즘으로 합병된 대표적인 것이 1999년 좌우파를 막론한 여성 미술가들이 참여한 ‘팥쥐들의 행진’전이다. 여성주의 미술에서 대표적 작가로 김인순, 윤석남, 박영숙, 정정엽이 꼽힌다. 작품에 ‘여성적 감수성’이나 ‘여성적 기법’ 등, ‘여성성’을 드러낸 작가가 이들만은 아니었지만, 여성 작가들이 하는 작업의 사회적이고도 역사적 의미가 의식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김인순은 여성 미술가들의 공동창작과 학습을 주도하면서 변혁의 주체로서 여성 노동자와 농민을 부각시키는 한편 자본주의 문명을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신화적 자연의 이미지로 발전시키고 있다. 윤석남은 대안적 여성성으로서의 모성을 강조하고, 박영숙은 여성 신학자부터 여성 예술가까지, 레즈비언 커플로부터 소녀 같은 할머니에 이르는 여성의 다양한 환몽(幻夢)을 변화무쌍한 정체성 (‘미친년’이라는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캐릭터)의 연출을 통해 표현하고, 정정엽은 여성, 이주노동자, 멸종 위기의 동식물 등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수자에 대한 배려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1980년대 한국의 예술과 문화에는 사회적인 현실의 문제점에서 선택이 일면화(극단화) 될 수 없었던 정치경제학이 있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청년이나 여성, 기타 소수자의 목소리는 묻혔다가 다양한 목소리들이 하나둘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따라서 자본이 제도화를 통해 진리가 현실을 지배하는 질서나 소외된 일상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실재로 간주될 때, 예술과 현실 모두를 변화시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페미니즘(여성주의)은 남녀가 평등하다는 양성평등사상으로서 서로 평등한 권리와 의무를 함께 이루어졌을 때, 올바른 발전을 이루게 된다고 생각한다.

 

▲ (왼쪽부터) 이숙자 자화상 24x27.5cm 종이에 채색 1992 정정엽 자화상 45.5x53cm 캔버스에 아크릴 2020 류준화 자화상 35×35cm 캔버스에 혼합재료 2001 박형진 자화상 45.5×61cm 캔버스에 아크릴 2003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 (왼쪽부터) 이수경 자화상 36x50cm 종이에 콩테 2018 김진영 자화상 16×22cm 캔버스에 유화 2018 정향심 자화상 16×22cm 한지에 석채,분채 2018 강세경 자화상 45.5×53cm 캔퍼스에 유화 2020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2020.10.09 미술평론 김월수(시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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