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화가(예술가)의 자화상(Ⅶ)

자화상, 사진보다 더 사실적이다.

김월수 | 기사입력 2020/10/19 [13:16]

[기획] 화가(예술가)의 자화상(Ⅶ)

자화상, 사진보다 더 사실적이다.

김월수 | 입력 : 2020/10/19 [13:16]

[편집자 주] 화가(예술가)들의 자의식과 욕망 등이 투영되어 있는 자화상은 그들의 가려져 있는 일생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단서로서 깊은 영감을 안겨준다. 본지는 ‘자화상미술관’을 건립을 목표로 국내 유명 화가(예술가)들의 자화상을 꾸준히 수집하고 있는 Lee Collection[이원주 : (주)대일포장 대표이사]을 통해 화가(예술가)들의 일생·예술관·의식(고뇌)·욕망·시대상황 등을 8회에 걸쳐 살펴본다.

 

자화상, 사진보다 더 사실적이다.

 

▲ 이석주 자화상 45.5×53cm 캔버스에 유화 2020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우리는 가상과 실재, 원본과 복제로부터, 점점 더 자유로워질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환영받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사색과 철학 그리고 내적 울림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수박 겉핥기 - 사물의 속내용은 모르고 겉만 건드림을 말함. - 사물의 표현을 뚫고 들어가 무의식적처럼 직감적인 느낌과 감정으로 그 본질과 본성이 느껴질 때, 감동과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한다. 얼굴(자화상)은 역사성과 사회성으로 드러나는 감정을 포함하는 시대의 아이콘이다. 이제는 현대 미술에 있어서 그림(조각)도 컴퓨터 기술이 발전된 디지털 사진과 더불어 좀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하이퍼리얼리즘 작가들의 등장하여 복제물이 본래 물건보다 현실 같고 강력한 것처럼 경험되는 경우를 말한다.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일어난 새로운 미술경향으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완벽하게 그려내는 기법. 포토리얼리즘(Photorealism)과 장 보드리야르의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미술 경향이다. 사진 이나 실물처럼 극사실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취한다. 확대하면 흐려지거나 깨지는 사진보다 사실적인 화풍을 추구할 때도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시간과 실력을 요구한다. 장 보드리야르가 이야기한 시뮬라시옹을 끌어들여, 가상인 그림이 현실보다 더 현실같고 매력적인 현대 사회의 세태를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 관객이 이런 현대시대의 상황이 아이러

니함을 느끼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장 보드리야르(Baudrillard, Jean)는 프랑스의 철학자·사회학자. 대중과 대중문화, 미디어와 소비사회 이론으로 유명하다. 현대인은 물건의 기능보다는 기호를 소비한다고 주장하였고, 모사된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한다는 시뮬라시옹(Simulation) 이론, 더 이상 모사할 실재가 없어지면서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하이퍼리얼리티(극실재)가 생산된다는 이론을 제창했다.(두산백과)

 

보드리야르의 철학은 현대사회에서 파생실재(hyperréel)가 실재(réel)를 압도하는 현상, 쉽게 말해서 가짜가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받아들여지고, 이에 더하여 가짜가 진짜를 대체하는 현상을 탐구한다. 여기서 가짜를 보드리야르는 (제3열의) 시뮬라크르(simulacre)라고 하였고, 이것의 동사적 형태를 시뮬라시옹(simulation)이라고 하였다.

 

극사실주의(hyper realism)는 현실을 극단적으로 생생하고 완벽하게 재현하는 미술의 한 경향으로 래디컬리얼리즘. 슈퍼리얼리즘, 포토리얼리즘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1960년대 후반 유럽과 미국에서 시도되었는데, 본래는 1962년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발생하여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쳤던 전위미술인 팝 아트의 영향 아래 발생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주관을 일절 배재하여 마치 사진을 보듯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 역시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없는 인물이나 장소를 다룬다. 

 

극사실주의라는 단어는 본래 1970년대 초 미국과 유럽에서 발달하기 시작한 독립 예술운동 내지는 예술 양식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극사실주의 운동의 선구자로는 캐롤 포어만, 듀안 핸슨, 존 드 안드레아 등을 꼽을 수 있다.

 

자화상

 

칠성 김월수

 

삶은 가로막힌 벽을 기어올라 뛰어넘는 것

각자 주어진 시간의 길에서

빛나는 꿈과 희망의 열차에 올라탄다.

쉽게 나오지 않는 인생의 문제와 고민들 앞에서

지치지 않고 힘내기 위해 멋진 악기를 연주하리라.

평화로운 초원을 내달리는 흰 말의 영혼과도 같이

그 어떤 어려움에도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용기로

기쁨과 슬픔의 순간마다 믿음으로 함께 견디며

무겁게 진누르는 중력에서 벗어난 듯 

한 송이 지혜로운 꽃의 향기와

흰 연기처럼 가벼운 홀씨의 마음으로 살리라. 

 

서양화가 이석주의 “자화상”을 보고 쓴 시

 

1973년 벨기에 브뤼셀의 미술품 거래상이었던 이지 브라쇼는 자신의 화랑에서 대대적인 전시와 카탈로그를 기획하였고, 그 전시명으로 '이페레알리슴' (Hyperréalisme)이란 단어를 고안하였다. 이는 영어로 하이퍼리얼리즘, 즉 극사실주의란 뜻이었다. 이 전시회에 참가한 주요 작가로는 랄프 고잉스, 척 클로즈, 돈 에디, 로버트 벡틀, 리처드 맥린 등 미국의 포토리얼리스트 작가들은 물론, 도메니코 뇰리, 게르하르트 리히터, 콘라드 클라페크, 롤랑 델콜 등 유럽의 영향력 있는 작가들도 있었다. 이 전시를 기점으로 유럽계 작가들과 거래상들은 포토리얼리즘으로부터 영향받은 작품을 두고 '이페레알리슴'이라 부르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 활동했던 유럽의 극사실주의 화가로는 오스트리아의 고트프리트 헬른바인, 네덜란드의 빌럼 판 펠드하위전과 티알프 스파르나이, 벨기에의 로허르 비테브롱얼 등이 있으며, 프랑스의 피에르 바레아, 자크 보댕, 로날드 보웬, 프랑수아 브리크, 제라르 슐로세 (Gérard Schlosser), 자크 모노리, 베르나르 랑실라, 질 에요 (Gilles Aillaud), 제라르 프로망제 (Gérard Fromanger) 등이 있었다.

 

21세기로 넘어가면서 포토리얼리즘의 미학적 원리를 토대로 '하이퍼리얼리즘'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미국의 작가 데니스 피터슨은 포토리얼리즘에서 벗어나온 새로운 예술운동과 그 작가들을 가리켜 '하이퍼리얼리즘' (Hyperrealism)이란 표현을 쓴 최초의 인물로, 그의 선구적 작품 역시 포토리얼리즘의 분파로 널리 평가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극사실주의 10점 등에서 화가의 삶과 인생이 투영된 자화상 작품을 통해 미술의 시대적 변천과 역사성 및 특이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한국의 현대 화단에서 사실주의는 서구의 그것에 비교할 때 내용보다는 형식적인 측면에 집착했다고 판단되는데 극사실적인 묘사 방식에서 현대성을 발견한 한국의 사실주의는 뛰어난 회화적 기법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석주 작가는 사진보다 더 현실적인 현대 도시 생활의 단면과 그 삶의 현장을 그려내고 있고 거기에는 벽, 뒷모습의 인물들, 시계, 우산, 말, 열차, 책 등 일상적인 사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정중원 작가는 호메르스, 줄리앙, 코스탄자 등 조각상과 비슷한 인물을 조합하여 실재 인물인 냥 사실적 그림으로 완성한다. 윤위동 작가는 모래 위에 윤회라는 삶의 순환을 표현한 자취시리즈와 장지에 수채로 표현한 인물 외에 곤충, 크리스탈, 돌 등 사실적으로 그린다. 정우재 작가는 커다란 반려 개와 고양이와 함께하는 소녀감성을 느낄 수 있다. 강형구 작가는 눈빛이 강렬한 자신의 초상화와 시대의 아이콘인 유명한 배우나 인물 등 인물의 성격까지도 그린다. 김형곤 작가는 깊은 어둠 속에서 엷은 빛을 이용하여 몽한적인 꽃과 인물 등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정종기 작가는 여성의 뒷모습을 통해 묵언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손짓이나 발짓, 그리고 몸짓으로 말하는 일반적인 신체언어와 달리 뒷모습만을 보여주며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 왼쪽부터 화가의 자화상 수집가 이원주, 서양화가 정종기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Lee Collection(이원주, 미술사학 공부한 작품 수집가로서 ‘자화상미술관’을 추진 중임.) -‘화가들의 자회상’ 작품에서 1. 민중미술 ① 현실과 발언 10점 ②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대한민국의 국토면적) 10점 ③ 광주자유미술인협회, 두렁, 그 외 등 10점 2. 팝아트 10점 3. 페니미즘 10점 4. 극사실주의 10점 등에서 화가의 삶과 인생이 투영된 자화상 작품을 통해 미술의 시대적 변천과 역사성 및 특이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 정중원 자화상 45.5×53cm 캔버스에 유화 2018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우리가 극사실주의로 말하는 하이퍼리얼리즘(Hyper realism)은 1970년 전후 미국에서 일어나 우리나라에 1977년경 본격적으로 화단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상적인 현실을 극히 사실적으로 완벽하게 묘사하는 것을 특징으로 주관을 배격하고 중립적으로 사진과 같이 극명한 화면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그림인지 사진이인 의심하고 신기하게 여겨졌다. 대표적인 미술단체로 1978년 '사실과 현실', 1981년 '시각의 메시지전'이 창립되었고 공모전에서 1978년 동아미술제 대상 변종곤의 활주로, 1980년 중앙미술대전 대상 김창영의 발자국, 1981년 대상 강덕성의 빈드럼통이 대상을 받고 유행처럼 휩쓸렸다. 이 무렵 고영훈의 돌멩이, 김강용의 시멘트 벽돌, 김창영의 모래밭 발자국, 김홍주의 거울속에 비취진 인물, 서정찬의 갈아엎은 논바닥, 송윤희의 테이프, 이석주 벽, 일상단면, 조상현의 공사장 교통표지판, 영화포스터, 정규석의 대문, 나무벽장, 주태석의 철로, 지석철의 소파 쿠션, 차대덕의 인물 등은 유명했다. (1995년 김달진의 저서 '바로보는 한국의 현대미술')

 

자화상

 

칠성 김월수

 

허상과 실상의 경계에서

누군가의 생각을 따르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라.

변하지 않는 본질의 세계와 같이 

뒤집어진 상처럼 너는 나의 거울이다. 

허상의 그림자는 곧 생명을 잃고 사라진다. 

진실의 가치와 무게가 작고 초라할지라도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오직 자신만의 힘으로

생각의 기둥을 세워고 마음의 지붕을 얹으라.

언젠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위대한 성이 되리라.

 

서양화가 정중원의 “자화상”을 보고 쓴 시

 

극사실주의 회화는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화와 달리 관람자들로 하여금 현실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치밀하고 사실적인 이미지로 회화가 가진 가장 전통적인 기능을 통해 명확한 감상의 관점을 제시하며 미국 미술계는 물론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사실 극사실주의라는 것 자체가 사진이 등장한 20세기의 미술계의 경향(모더니즘)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으로, 이러한 경향은 현대에 와서 더 강해지기 시작했는데,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극사실화를 더 호의적으로 보는 일반인의 시야와 달리 실제 미술계에선 회의적 시선이 많다. 일부 사람들은 이를 예술가의 공력(또는 노력, 예술혼)이 들어갔다

느니 하는 말로 옹호하기도 하고 일반인들도 처음 볼 때는 '대단하다'라고 평가하지만 여러 번 보다보면 '차라리 사진을 찍지'하는 평을 듣기도 한다.

 

현대미술은 새로운 영역를 확보하고 발전해 간다. 관람자뿐만 아니라 작가 스스로도 익숙함이 어느덧 지루함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성공하는 작가들은 그러한 지루함을 타파할 수 있도록 해야할 사명과 의무가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 (왼쪽부터) 이석주 자화상 16x22cm 캔버스에 유화 2020 정중원 자화상 45.5x53cm 캔버스에 유화 2018 윤위동 자화상 45.5×53cm 캔버스에 혼합재료 2020 윤위동 자화상 16×22cm 캔버스에 아크릴 2020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 (왼쪽부터) 정우재 자화상 53×45.5cm 캔버스에 유화 2020 정우재 자화상 16x22cm 캔버스에 유화 2019 김형곤 자화상 16×22cm 캔버스에 유화 2020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 (왼쪽부터) 정종기 자화상 54×41cm 캔버스에 유화 2019 강형구 자화상 116×91cm 캔버스에 유화 2017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2020.10.09 미술평론 김월수(시인·화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현대백화점 판교점, 스위스 프리미엄 시계 '론진' 오픈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