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태 개인전 'HYEONGTAE MOON' 가나아트 나인원

마진우 기자 | 기사입력 2020/10/23 [17:34]

문형태 개인전 'HYEONGTAE MOON' 가나아트 나인원

마진우 기자 | 입력 : 2020/10/23 [17:34]

▲ Rock-paper-scissors, 2020, Oil on canvas, 53 x 45.5 cm / 가나아트 제공

 

일상적 소재를 특유의 재치와 비틀기를 통해 몽환적 화면으로 구현하는 문형태의 개인전 ‘HYEONGTAE MOON’이 가나아트 나인원에서 개최된다. 

 

문형태는 조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200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40회 이상의 개인전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대중과 소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현재는 장흥 가나아뜰리에 레지던시의 소속 작가로 활동하며 가나아트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가나아트는 문형태 작가와의 첫 개인전을 기획해 원숙해진 그의 조형 세계를 알린다.

 

학창 시절 문형태는, 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적 경향을 특징으로 하는 전후 북유럽 전위 운동 그룹인 코브라(CoBrA)와 단순하고 자유분방한 도식, 겹겹이 쌓은 두터운 질감을 통해 유화의 전형에서 벗어났던 장 뒤뷔페(Jean Dubuffet)의 작품에 관심을 뒀다.

 

이와 같은 학창 시절의 관심은 그가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성하는 과정에 큰 영향을 주었다. 문형태의 회화에서 드러나는 화사한 색채, 내면의 감정이 표출된 듯 해체된 안면 묘사, 촉각적 질감을 부각시키는 두터운 마티에르와 같은 특징은 코브라와 뒤뷔페로부터의 영향을 방증한다.

 

이처럼 감정의 결을 그대로 내보이는 문형태의 작품은 인간 간 ‘관계’를 주제로 삼는다. 그는 자신이 초점을 두는 주요 개념 다섯 가지를 숫자화하여 그림 속에 등장시키고, 이로써 자신과 타자와의 교류 중에 발생하는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그의 회화 속 1은 자신, 2는 관계, 3은 가족, 4는 사회, 5는 고독을 상징한다.이러한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 방식은 가족의 유류품을 정리하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그의 외조부는 자신이 빌려준 돈을 이면지에 기록해 두곤 했는데,이를 보고 작가는 한 사람의 생전 기억이 숫자로 단순화될 수 있음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이 경험을 승화시켜 기억의 코드화라는 독자적 방식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주요 코드는 작품에 은은히 배어있는 황색 빛깔이다. 이러한 독특한 색감은 문형태의 회화를 일견 음울하게 보이도록 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다.

 

작가는 황토와 물을 섞어 캔버스에 입히고, 이를 건조해 걷어 낸 후 그림을 그린다. 이와 같은 작업 방식은 모든 존재는 결국 흙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개인적인 깨달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는 모든 작품에 흙을 바름으로써 자신의 손을 떠나게 되는 작품들과 미리 작별 인사를 나누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문형태의 조형 세계는 다채로운 색감, 인물과 공간을 천진난만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작업 방식으로 인해 순식간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또한 작품에서 엿보이는 작가의 재치, 상상력에 기반한 독창적인 캐릭터, 이들이 만들어내는 내러티브 등은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그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작업에서의 변화를 시도한 결과물을 선보여앞으로 작가로서 나아갈 길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 ‘HYEONGTAE MOON’은 관객들이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 힘겨웠던 기억을 잠시 내려두고 상상 속의 세계에 빠져들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소망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장이 될 것이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타인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나 일기를 들춰보는 듯한 인상을 받게 한다. 이는 작가가 하루하루 나열되는 평범한 사건들을 파편적으로 또는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화면 위에 제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작가는 “평범한 말도 뿔 하나 달리면 신비해 보인다”라는 자신의 말처럼 평범한 일상에 위트를 섞어 서정적이면서도 색다른 화면을 구상해 낸다.

 

문화저널21 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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