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화백의 아틀리에에서 피어오르는 감성미학(Think)의 향기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0/11/06 [15:13]

박진우 화백의 아틀리에에서 피어오르는 감성미학(Think)의 향기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0/11/06 [15:13]

최근 마포구 동교로(연남동)에 있는 박진우 화백의 화실을 탐방했다. 약 30평쯤 되어 보이는 3층 화실의 벽면에는 ‘Think(생각)’시리즈 작품들이 촘촘하게 걸려 있었고, 더하여 바닥과 벽면 등지에는 수백종류의 각종 물감 등의 재료와 작업 중인 각종 그림들이 널려 있었다. 특히, 구석구석에는 항아리, 반닫이 등 각종 민속품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참으로 이색적 아틀리에였다.

 

▲ 박진우 화백 연남동 아틀리에  © 박명섭 기자


아틀리에에 있는 항아리 및 반닫이, 돈궤 등 목기류 등에 눈길을 주자 박진우 화백은 “항아리 및 반닫이 등은 할머니 때부터 내려오는 물건으로서 수시로 이들을 어루만지면서 감성을 키우고 있다. 목기 등 민속품은 화실뿐만 아니라 연희동 주거지(아파트)에도 즐비하다”면서, 감성미학의 뿌리 등을 설명했다. 

 

그의 화실은 30평 규모 3층의 주 작업장과 작품을 보관하는 15평 규모의 1층 및 5평 규모의 6층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쉼 없이 창작해내는 작품들을 보관하기 위해 1층 및 6충 공간을 수장고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희동 주거지와 화실을 오가면서 13년째 작업하고 있으며, 주로 대작들을 하기 위해 7년 전 성남시 분당구에 50평 규모의 화실을 별도로 마련하여 일주일에 한번 정도 이 화실에서 대작을 창작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12월 초순의 제60회 개인전을 앞두고 대작들을 창작하기 위해 주말에도 분당화실로 나가 작업을 하곤 한다”면서 작업현황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 박닌우 화백 연남동 아틀리에  © 박명섭 기자


1996년 제1회 개인전을 시작한 이후 오는 12월 초순 제60회의 개인전을 앞두고 있으며, 이런 예술 여정에서 400여회의 각종 기획·단체·국제아트페어에 끊임없이 출품하는 그의 에너지는 거의 괴력이라 아니할 수 없으며,  쉼 없이 쏟아내는 작품들을 보관하기 위해 2개의 수장고 및 분당에 대작 창작용 화실을 마련한 저간의 상황은 충분히 이해됐다.

 

웃음꽃이 지난 후, 사실 대형(100호 이상)작품을 자유롭게 그리기조차 어려운 듯한 이 공간에서 수많은 작품들[‘Think(생각)’시리즈]이 쉼 없이 탄생되고 있다는 생각이 미치자 묘한 느낌이 피어올랐다. 특히, 구석구석 배치되어 있는 항아리, 반닫이 등 각종 민속품들과 동남아(미얀마) 목조각 및 청동조각들은 마치 자신을 봐달라고 손짓하고 있는 듯 보였다. 감성미학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한, 참으로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보헤미안(유목민) 예술인의 안식처처럼 보였다.

 

사실 연남동 화실 건물을 매우 오래된 건물로서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지 않아 1층에서 6층까지 걸어서 계단을 오르내려야한다. 그러므로 건물내부도 당연히 최신시설의 세련됨 등과 거리가 있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그의 감성미학 예술의 주요 뿌리인 구석구석 배치되어 있는 항아리, 반닫이 등 각종 민속품들과 수백종류의 각종 재료(물감)들의 기묘한 만남은 절묘하게 판타지아를 울리면서, 그의 낡은 화실은 마치 예술의 황궁처럼 비쳐졌다. 화려한 (명작)창작산실처럼 말이다.

 

작업의 뿌리 및 작업 근황 등에 대한 대체적인 설명을 들은 후, 화실방문의 핵심사항인 인터뷰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인터뷰의 주요 내용들을 살펴보면,

 

화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언제이며, 작품 진행(변천)과정 등에 질의 한 바, “중학교 2학년 때 부터 작품을 시작하였으며, 1996년 제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구상회화에서 출발하여 감성을 찾아 나서는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기억’ 시리즈를 거쳐 현재의 ‘Think(생각)’시리즈로 변환되었는데, 2019년부터 기억(memory)을 넘어 미래의 꿈(dream)과 상상(phantasie, imagination) 등으로 확대시키고 있으며, 향후 ‘입체(조각) 생각(Think)시리즈’까지 할 계획”이라면서, 언론 등을 통해 알려져 있는 예술여정(계획) 등을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 박진우 화백  © 박명섭 기자


다음으로 영감(모티브)을 어떻게 구하고 있으며, 이를 작품화하는 과정과 어려움 등, 비교적 민감한 사안에 대해 질의했다(이하 질의·응답 원문)

 

영감은 주로 어떻게 구하고 있으며, 창작 과정은 구체적으로 어떠하며, 어떠한 어려움 등이 있는가?

 

일상의 모든 것들에서 영감을 얻어나가기 때문에 항상 맑은 정신으로 사물을 바라보려 노력한다. ‘생각(Think)시리즈’ 초기에는 추억(기억)의 향수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현재는 일상의 모든 것과 꿈의 세계 등을 그리면서 영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스케치하거나 또는 작업과정에서 들어간다. 창작과정은 초기 작업부터 질감나는 색감형성을 위해 끊어낸 후 다시 여러 번에 걸쳐 아크릴, 유화, 오일파스텔 등 덧칠해 나가면서 작품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특히, 밑바탕의 아크릴 물감 등을 긁어낸 후 덧칠하는 공법 등은 나의 독특한 기법으로서 솔직히 상당히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1996년 제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폭발적인 (창작)활동을 보이고 있는 바, 이런 (창작)활동의 원천과 예술철학(세계관)의 핵심은 무엇인가?

 

“무릇 작가는 쉼 없이 작품을 창작하여 전시 등을 통해 이를 평가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선 우선 지속적인 작품 활동이 전제상황인데, 다행스럽게 나의 경우는 끊임없이 (다른)작품이 나와 주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 일상의 모든 것을 작품과 연결시켜 생각해 나가는 생활습관이 작은 느낌(현상)에서도 영감을 분출되는 것 같다. 물론 이에는 나의 예술철학(세계관)인 ‘깨어있는 작가정신’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향후 (창작)계획은 어떠하며, 바람직한 예술인의 삶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나의 예술은 3단계(구상시대. 읽어버린 시간. 생각(Think)시리즈)를 넘어 4단계 진입을 모색 중인 상황이다. 기억(향수)의 생각(Think)과 꿈(미래, 상상)의 생각(Think)이 융화(融和)하면서 입체(조각) 생각(Think)이 펼쳐지는 복합(융합·종합)생각(Think)시리즈의 진화이다. 내년부터 이를 본격화 나갈 계획이다. 지켜보아 주고 격려해 주시기를 바란다. 더하여 예술인의 삶이란 옆에서 보면 마치 고상한척 보여 질 수 있겠으나 사실 고달프기 그지없다. 아마 가장 힘들고 고달픈 영역이 예술영역 및 예술인으로 살아가는 일이다. 잠시라도 주춤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예술인의 운명이다. 그러므로 예술인들은 항상 깨어있어야 하며 일상의 모든 것을 영감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즉, “깨어있는 작가”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하여 끊임없이 작업하여 발표하면서 자기목소리를 높일 줄 알아야 한다. 무릇, 예술인들은 곁눈질 하지 말고 투철한 작가의식으로 무장하여 나름대로 업적(작품)을 남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길은 이것뿐이다.

  

다음으로 작품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및 기타 사항 등에 대해 질의하자,  “나의 작품들을 통해 잠시나마 걱정과 욕망을 벗어나 잃어버린 감수성을 되찾으면서 어머님 품속 같은 아늑함이 전달되기를 갈망한다”면서, “삶이 다하는 날까지 명작창작을 위해 땅방울을 흘릴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대체적인 인터뷰를 마친 다음 작품시연을 요청했다. 순간 ‘나를 시험하려는 것이냐?’는 표정 속에 눈빛이 날카로워지면서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잠시의 긴장 끝에 바닥에 변형100호(100x100cm)의 캔버스 2개를 가지런히 놓고 온갖 물감(재료)을 챙기면서 시연을 준비한다. 그가 바닥에 펼쳐놓은 캔버스는 아쿠아그린(aqua green)으로 1차 채색된 것과 어느 정도 밑그림이 드러나 보이는 캔버스 2개였다.

 

▲ 시연중인 박진우 화백 / 마포구 동교로(연남동)에 있는 박진우 화백의 화실을 탐방했다. 약 30평쯤 되어 보이는 3층 화실의 벽면에는 ‘Think(생각)’시리즈 작품들이 촘촘하게 걸려 있었고, 더하여 바닥과 벽면 등지에는 수백종류의 각종 물감 등 (그림)재료와 작업 중인 각종 그림들이 널려 있었다. 특히, 구석구석에는 항아리, 반닫이 등 각종 민속품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참으로 이색적 아틀리에였다. © 박명섭 기자


긴 호흡을 마셨다가 내뿜는 순간 그의 눈은 독수리와 같이 매섭게 화면(캔버스)을 응시하면서 불타올랐다. 우선 아쿠아그린(aqua green)으로 1차 채색된 캔버스에 같은 색감의 물감을 뿌린 후 큰 재료(물감) 통에서 꺼낸 롤러를 잡아 혼신의 힘을 다해 캔버스의 모든 면을 구석구석 꼼꼼히 덧칠해 나갔다. 이렇게 몇 분에 걸쳐 바탕색을 덧칠한 다음, 잠시 숨을 멈춘 후 옆으로 옮겨 옆 캔버스에 보라색 물감을 뿌린 후, 다시 롤러로 화폭전체를 보라색으로 물들인 후 바탕(색)을 긁어나가기 시작했다. 호흡을 정지했다 다시 숨을 내뿜으면서 계속되는 (긁어나가기)작업 속에서 그의 몸은 땀방울로 젖어갔고, 긁어가는 과정에서 처음의 오브제들이 드러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형상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하여 긁어내기 작업(과정)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그는 븟과 나이프를 양손에 들고 그가 구상하였던 예술세계(Think·생각)를 향해 한 점, 한 점씩 찍고 그어나가며, 때론 흩뿌렸다. 그 과정은 정말 치열했고, 작가의 고충이 진하게 전달됐다. 쌀쌀한 늦가을임에도 10여 분간에 걸쳐 이렇게 작업하는 과정에서 구슬땀이 흘려 내리면서 마치 허우적거리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만!’이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그의 창작(시연)은 중지되었다.

 

이에 작가는 작업(시연)을 멈추고 땀을 닦은 다음,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차(coffee) 한잔을 가져와 앉으면서, “작품마다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우선 색감부터 풍부하면서도 밀도 있게 표현해 내야한다. 그런 질감을 표현해내기 위해서는 바탕부터 흰색부터 청색까지 아크릴 물감 등으로 다양하게 채색한 후 (주로)긁어내는 기법으로 1차적으로 화면을 형성시킨 이후, 아크릴, 유화, 오일파스텔 등 각종 재료(물감)등을 활용하여 느낌을 표현하여 나가는 과정에서 오브제(형상)들이 자연스럽게 형성(작화)된다. 즉, 작품마다 크고 작은 붓들을 각종 재료(물감)에 묻혀 세심하게 찍고, 긋고, 뿌려나가는 과정에서 작품들이 저절로 탄생된다. 어찌 보면 추억과 꿈의 느낌과 생각(환상)들이 펼쳐내는 ‘우연의 효과’라고 볼 수도 있다”면서 (힘든)과정 등을 설명했다. 덧붙여  “이런 과정에서 탄생된 작품들은 나의 영혼이다”라고 강조했다. 힘든 작업과정과 ‘작품들의 속살은 땀방울의 결정체이자, 영혼의 숨결’이라는  고백은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시상과 운율이 울려 퍼지는 신비한 (작품)창작의 베일을 벗겨져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희열을 체험했다.

 

▲ 박진우 화백의 연남동 아틀리에  © 박명섭 기자


이런 충격적인 시간들을 뒤로 하고 다시 한 번 화실 곳곳을 돌아보니 각종 민속품 등이 자리 잡아 좁기에 더하여 낡은 시설들로 고풍스럽기까지 한 그의 화실은 도리어 미래의 대화가(大畵家)를 갈고 닦는 예술의 향연장으로 비춰졌다. 명작창작의 향기가 피어오르는 예술의 산실로서 말이다. 어쨌든 명작창작의 산실로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박 화백의 ‘연남동아틀리에’ 탐방은 예술가들이 걸어 가야하는 길을 체험시킨 뜻 깊은 결실을 안겨 주었다. 

 

그는 현재 기억(향수)과 꿈(미래, 상상)의 생각(Think)이 융화(融和)하면서, 더하여 입체(조각) 생각(Think)이 펼쳐지는 복합(융합·종합)생각(Think)시리즈의 광활한 예술세계를 펼쳐내기 위해 껍질을 벗어던지고 속살마저 태우면서 밤이 깊어 갈수록 더욱 격렬하게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영원한 예인(藝人) 박진우 화백의 손놀림에 의해 추억(memory)과 꿈(dream)의 예술세계가 찰나의 순간에 창조된다. 그의 붓은 그리는 도구가 아니라 추억과 꿈의 비행선이다.

 

그는 풍부한 영감과 필력에 더하여 예술에의 순교를 각오한 천성의 작가다. 더하여 섭리의 작용으로 근원예술의 원시림(原始林) 속으로 몸을 던져 미래가 기억할 작가로의 부상을 위해 더욱 치열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다. 짙은 예술의 향기가 울려 퍼지는 연남동 아틀리에가 명작 창작의 산실이 될 것을 기대하면서, 더욱 정진하여 광대무변(廣大無邊)한 예술을 펼쳐 예술문화발전에 기여하길 염원한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우아한 현대의 황후 김소현 ‘명성황후’를 입다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