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청명 / 김일연

서대선 | 기사입력 2020/11/30 [09:17]

[이 아침의 시] 청명 / 김일연

서대선 | 입력 : 2020/11/30 [09:17]

청명

 

물 불어난 내에 넘치는 파란 하늘

 

꽃잎이 떨어져서 여울져가는 아래

 

말갛게 씻기는 물돌, 그도 쾌청하다

 

# ‘그건 당신의 눈길이 어디에 닿느냐에 달렸죠.’ 환경을 다룬 다큐멘터리 ‘캐나다는 어떤 나라일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 말을 우리나라에도 적용해보고 싶다.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요?’ ‘그건 당신의 눈길이 어디에 닿느냐에 달렸죠.’

 

최근 우리나라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생태독성연구그룹이 국내 하천 고유종인 피라미를 이용해 전주, 구미, 청주 산업단지의 하천 상. 하류에서 생활 및 산업 환경 오염물질로 인한 생태독성을 평가한 결과, 산업단지 하천 하류에 서식하는 피라미가 생활 및 산업 오염물질에 만성 노출돼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마음이 유년 시절로 줄달음을 쳤다. 유년 시절 낚시를 좋아하던 이웃집 아저씨는 가끔 우리 집에 들려 낚시해온 물고기들을 석쇠에 구우며 물고기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셨는데, 그중 어린 내 기억에 남은 것은 피라미 이야기였다.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는 곳에서 알을 낳는 암컷 피라미를 만나러 수컷 피라미가 여울목을 거슬러 올라갈 때, 모래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머리를 왼쪽 오른쪽으로 날쌔게 돌리며, 지느러미로 눈에 들어가는 모래를 닦아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여울목에 쪼그리고 앉아, 피라미가 눈으로 들어가는 모래를 닦아내는 모습을 보려고 두 눈을 부릅뜨고 물속을 드려다 보곤 했었다.      

 

비 온 후, “물 불어난 내에 넘치는 파란 하늘”, 물 속 하늘 위로 헤엄쳐 다니던 피라미들이 뭉게구름 속으로 들락거리고, “꽃잎이 떨어져서” 하류로, 하류로 떠나가는 모습을 보며 이별을 배웠던 시간들, 눈 닦는 피라미 모습을 보려 들여다보던 여울물 속에 “말갛게 씻기는 물돌”의 “쾌청”하던 모습들이 여전히 우리나라 하천에 남아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의 수질은 어떤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그건 하천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피라미들이 여울목을 오르며 모래가 들어올까 두 눈을 열심히 닦으며 암컷 피라미를 만나러 갈 수 있도록 오염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우리의 ‘눈길이 닿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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