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아동학대 사망 속출…위기의 아이들

분유 토한다고…생후 2주된 아기 때려 숨지게 해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2/15 [17:23]

설연휴 아동학대 사망 속출…위기의 아이들

분유 토한다고…생후 2주된 아기 때려 숨지게 해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2/15 [17:23]

분유 토한다고…생후 2주된 아기 때려 숨지게 해

경북 구미에선 미라상태의 2세 여아 시신 발견돼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증원배치 필요…예방효과 높여야

 

생후 2주밖에 되지 않은 아기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에 이어 2살 여아가 숨진지 오래된 형태로 발견되는 등 설 연휴기간 동안 아동학대 관련 사건이 많이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동학대 신고가 크게 늘어났는데, 곳곳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건에 전담 공무원을 늘려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지난 12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부부인 A씨(24세)와 B씨(22세)에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지난 9일 전북 익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아이의 얼굴 여러 곳에서 멍자국이 발견돼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이들을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당초 혐의를 부인했던 A씨와 B씨는 “아이가 자주 울고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소견결과에서 아이의 사망원인은 ‘외상성 두부 손상에 의한 뇌출혈’로 나왔으며, 이들 부부는 숨진 아이의 한 살배기 누나를 때려 지난해 경찰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 10일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는 2세 여아가 숨진지 오래돼 시신이 미라상태로 변한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겨줬다. 

 

살인 혐의로 구속된 20대 친모 C씨는 6개월 전 아이를 버리고 인근 빌라로 이사했는데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과의 아이라서 보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숨진 딸이 발견되기 전까지 가족들에게는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것처럼 속인 것도 모자라 매달 지자체가 지급하는 양육‧아동수당 20만원을 받아왔으며, 또 다른 남성과의 사이에 아이를 둔 것으로 알려져 여론이 거세게 들끓고 있다. 

 

15일에는 장애아동을 포함해 원생 10여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인천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시가 열린다. 

 

피해아동 부모들이 이날 추가 CCTV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해당 영상에서 보육교사들은 아이의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아이를 들어 올려 흔들고 등을 세게 때리는 등 학대를 일삼았다. 

 

경찰이 어린이집의 CCTV 영상 2개월치에서 확인한 보육교사 2명의 학대의심 행위는 각각 50~100여차례에 달했으며, 다른 보육교사들 역시도 50건이 넘는 학대의심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아동 부모들은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의 머리채를 잡아끌거나 걸레로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고 주장했으며,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현장에서 시위를 벌이며 엄벌을 촉구했다.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신고 잇따라

47% 정도 증가, 아동학대 사회적 관심 커져

정작 전담 공무원 지역편차 커, 증원·배치해야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 아동학대 사망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약자인 ‘아동’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인이 사건 발생 이후 아동학대 신고가 크게 늘었다며 “정인이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0월13일 이후 올해 1월까지 아동학대 신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월평균 신고가 267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인이 사건 이전이 180여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47% 정도 증가한 것으로, 이에 대해 장 청장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이외에도 경찰청이 밝힌 통계에 따르면 설연휴 하루 살인·강도·절도·납치·성폭력·가정폭력·아동학대·데이트폭력 등 중요범죄 112 신고는 1530건으로 작년(1596건)보다 4.1% 가량소폭 감소한 반면, 아동학대 신고는 47건으로 작년(24건)보다 95.8%로 크게 늘었다. 

 

아동학대 관련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배치에 대한 필요성 역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부족한 배치 인원으로 지역별 편차가 크고 담당 공무원들 역시도 업무부담이 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행정안전부와 아동권리보장원으로부 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229개 지자체 중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배치기준을 충족하는 곳은 56곳으로 24%에 불과했다.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한명도 배치하지 않은 곳 역시 102곳(45%)에 달했다.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1인당 사건 담당건수를 살펴보면 대전이 40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이 379건, 경기가 256건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이 1인당 사건 담당건수 55건인 것과 비교하면 과도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확충하고 업무가 가중된 곳에는 적절히 배치해 아동학대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현장 조사와 위기아동에 대한 응급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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