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총성 전쟁 ‘층간소음’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1/07/09 [13:27]

건설사들의 총성 전쟁 ‘층간소음’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1/07/09 [13:27]

우리나라는 좁은 땅에 특정 구역으로 밀집된 인구구조로 전 세계에서 아파트 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다. 구조부터 커뮤니티 시설과 공용 산책로까지 우리나라 아파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과 편의를 자랑한다.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경쟁도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19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 유형 중 아파트 비중은 절반이 조금 넘는 50.1%에 달한다. 지방 독립 가구를 제외하면 인구 절반 이상은 공용주택인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국민 대다수의 주거 형태가 공용주택인 만큼 공통된 문제점도 적잖다. 주차, 쓰레기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층간소음은 공용주택의 주거 형태에서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갈등과 민원의 주범이다.

 

  © 문화저널21 DB


유독 아파트에서 크게 느껴지는 ‘층간소음’

 

# 최근 50대 남성 A 씨는 이웃집 현관에 인분을 바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B 씨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인천 부평에 한 아파트에서는 50대 남성 C 씨가 이웃집의 현관문 틈에 둔기를 끼워 넣고 문을 부수면서 “죽여 버린다. 문 열어라”라는 등의 협박을 해 경찰에 붙잡혔다. C 씨는 경찰조사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아 화가 나서 겁만 주려고 했다”라고 진술했지만, 그 단초는 층간소음에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층간소음은 이처럼 이웃 간 범죄를 유발하는 공동주택의 대표적 갈등 소재다. 이쯤 되면 층간소음이 없는 아파트가 나올 법도 하지만 아파트 50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런 아파트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층간소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층간소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에 꼽히기도 했는데, 최근 국토교통부는 대형 건설사들과 바닥 슬래브(철근 콘크리트) 두께를 기존 201mm에서 240mm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2013년에 210mm 두께로 짓도록 법제화했던 것을 더 강화해 층간소음을 줄여보겠다는 노력이다.

 

바닥 슬래브 두께가 두꺼워지면 층간소음에 효과가 있을까? 효과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소리 차단 수준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층간소음이 단지 바닥이 얇아서라기보다는 바닥에 전해지는 충격이 이를 지탱해주고 있는 기둥에 전해지면서 발생하는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아파트 대부분은 벽식 구조로 건설된다. 벽식 구조는 벽과 천장, 바닥이 하나의 구조물(박스)로 이뤄진 구조로 컨테이너를 생각하면 쉽다. 컨테이너의 외부 특정 부분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소음이 발생하면 실내 다른 부분에서도 소리와 진통을 느낄 수 있다.

 

원인이 분명하면 해결할 방법도 분명하다. 해법도 간단하다. 현재의 벽식 구조를 버리고 기둥식 구조를 도입하거나 층높이를 높여 소음을 분산할 수 있는 면적을 넓히는 것이다. 

 

문제는 비용과 정책의 문제다. 층고는 높이는 방법과 기둥식 구조는 모두 벽식 구조보다 많은 건설비용을 요구한다. 층고를 높이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건물을 이루는 기본 재료(철근+콘크리트)가 많이 소모되는 데다 건물당 수용할 수 있는 가구 수가 줄어들게 된다. 안 그래도 집값 상승 때문에 공급을 늘리겠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 공급 가구 수를 줄이면서까지 층간소음을 잡겠다고 나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둥식 구조는 아파트 평면을 효율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내부에 기둥을 노출해야 하는 만큼 주거 공간으로서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어려워 실수요자가 선호하지 않는 평면도가 나오게 된다.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대안으로 기둥식과 벽식구조를 혼합한 Y자 타워형 아파트도 선보이고 있지만 복잡하고 애매한 구조로 내부가 복잡하고 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분명해 소형평수에 한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의 층간소음 방지 시스템 / 자료 각사  © 문화저널21


‘기술로 잡아보자’ 

층간소음 잡기에 총성 울리는 건설사들

 

대형 건설사들이 층간소음을 잡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층간소음을 잡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브랜드 제고 효과는 물론 추후 사업 수주 등 홍보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이템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롯데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DL이앤씨 등의 건설사가 층간소음 문제를 공론화하고 기술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층간소음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래미안 고요安 LAB’ 착공에 들어갔다. 삼성물산은 해당 연구시설에 층간소음 저감 연구와 기술개발, 실증을 위한 실험동을 포함시켜 층간소음 기술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노이즈 프리 3중 바닥 구조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DL이앤씨는 성인과 아이들의 발걸음이 바닥에 미치는 충격 패턴을 분석해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3개의 층을 겹겹이 쌓아 층간소음을 걸러주는 필터형 방식을 개발했다. 기존 방식보다 몰탈층을 2겹으로 배치하고 2배 두껍게 시공하면서 가장 위쪽 마감재에는 크렉 방지용 몰탈층과 진동 흡수용 몰탈층을 시공해 바닥 진동을 잡는 형태다.

 

DL이앤씨는 앞서 슬래브 두께를 증가시키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210mm에서 240~270mm로 슬래브 두께를 증가시키는 구조는 중량충격음을 줄이는 효과가 1~1.5 dB로 미미해 이같은 방법을 착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우건설 역시 바닥 몰탈 기술을 근거로 층간소음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는 ▲1st Layer-내력강화 콘크리트 ▲2nd Layer-고탄성 완충재 ▲3rd Layer–강화 모르타르로 구성되며, 기존 바닥구조보다 재료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성능이 강화됐다. 또한 소음 발생을 세대 내 월패드를 통해 알려주는 기술도 특허로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바닥 슬래브를 이용하는데 바닥에 고성능 완충재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은 고성능 완충재를 포함한 바닥구조시스템 ‘H사일런트 홈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시스템은 기존과 다른 고성능 완충재를 포함한 바닥구조시스템으로 고유 진동수를 조정해 저주파 충격진동 전달을 차단한다. 현대는 현장 적용의 확실성을 위해 실험실이 아닌 직접 현장에서 층간소음 저감 성능을 인정받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천장 지지대를 윗층 바닥이 아닌 벽체가 지지하게 하면서 소음을 완충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벽체지지형 천장 시스템은 바닥 슬래브에 직접 고정되는 달대설치를 최소화해 윗층 진동의 전달 경로를 최소화하고, 벽체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소음을 줄이는 원리다. 롯데건설은 해당 관련 특허 5건을 출원하고 추가로 층간소음 완충재 기술개발과 시공성을 개선한 고밀도 마감몰탈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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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층간소음 2021/07/09 [17:25] 수정 | 삭제
  • 외국과 같이 카페트를 깔면 층간소음이 옶어질텐데…. 구둘작 생활에서 카페트 생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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