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가 부른 악재…‘혈액제제’ 수급 우려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2/09/07 [17:33]

[르포] 코로나가 부른 악재…‘혈액제제’ 수급 우려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2/09/07 [17:33]

▲ 대한적십자사 혈장분획센터 김문섭 팀장이 ‘혈장수급 및 안전관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헌혈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혈장 자급율 심각

외국 혈장 관리기준 변화, 국내 수급 차질 가속화

GC녹십자 “외국 규제 변화에 적절한 결론 나와야”

국내 규제 시스템 정비 외에 ‘인공혈액’ 대안될까 

 

저출산과 고령화로 헌혈가능인구가 줄어든데 더해,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출현으로 혈장제조 산업이 유례없는 악재를 맞고 있다. 

 

헌혈을 통해 확보한 혈장으로는 알부민·면역글로불린 등의 혈액제제를 만드는데, 혈액암 환자 등에 사용되는 혈액제제가 수급 불안정 현상을 맞으면서 기존 시스템 재정비와 함께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혈액’ 등의 대안이 거론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그랜드볼룸Ⅱ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혈액제제 포럼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혈장과 혈장분획제제의 규제과학 혁신’을 주제로 혈장분획제제 안전관리 시스템 최신 동향과 수혈가능한 적혈구 제제의 체외 대량생산에 대한 정보가 공유됐다.

 

‘혈장수급 및 안전관리’를 주제로 첫 강연에 나선 대한적십자사 혈장분획센터 김문섭 팀장은 “국내 혈장 자급율 현황을 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도 있어서 올해는 작년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령인구 자체가 감소하면서 혈장 수급 뿐만 아니라 헌혈 자체가 적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혈액제제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일부 원료혈장의 유효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했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사실 실효성은 없다며 “원료혈장이 아닌 동결혈장과 침전물제거혈장 정도가 적용되는데 이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가별 혈장 보관기간 단축 움직임에 대한 동향도 함께 공유됐다. 미국은 보관기간을 기존 60일에서 45일로 단축했고 일본도 과거자료 기준으로는 180일이지만 현재는 60일로 단축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국가들이 혈액수급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스템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인데, 문제는 다른 국가에서 혈장 관리 시스템에 변화를 주는 바람에 우리나라의 혈장 관리 규제와 차이가 발생하면서 혈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당장 2022년 8월부터 변경된 안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음주 상태에서도 헌혈이 가능한데 국내에서는 음주시 헌혈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규제가 있어서 미국에서 수입한 혈장을 사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 GC녹십자 신상민 팀장이 ‘국내 혈장분획제제 안전관리’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국내 혈장분획제제 안전관리’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GC녹십자 신상민 팀장은 “앞으로 2~3년 뒤에는 미국에서 규제가 풀린 혈장을 받아와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외국의 규제 변화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거듭 우려를 표했다. 

 

신 팀장은 현재 내수용 혈장 부족 사태로 불가피하게 미국에서 혈장을 수입하고 있지만, 외국의 바뀐 규제와 우리나라의 규제에 차이가 발생하면 국내에서 수입 혈장을 쓰지 못하고 나아가 국내혈장을 외국에 수출하는 것에까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업계의 우려에 대해 신인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혈액제제검정과 과장은 외국의 규제변화에 대해 보건당국에서도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며 기업이 의견을 제시할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 아트블러드 대표이사인 백은정 교수가 ‘수혈 가능한 적혈구 제제의 체외 대량생산’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이날 포럼에서는 혈액 부족사태를 해결할 다른 전략으로 ‘인공혈액’이 언급되기도 했다. 

 

‘수혈 가능한 적혈구 제제의 체외 대량생산’을 주제로 한 세 번째 강연에서는 아트블러드 대표이사인 백은정 교수가 인공적혈구와 혈소판을 지속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세포주를 개발했다며, 부작용으로부터 안전한 적혈구를 대량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용적인 문제는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기존 연구 논문들을 보면 분화는 잘 되는데 탈핵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지만 (개발한 세포주는) 탈핵률이 95%로 높고 적혈구를 반년 넘게 배양한 것에서도 탈핵이 잘돼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인공혈액을 만들어 내면 전세계가 필요로 하는 수요량을 채우고도 남을 것”이라 강조했다. 

 

백 교수의 강연 이후 ‘수혈용 인공혈액’을 첨단의약품으로 분류해야하는지 혈액으로 분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해외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지금 우리가 제일 빨라서 다른나라 사례는 없다. 혈액제제면서 동시에 세포치료제 성격을 갖고 있어서 교집합에 따른 새로운 카테고리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적혈구 외에도 혈소판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카테고리를 새로 정립할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혈액도 이제 도우너(헌혈)에서 탈피해 진정으로 깨끗한 혈액 쓸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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