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ry Christmas! 오늘은 크리스마스로 전 세계인이 즐거워하는 날이다.
왜, 즐거워하는가?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날로, 이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축복의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Christmas를 줄여서 X-Mas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X-Mas의 ‘X’는 Christ(그리스도)를 뜻하는 그리스어 '크리스토스(Xριστος)'의 첫 글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X-Mas로 표기는 하지만 '엑스마스'로 읽어서는 안된다. 반드시 '크리스마스'로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현대적 의미의 X는 '오류(誤謬)' 또는 '미지(未知)'의 존재를 나타낼 때 쓰이기도 하는 글자이므로, 자칫 크리스마스가 '오류의 날', '미지의 날'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Christmas의 문자적 의미는 Christ와 Mass(미사, 예배)의 합성어(合成語)로서 탄생의 의미보다는 '예수를 경배하는 예배'라는 뜻이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는 무엇보다 예배에 주력해야 하는 날이다.
그런데 요즘 기독교 일부 교회들 중에는 교인들의 육신적 즐거움을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12월 24일 밤)에는 간단한 예배와 함께 각종 행사를 치르지만, 정작 크리스마스(12월 25일)에는 삶의 편리를 따라 예배를 생략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부패 아닐까? 이런 교회야말로 Christmas를 X-Mas 쯤으로 여기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금년 크리스마스는 일요일(主日)과 겹쳐진 덕분에 예수 탄생의 성스러운 의의(意義)를 더해주는 듯하다. 이번 성탄절은 우리 모두가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되길 바란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의 오라토리오 《메시아(Messiah)》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곡은 너무나 유명해서 새삼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우리 귀에 익숙한 곡이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각 공연장이나 교회에서는 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가 울려 퍼진다. 서곡(序曲)과 3부 53곡으로 구성된 《메시아》는 제1부 ‘그리스도의 강탄(降誕)’, 제2부 ‘수난과 속죄’, 제3부 ‘그리스도의 부활’로 되어 있는데, 작곡자 본인이 "이 곡은 부활절을 위해 작곡했다"고 말한 바와 같이 주로 부활절에 연주되어왔는데 근래에는 오히려 크리스마스에 단골 레퍼토리(Repertory)로 연주되고 있다.
이 곡은 구세주의 성탄, 고난, 부활을 노래한 생생한 종교적 감동의 곡으로 세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에 하나로 남아있다. 특히 그중 제2부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합창 〈할렐루야(Hallelujah)〉는 약동하는 리듬과 중후한 화성으로 전 곡 중의 압권이다.
한때 영국에서의 높은 명성은 자취를 감추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헨델에게 있어서, 런던(London)은 이제 헤어나오기 어려운 지옥과 같이 느껴졌다. 이 막다른 궁지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Dublin)'의 자선 음악 단체인 '필하모니아 협회(Philharmonic Society)'였다. 그들은 헨델을 초청해서 신작(新作)의 연주를 의뢰해왔는데 이때 만들어진 곡이 바로 《메시아》다.
이 곡의 작곡 기간은 1741년 8월 22일부터 9월 14일까지 불과 22일(제1부: 7일간, 제2부: 9일간, 제3부: 6일간)이라는 짧은 기간에 완성했다.
전문가가 메시아 전곡을 사보(寫譜) 하는 데도 최소 30일 이상 걸리는데 이러한 대곡(大曲)을 불과 22일 동안에 완성했다는 것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신(神)의 경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곡을 작곡하던 헨델은 식음을 전폐하고 오로지 간절한 기도와 감격에 넘친 눈물로 악보를 적시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음악의 어머니’라 일컬음을 받는 헨델은 "이는 하나님이 주신 것이지 내가 작곡한 것이 아니다. 특히 할렐루야 코러스를 작곡할 때는 하늘에서 곡조가 들려와 미친듯이 눈물을 쏟으며 오선지에 옮겼다"라고 고백했다. 헨델에게는 도저히 구원받을 수 없는 인간을 구원할 메시아 만이 그의 전부였던 것이다.
이 경건한 신앙의 소산(所産)인 《메시아》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필하모니아 협회가 주최하는 자선 음악회를 통해 초연되었는데 밤마다 초만원을 이루어서, 옷 때문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귀부인들에게 의상을 제한한다는 기사가 신문에 났을 정도였다.
또한 더블린에서의 성공에 이어 런던에서 초연되었을 때 참석한 영국의 국왕인 죠지 2세는 〈할렐루야 코러스〉가 연주될 때 크게 감동하여 정중히 모자를 벗어들고 연주가 끝날 때까지 일어서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 영광스러운 천국의 음악 앞에서 일개 국왕은 초라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것 같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요즘도 〈할렐루야〉가 연주될 때는 청중 모두가 정중히 일어서는 것이 세계적인 관례가 된 것이다.
〈할렐루야(Hallelujah)〉는 히브리어로 ‘찬양’이라는 의미의 ‘할렐(Hallel)’에 명령어인 ‘루(-u)’가 붙어서 ‘할렐루(Hallelu)’ 즉 ‘찬양하라’가 되며, 여기에 ‘하나님’을 지칭하는 ‘야훼(Yahweh)’가 합쳐진 합성어다. 즉 〈할렐루야〉는 ‘하나님을 찬양하라’라는 뜻이다.
오늘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에서 제2부 마지막 42번째 곡인 〈할렐루야 코러스〉를 ‘브레트 웨이마크’가 지휘하는 시드니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600명의 합창단(시드니 필하모니아 콰이어와 크리스마스 콰이너)이 연주한 2019년 12월 24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장엄한 공연 실황으로 듣고자 한다.
황제를 일어서게 한 장엄한 코러스 〈할렐루야〉는 오늘도 온 세계를 감동 속에 기립(起立)시키고 있다.
강인 예술평론가, 사단법인 카프코리아 회장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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