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례적 행보에 '금리보따리' 내려놓는 은행들

이환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3/10 [11:11]

정부 이례적 행보에 '금리보따리' 내려놓는 은행들

이환희 기자 | 입력 : 2023/03/10 [11:11]

▲ KB국민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문화저널21 DB / 기사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KB 자사 모든 대출 금리 인하 발표

정부의 고금리 장사 비판에 반응한 것 분석

은행들 KB 조치 따라갈까

인터넷, 지역은행들 금리인하 잇따라

 

9일 KB국민은행(KB)이 모든 대출의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이 모두 포함되며 금리 인하로 줄어드는 이자 부담은 연간 1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신용대출은 신규 대출이나 만기 연장 시 최대 0.5%포인트 금리를 낮춰준다.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3%포인트 인하한다. 고정 금리와 변동 금리 대출 모두 적용되며 단 전세·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점을 방문해 재대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간 은행권은 정부와 금융당국으로부터 “고금리로 돈을 벌고 사회환원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KB의 금리 인하 조치는 그에 따른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은행을 두고 약탈적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고금리 기조를 비판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KB가 주최한 간담회에 찾아와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이 원장은 KB의 금리 인하 조치가 다른 금융권으로 이어질 것을 당부했다. 당부만으로 받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금융권에서는 KB의 조치를 다른 은행들이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도미노의 시작이라는 것. 대통령까지 나선 이른바 은행 이자 다잡기 행보가 가혹한 것 같으면서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4대 금융지주가 16조 원 이자 수익을 거둔 마당에 내부에선 관치라는 이야기가 조심스레 나오면서도 드러내놓고 불만스럽다며 따질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부실채권이나 미수금이 많은 상태로 가기보단 금리를 인하해 대출자들의 상환을 유도하는 게 은행들에겐 더 나은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인상한 기준금리라는 기조와 금리인하 기조가 배치될 수 있다는 명분으로 은행들이 금리 인하 조처를 피해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원장은 이 부분도 분명히 하고 넘어갔다. 이 원장은 “각 은행의 소비자 특성에 맞게 고통을 분담하는 것은 (통화 정책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터넷 은행들과 지역은행들도 정부의 금리인하 기조에 호응하는 모양새다.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아파트담보대출 혼합금리를 0.22%포인트 인하해 금리 하단을 연 4.2%로 내렸다고 밝혔다. 변동금리는 이미 3.81%까지 내린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 대출 특별판매(특판),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특판을 진행 중이다. 전·월세보증금 특판으로는 최저 3.42%, 개인사업자대출로 최저 4.68%까지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지역은행인 부산은행도 전날 서민금융 상품 '새희망홀씨' 대출 금리를 1%포인트 내렸다.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용대출도 최대 0.8%포인트, 0.85%포인트, 0.6%포인트씩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는 기존 고객 중 저신용자(하위 10% 이하)를 대상으로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저널21 이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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