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동남보건대, 직원에 총장 일가 벌초 지시 논란 항변하는 직원에 창고 근무, ‘벽보고 근무’하라 지시 동남보건대 측 “와전됐다”
수원의 사립 동남보건대에서 총장이 머슴 부리듯 직원을 부려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가족 산소 벌초를 시킨 것. 해당 직원 A씨는 여기에 부당함을 호소했고, 이 일이 있은 후 자신의 앉은 자리에서 창고로 쫓겨났다. 몇 주 뒤에는 사무실에서 ‘벽을 보고 있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해당 대학은 이 사실이 와전되거나 허위의 내용이 보도됐다고 반론한다.
29일 KBS 보도에 따르면 동남보건대 총장은 A씨에게 가족 산소 벌초를 시켰다. 지극히 사적인 노동에 학교로부터 공적 노임을 받는 직원을 동원한 셈. 운전기사는 항의를 했으나 돌아오는 답은 ‘사표를 내라’라는 윽박이었다. 총장은 법인인 학교를 개인 소유물로 여긴 것이었다.
KBS 보도에 따르면 동남보건대 총장은 가족 산소 벌초 업무에 동원돼 근무하는 운전기사가 이에 부당함을 호소하자 “사표를 내라”고 윽박지른다. 이후의 일은 더욱 기막혔다.
항명 이후 운전기사는 아무도 없는 창고를 근무지로 명받았다. 몇 주 뒤에는 사무실로 불러올렸는데, 여러 직원이 보는 앞에서 ‘벽보고 앉아 있으라’는 명령을 받아 수모감을 겪게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운전 기사의 부인을 시험 감독원으로 동원했는데, 수차례에 걸친 감독 끝에 손에 쥔 수당 350여만 원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희사하라고 강요받았다. A씨에게 발전기금을 내지 않으면 모든 업무에서 배제하겠다, 시험 감독도 대관도 하지 말라고 협박을 받기까지 했다.
관련 취재를 종합하면 동남보건대학의 다른 직원들도 A씨와 같은 업무를 강요받았다. 직원들은 이에 부당하다고 느끼지만 부당하다는 표현도 하지 못한다는 전언이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해당 보도 중 사실과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총장님과 격앙되게 대화를 나눈 부분이 녹취된 분은 보도에서 나간 의원면직 처리된 분이 아닌 것 같다”며 해명했다. 음성변조를 해 확실하지는 않지만,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짜깁기됐다는 것.
동남보건대 기획팀장은 이어 “벌초는 설립자 예우 측면에서 진행된 일상 업무의 일환이었다. 설립자 부부가 작고한 지 30여 년이 되어가도록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업무의 일환이다. 보도대로 총장님의 선친이나 가족의 경우라면 보도대로 비판받아야 하지만, 단순히 설립자(이희구)의 조카(김종완 총장)가 부임했다는 이유로 학교의 공식 업무를 비판받아야 하는지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기사 업무가 주 업무인 것은 맞지만, 학교 업무 분장에 보면 운전 기사 이외에 기타 업무에 벌초 업무가 포함돼있다”며 “부인이 시험감독원이었던 것도, 해당 직무로 번 돈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냈다는 점도 해명 가능하다”고 답했다.
동남보건대 기획팀장에 따르면 본래 시험 감독원은 하위직급직의 급여 외 보상 차원에서 임명되는 일인데, 해당 직원이 부인을 시험 감독원으로 근무하게 했다. 하위직들의 기회를 착복한 셈이다. 이를 두고 학교 차원에서 경고를 줬다. 운전 기사의 부인은 소속 처장이 경고 등을 받으니 행위를 반성한다는 차원에서 학교발전기금에 기부했다고 기획팀장은 전했다. 이 금액을 해당 부부가 원하면 반납을 한다는 취지인데 해당 직원이 이미 의원면직이 된 상황이라 학교도 난감해하고 있다. 동남보건대 측에 따르면 창고 근무설과 ‘벽보고 근무’설도 보도에서 와전됐다.
동남보건대 기획팀장은 “전문사립대 같은 작은 학교 차원에서 일을 크게 키울 생각은 없고 이렇게 전화를 주거나 관심을 보인 언론에게만 해명 입장을 전한다. 와전된 부분을 해명할 관련 문서도 학교에 오면 열람이 가능하다. 단 인사‧업무에 관한 문서라 외부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문화저널21 이환희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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