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성에 무릎꿇었던 제평위 '포털위'에 자리 내줘야"

강도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6/07 [10:38]

"편향성에 무릎꿇었던 제평위 '포털위'에 자리 내줘야"

강도훈 기자 | 입력 : 2023/06/07 [10:38]

 

▲ ‘포털뉴스서비스의 개혁과 공정성 회복방안’ 세미나 좌장을 맡은 국민의힘 포털위원회 김장겸 위원장 / ⓒ문화저널21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이하 ‘언총’)은 지난 6월5일 ‘포털뉴스서비스의 개혁과 공정성 회복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국민의힘 포털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언총이 주관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5월 22일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 사무국이 제평위 활동 중지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공론의 장이어서 세미나 논의의 방향에 관하여 관심이 모아졌다. 

 

제평위 해체하고 포털위원회 구성, 법정기구화 

제휴 계약 여부는 포털과 언론미디어가 자율 결정 

위원 구성에서 우리 사회의 정치 스펙트럼 반영해야 

포털공정성감시단 구성   

 

이날 발제를 맡은 언총의 박기완 정책위원장은 기존의 제평위를 해체하고 가칭 포털뉴스위원회(이하 ‘포털위원회’라 한다)를 새로이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새로 구성되는 포털위원회는 자율기구보다는 법정기구의 위상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포털이 강력한 ‘갑’이 되어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민간 자율기구를 운영하는 것 보다는 강력한 공적기구가 포털의 독주와 전횡을 막는 것이 보다 실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포털위원회의 역할에서 기존의 제평위와 가장 큰 차이는 제휴 심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평위는 포털과 언론 미디어의 제휴 여부와 방식을 직접 결정했는데, 언총이 제안한 포털위원회는 디지털 뉴스와 미디어에 대한 모니터와 평가까지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포털은 포털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참고하여 각각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게 자율적으로 개별 언론사와 제휴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박 위원장이 제안한 포털위원회는 25인 이내의 언론인, 법률가, 학자, 시민단체 임원 등으로 구성하되, 전체 위원의 구성은 반드시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 스펙트럼을 반영하도록 한다. 포털위원회는 5개의 평가심사 소위원회로 구성되는데, 소위원회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부처럼 5인 이내의 위원이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고 뉴스 및 미디어 서비스를 평가하게 된다.  

 

언총이 발표한 제안의 가장 큰 특징은 포털의 공정성을 관리를 대폭 강화한 점이다. 우선 평가심사 소위원회 구성에서 반드시 포털에 관한 평가 심사를 담당하는 소위원회를 포함하도록 했다. 포털을 담당하는 평가심사 소위원회는 포털들의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행하며, 불정공 행위 발생 시 공적 제재의 수위를 결정한다.  

 

아울러 포털공정성감시단을 별도로 구성해서 포털 뉴스와 서비스의 공정성을 모니터한다. 

 

문제 발생 시 그에 대한 제재안을 심사평가소위원회에 상정한다. 포털 공정성 감시단은 알고리즘 검증, 포털 뉴스 공정성에 관한 수용자 평가, 포털 검색 결과의 정치적 중립성 검증 등 포털의 공정성 관리에 필요한 전반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 '포털 뉴스 서비스의 개혁과 공정성 회복 방안' 세미나 참여 토론자들 / ⓒ문화저널21

 

과도기 조치로 ‘포털뉴스서비스 개혁을 위한 T/F’ 구성 제안 

‘미디어 진보네트워크’ 참여 단체들의 제평위 대거 참여에 대한 현장 감사 필요 

 

언총은 포털 뉴스서비스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등 법률 개정 작업이 필요하지만, 법률 개정 이전이라도 적절한 과도기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월 중에 포털 뉴스 서비스 개혁 T/F를 구성하여 포털 뉴스 서비스 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기존의 제평위 사무국에서 실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포털 뉴스의 공정성 관리를 신속히 안정 궤도에 올려서 뉴스스탠드 제휴 및 콘텐츠 제휴에서 정당 및 이익 단체의 기관지를 퇴출하고, 중소 미디어를 합류시키는 등의 공정성 회복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미나의 토론자로 나선 강명일 위원장(MBC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은 “트래픽을 늘리려는 네이버의 뉴스편집 방식이 순간적이고 직선적인 비판으로 뉴스 소비자에게 청량감을 주는 좌파 계열의 뉴스가 더 많이 유통되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평위 참여단체들 가운데에도 진보 또는 중도·좌편향으로 분류되는 단체가 15개 단체 가운데 6곳이나 되고 반면에 보수 또는 우편향으로 분류되는 단체는 한 곳도 없다는 분석하고, 제평위가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하도록 구성 단체와 인물 선정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또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몸을 담았던 민언련의 ‘미디어진보네트워크’ 참여단체들이 대거 네이버 제평위에 들어온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철저한 현장 감사가 필요해 보이며 민언련이나 방통위의 개입이 있었는지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포털 뉴스 서비스의 개혁과 공정성 회복 방안'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한 더 퍼블릭의 김영덕 대표

 

중소미디어와 지역 언론을 포괄하는 취재풀 구성 

언론제재 시 소명 기회 보장해야 

 

중소미디어의 입장을 대변해 더퍼블릭의 김영덕 대표는 지역뉴스와 중소 민디어를 포괄하는 취재풀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김 대표의 구상은 취재 풀 구성이 자체 뉴스 생산을 늘리고 중소 언론의 시각을 반영한 다양한 뉴스 생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진다.  

 

그는 또한 메이저 언론사와 중소언론사, 포털사가 서로 윈-윈하는 방안으로 중소언론사 기사에도 인링크 방식을 적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메이저 언론사의 전재료 및 광고 배분을 상향하고, 중소 언론사의 전재료는 메이저 언론의 3분의 1로 하는 등 메이저와 중소 언론의 수익배분은 차등 적용하는 등 메이저 언론과 포털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분석했다. 

 

2~4기 뉴스제휴평가위원을 지낸 강주안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제평위가 활동을 중단하면 포털 뉴스 기사 제공을 위해 몇 년씩 준비해온 언론사들의 타격이 우려되며, 이번 조치를 기화로 포털이 뉴스 트래픽을 이용한 장사를 본격화하고, 언론사들은 다시 선정성 경쟁으로 빠져드는 일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강 위원은 “새로 구성되는 위원회와 관련해서 위원은 최소한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포털과 언론사 가운데 어느 일방에 대해서만 견제하고 제재하려 해서는 안되며, 언론 제재는 합리적이고 엄격한 절차를 마련하고 소명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원칙을 제시했다. 

 

▲ '포털 뉴스 서비스의 개혁과 공정성 회복 방안'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한 대안연대 김유진 사무총장 / ⓒ문화저널21     

 

금난전권을 혁파하는 신해통공 필요 

AI를 활용한 매체평가시스템 

영국 축구의 리그제와 같은 제휴 등급제 

 

대안연대 김유진 사무총장은 제평위와 같은 조직이, 금난전권처럼 자기들만의 카르텔을 만들어 전횡을 휘두르고 여론을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한 21세기 신해통공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해통공은 신해통공정책은 조선의 정조대왕이 국역을 존속시키면서도 금난전권을 전면금지한 정책이다. 

 

김 총장은 제평위가 뉴스 소통의 공적 가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신규 진입과 혁신을 막는 특권적 장벽이 되고 있음을 비판한 것인데, 그는 “새로 구성되는 공적기구는 1인 미디어 시대에 맞게 소규모지만 양질의 언론을 발굴 육성해야 하고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공평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언론사의 정치 성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잣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하물며 개인의 정치적 성향도 파악하는 설문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을 객관지표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은 현시대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KBS 디지털 뉴스국장과 KBSi의 대표를 역임한 송종문 언총 자문위원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언론이 서로 견제하면서 전체로서는 균형을 만들어 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매체 평가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여 이념적 스펙트럼 상에서 특정 미디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객관화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백 만 건의 기사를 인력에 의존해서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보완책도 제시했다. 일차적으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기초 평가 작업을 하고, 그 다음 단계에서 전문가 분석으로 보정하면 효율성과 정확성을 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매체 평가 결과는 포털과 언론미디어의 제휴 계약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송 위원은 제휴의 수준과 운영방식에 관해서는 영국 축구 리그의 승강제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문화저널21 강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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