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시집 열풍…MZ가 이끄는 시집의 시대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5/03/20 [10:35]

돌아오는 시집 열풍…MZ가 이끄는 시집의 시대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5/03/20 [10:35]

3월 21일 ‘세계 시의 날’

짧고 강렬한 표현 방식 선호

1020세대 시집 구매 비율 2년 연속 증가

 

매년 3월 21일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시의 날’이다. 시적 표현을 통한 언어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예술로서의 시문학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지정된 이날을 맞아, 최근 출판계에서 ‘시집의 시대’가 다시금 도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짧고 강렬한 콘텐츠에 익숙한 1020세대가 시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시 분야의 판매량은 2024년 46.4% 증가한 데 이어 2025년(1월 1일~3월 10일)에도 전년 동기 대비 33.7% 상승했다.

 

▲ (자료사진)  © 문화저널21 DB

 

1020세대, 시집 구매 비율 20% 돌파… 증가세 지속

 

시집 구매층은 전통적으로 5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왔지만, 최근에는 1020세대의 구매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예스24의 집계에 따르면, 1020세대의 시 구매 비율은 2020년 11.7%에서 2025년 19.2%로 늘었으며, 한국 시 분야에서는 20.1%를 기록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특히 ‘텍스트 힙’ 트렌드가 확산된 2024년 이후 1020세대의 시집 구매량이 급증했다. 2025년 1분기 한국 시 분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4.5%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SNS가 키운 ‘시집 팬덤’

베스트셀러에도 젊은 시인 작품 다수 포함

 

SNS를 통해 시가 널리 퍼지면서, 젊은 시인들의 작품이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다수 포함됐다. 기존에는 기성 시인의 작품이 주로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2025년에는 MZ세대 시인의 시집이 10권 중 3권을 차지했다.

 

고선경 작가의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 '샤워젤과 소다수'가 각각 3위와 5위를 기록했고, 차정은 작가의 '토마토 컵라면'이 9위에 올랐다. 해당 도서들의 1020세대 구매 비율은 각각 45.9%, 51.9%, 60.9%를 기록하며 젊은 독자층이 시집 시장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10대 청소년 작가 백은별( '기억하는 한 가장 오래'), 유선혜(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 유수연(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이제야( '진심의 바깥') 등이 1분기 시집 베스트셀러 30위권에 진입하며 신진 시인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 윤동주 전시집 필사북


필사 트렌드와 맞물린 ‘필사 시집’ 인기

윤동주부터 헤르만 헤세까지

 

시를 따라 쓰며 읽는 ‘필사 시집’도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필사 열풍이 출판계를 휩쓴 이후, 시집 판매량은 2025년 1분기(1.1~3.10) 동안 69.7% 증가했다.

 

특히 윤동주 탄생 80주기를 맞아 출간된 '윤동주 전 시집 필사 북'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엮은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와 괴테의 시를 담은 '나를 울게 두오!' 등 세계적인 문호들의 시 필사집도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시

김혜순·한강 작품 판매량 급증

 

2024년 김혜순 작가가 '날개 환상통'으로 한국 작품 최초로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을 수상하고,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한국 시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이에 따라 '날개 환상통'의 판매량은 2024년에 전년 대비 12배 증가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김혜순 작가의 최신 시집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가 441.7%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강 작가의 첫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도 2024년 연간 베스트셀러 8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배 증가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짧지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시가 젊은 세대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 잡으면서, 시집의 시대가 다시 한 번 도래하고 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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