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정준호 / 정준호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제공

문체부, 지난해 영화제 지원 예산 겨우 3% 증가

어린이·청소년 영화제의 어려움 토로

예산 쥐어짜기보다 韓 영화 지속 가능한 발전 위한 실질적 대책 필요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용산아이파크몰의 영화관에서 열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이 영화제 예산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가 전체적으로 세금이 줄어 모든 부처의 예산이 줄다 보니 영화제 예산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적은 제작비를 쥐어짜는 느낌으로 작품의 질을 높이면 다시 한국 영화 부흥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영화계는 정부의 영화제 예산 지원이 반토막 나는 상황에서 이를 되돌리기 위한 치열한 논의와 싸움을 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영화제 지원 예산을 3% 증가시키는 데 그쳤다. 문체부는 "영화제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원 금액을 대폭 축소하고 지원 영화제 수를 40개에서 10개로 제한했다. 이로 인해 무주산골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 등 관객들에게 사랑받아온 여러 영화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영화제는 단순히 상금이나 지원금을 넘어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인 감독과 재능 있는 영화인을 발굴하고 다양한 영화 문화가 꽃필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그러나 국가의 지원이 축소되는 것은 한국 영화 산업의 미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영화제의 예산 삭감은 단순히 재정적 문제를 넘어서 영화제를 통해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위협한다. 무주산골영화제는 올해 다시 지원을 받았지만 영화제 기간이 기존 5일에서 3일로 축소됐고 운영 비용은 급등했다. 영화제 운영의 불확실성과 예산 축소는 장기적으로 한국 영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정준호 집행위원장의 "쥐어짜서 좋은 작품을 만들자"는 발언은 단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으로 비춰지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영화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025년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개최된다. 올해로 26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며 국내외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함께하는 중요한 문화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영화 프로그램과 특별한 행사들이 준비된 이번 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발전과 국제적인 교류를 위한 중요한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저널21 배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