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국 정치사의 영원한 ‘부도옹(不倒翁)’이다. 1981년 제11대 국회에서 민주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처음 국회에 입성한 그는, 전무후무한 5선의 비례대표를 역임하며 여야를 넘나들며 비상대책위원장, 선거대책위원장, 총괄선대위원장 등을 맡아 한국 정치를 주도해왔다.
그런 그가 제22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후보로는 한동훈이 선출되어야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한덕수 국무총리 권한대행의 불출마를 전망하며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윤석열과 완전 절연해야”… 한동훈만 극찬, 한덕수 불출마 전망
김 전 위원장은 2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결별을 촉구하며 “계속 그를(윤석열) 거론하는 정당은 더 이상 정상적인 정당이라 보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이어 “민주당과 맞설 유일한 후보는 한동훈”이라며 강한 지지를 보냈다.
그는 한동훈 후보에 대해 “생명의 위협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계엄을 반대했다는 그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일부 보수 인사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윤 어게인’ 신당 창당설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지금 신당을 운운하는 건 코미디”라며, “그가 언질을 줬기에 두 젊은 변호사(배의철, 김계리)가 신당을 시도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과 관련해선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한 경선 이벤트론 대세를 반전시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정체에 대해 “상당히 지지도가 높아지다가 최근 주춤한 건 ‘한덕수와 단일화’ 이야기가 나온 탓”이라며, “이 사람이 과연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나왔느냐에 대해 국민이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후보에 대해선 “정치 상황에 대한 판단 능력이 없다”고 혹평했으며,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 없이 손사래를 쳤다.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는 “지금은 홍준표가 나설 때가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절연이 우선”이라는 취지로 짧게 언급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출마설에 대해선 “계엄 사태 한복판에 있었던 장본인”이라며, “대통령 후보가 될 꿈은 꾸지 말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지금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주변에서 자꾸 부추기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 총리는 비합리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동훈 '필승 카드론'과 김종인의 영향력 지속 가능성
김 전 위원장은 40년 이상 정치판에 몸담으며 여야를 오가며 비대위원장과 선거대책위원장 등으로 활약했다. 이 때문에 선거철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를 영입하려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이재명 중심 체제로 굳어졌고, 국민의힘 역시 후보 중심의 선대위가 꾸려질 예정이어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역할은 지난 총선에서 개혁신당 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사실상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치 감각은 여전히 예리하다. 특히 한동훈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한덕수 대행의 불출마를 예측한 것은 정치판을 오랜 시간 꿰뚫어 본 직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저녁 4강 후보를 확정한다. 현재 김문수, 홍준표, 한동훈이 유력한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나경원과 안철수가 경쟁 중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의 응답만 인정되며, 당심이 강한 나경원 후보가 유리한 구도로 평가된다.
김문수·홍준표·나경원 등 ‘반탄 3인방’은 ‘찬탄’의 주인공인 한동훈을 집중 견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구도가 형성된다면 반탄 진영의 표가 분산되고, 반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부각되면서 한동훈 후보가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김 전 위원장의 ‘한동훈 대권론’은 여전히 살아 있는 불씨다. 한동훈이 경선에서 선출되지 않더라도 상당한 득표가 예상되며, 이후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의 유력 후보로도 거론될 수 있다. 이러한 흐름까지 염두에 두고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한동훈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덕수 대행의 불출마 전망 역시 김 전 위원장의 정치 촉에서 비롯된 판단이다. 그의 예측이 이번에도 적중할지 지켜볼 일이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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