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동연 예비후보는 22일 오후 JTBC ‘오대영 라이브’에 출연해, 당내 경선 중간 평가를 묻는 질문에 “당원들의 결정은 담담히 수용한다”면서도 “90% 지지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도 경선에서 70%대 지지율로 승리했다. 90%는 오히려 압도적 정권교체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재명 예비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는 ‘이재명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김동연, 이재명에 작심 비판… “이재명만으로는 안 된다”
민주당은 지난 19일 충청권, 20일 영남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각각 88.15%, 90.81%를 득표하며,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이 89.65%에 이르고 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지지율이다.
이에 대해 김 예비후보는 “야구로 비유하면 이제 1회 정도가 끝난 상황이다. 지금까지 약 21만 명이 투표했고, 아직 95만 명 정도가 남아 있다. 여론조사 비중도 남아 있어 초반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방송에서 이재명 후보와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정책과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집무실 세종 이전 문제에 대해 “저는 취임하면 바로 세종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후보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임기 내 이전조차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성 정책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관련 언급이 부족하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날이 잘 서지 않는 모습이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경선 룰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깜깜이’ 경선이 되고 있다. 과거 국민경선제처럼 진행됐다면 국민적 관심을 더 끌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날에 한꺼번에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은 흥미와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경선 방식을 주도한 이 후보 측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의 정책 신뢰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후보는 “‘기본소득을 하겠다, 안 하겠다’ 말을 여러 차례 바꿨다가, 이번 대선 공약에서는 결국 뺐다. 이는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 문제로 이어진다.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잃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직격했다.
김동연의 고언, 민주당 토론문화 변화의 신호탄 될까
이번 김동연 예비후보의 발언은, 그간 비교적 조용했던 그의 선거 행보에 비해 상당히 이례적인 수준의 직격 비판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경선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지지율을 확보해 2위를 굳히고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내 경선에서 90%에 달하는 지지율은 한국 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상황이다. 이는 이재명 후보의 독주 체제가 그만큼 견고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특정 인물에 대한 맹목적 지지가 당내 다양성과 토론문화를 경직시키고 있다는 우려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쨌든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모처럼 속에 담아둔 말을 꺼낸 셈이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당내 토론문화를 활성화하려는 고언으로 읽힌다. 이번 발언이 굳어져 있는 민주당의 당내 문화에 작은 균열을 내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