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붕괴 사고, 단순 보상 넘어 ‘국가 안전정책’ 시험대에 서다광명시민 국회서 직접 외쳤다… 정부·시공사·국회 ‘책임의 사각지대’ 해소하라
지난 20일, 광명시민들과 박승원 광명시장, 임오경·김남희 국회의원, 시민단체가 함께 국회를 찾아 신속한 피해 보상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 원인 규명, 실질적 보상, 전면 안전진단, 입법적 후속조치 등을 요구했다.
사고 한 달… “생활은 무너졌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사고 발생 후 대피 명령을 받은 광명시 일직동 구석말 주민들은 현재까지도 호텔, 원룸 등 임시 숙소를 전전하고 있다. 한 달이 지나도록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나 시행사 넥스트레인, 또는 정부로부터 정확한 보상 계획이나 주거 복귀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피해 상가부위원장 이병식 씨는 “집도, 가게도, 일상도 모두 무너졌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며, 포스코이앤씨에 △조속한 피해 보상 △특별 지반 안전진단 △생계·교육·건강 등 종합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태현 피해 주민대표는 “환풍구 붕괴는 명백한 인재”라며, 국회 청문회 개최, 사고 원인 규명 전까지의 공사 전면 중단, 소음·분진 피해 학교 안전대책 등을 요청했다.
행정의 공백… ‘책임 부처’는 보이지 않고 시간만 흐른다
신안산선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총괄하고, 시행은 넥스트레인, 시공은 포스코이앤씨, 지방 관리는 지자체가 맡는 구조다. 그러나 실제 사고 이후 대응에서는 명확한 책임 주체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이날 “사고 원인 규명과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은 국가가 책임지고 나서야 할 사안”이라며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를 끊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광명시는 사고 이후 △경기도 4개 지자체와 안전공동대응 체계 구성 △사고수습지원본부 운영 △사고조사위원회 설치 △우회도로 신설 등 신속한 조치에 나섰지만, 정부와 원청 시공사의 미온적 태도가 지역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임오경 국회의원(광명갑)은 “이번 사고는 구조물 붕괴뿐 아니라 국가의 지하안전 관리체계가 무너졌음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지하공사 설계 기준, 공법 변경 미이행, 입찰 관리 문제 등 전반에 걸친 감사와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남희 국회의원도 “정밀 지반조사와 지하수 유출 대응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지자체에 대한 예산·인력 지원도 제도화해야 한다”며, 지하안전특별법 개정 및 광명 전 구간 특별안전점검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 및 재발 방지 법안 패키지 발의도 거론되는 등, 사후 입법 대응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책 전문가 “지하 기반시설 관리 전면 재설계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지 시공사의 부실공사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인프라 운영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의 A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지하안전 평가가 민간 용역에 의존하고 있고, 법적 기준도 허술하다”며 “특히 복합도시지반에서의 장기적인 침하·누수 위험에 대한 예측 기반 관리체계가 미비하다”고 밝혔다.
또한 “중앙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사업자는 시행과 시공을 분절적으로 수행하는 구조에선 유사한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지하 SOC의 ‘책임 일원화 시스템’, 위험 사전공개 시스템, 사후 관리 DB 통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화저널21 강영환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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