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칼럼] 서초 교향악단의 일취월장을 기대하며

서초와 강남, K-클래식과 K-POP으로 한국 문화 선도할 때

탁계석 | 기사입력 2025/07/14 [14:04]

[탁계석 칼럼] 서초 교향악단의 일취월장을 기대하며

서초와 강남, K-클래식과 K-POP으로 한국 문화 선도할 때

탁계석 | 입력 : 2025/07/14 [14:04]

 

최근 서초교향악단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 등지에서 유럽 순회공연을 성료하고 돌아왔다. 이번 프로젝트는 보훈의 가치를 예술로 되새기고, 예술을 통한 국제 문화교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문화외교 프로그램으로, 서초구의 문화적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7월 2일 독일 베를린 푼크하우스(Funkhaus Berlin), 7월 4일 영국 런던 킹스턴의 로즈 씨어터(Rose Theater)가 그것이다. 

 

서초문화재단의 상주예술단체로 배종훈 예술감독의 지휘로  K클래식의 주역이 될 유망한 청년 예술가들이 유럽의 유서 깊은 공연장 무대에 선 것은 광복절 행사의 의미를 확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서초 교향악단의 비전과 도약에 변곡점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산업,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지표가 중요하듯이 특히 한 도시나 국가의 문화적 성숙도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오케스트라'인 것을 확인한 만큼 이를 실제화하자는 것이다. 

 

▲ 서초 교향악단 영국 공연 모습 / 서초문화재단 제공

 

해방 이후 우리는 국, 공립 오케스트라 중심의 관주도형 음악 생태계를 만들어 왔다. 그러나 광복 80주년을 맞는 이 시점에서 민간오케스트라의 성장과 양적 확산은 구단위의 오케스트라가 글로벌 진출이란 수준에 오른 것은 일취월장이다. 문화 소비자인 향유자도 크게 늘어났지만 공급자인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생존 현실은 그저 팍팍하기만 하다.대부분은 자원봉사이거나 아르바이트 수준에도 못미쳐 청년 예술가들이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중도 포기한다. 이제는 지자체들이 이들을 품어 안아야 하는 것이 과제다.

 

그러니까 서초에서의 음악 환경 조성은 오래전 금요음악회를 창안한 조남호 전 구청장과 이때 맹활약을 한 작곡가 장일남 지휘자의 공이 크다. 그러나 구청의 지원은 궁색했고, 심하게 어려움을 겪던 오케스트라 일로 작곡가에게는 비운적인 상황을 맞고 말았다. 이후 서초에 강한 영향을 받은 강남은 서현석 지휘자가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를 창단해 2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쓰면서 지금 당당한 직업 오케스트라 반열에 올랐다.

 

여자경 등 여러 지휘자들이 이를 통해 성장했고 다양한 연주회는 물론 레코딩 등으로 괄목할 작업들을 펼쳤다. 때문에 강남이 K팝으로 세계에 각인되었다면 서초는 K클래식으로 새로운 창조적 콘텐츠를 개발해야 할 때다. 오케스트라는 무엇보다 첫째가 예산 확보다. 오늘날 콩쿠르 우승자만으로도 수십개의 오케스트라를 만들 만큼 대한민국은 예술자원과 에너지가 넘친다.

 

이런 바탕위에 기획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세계와 소통하는 문법이 만들어 질수 있다. 이미 서초문화원은 박기현 원장의 탁월한 능력 발휘로 서초구의 문화 기반을 놀라우리만치 탄탄하게 다져 놓고 있다. 여기에 서초문화재단의 강은경 대표 역시 우수 예술단체들을 끌어 안으며 구민들에게 영양가 높은 문화비타민을 공급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문화는 끊임없이보여주어야 살아나고, 연주되어야 들린다. 그 행복감이 결국 어디로 가겠는가,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통인 전성수 구청장이 상설 유급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서초가 강남에 꿀릴 예산이 아니지 않는가. 

 

일화 하나를 소개하자면 최고의 메세나 역할을 했던 故 금호그룹 박성용 회장이 오래전에 폴란드 쇼팽 콩쿠르 부위원장을 초청해 비밀리에 촉망받는 젊은 피아니스트를 위해 모든 경비를 부담해 초청한 것은 업계 사람들은 안다. 이로서 우뚝 선 말하면 누구나가 다 아는 피아니스트가 지금 우리 앞에 서있다. 안목과 진정한 사랑의 깊이가 예술가를 이토록

문화 자산으로 만든 것이다. 이제 서초가 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으면 한다. 

 

이번 서초교향악단의 유럽 투어 역시 한 독지가의 후원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제는 서초구가 답할 순서가 온것 같다. 오케스트라가 있으면 관내에만도 어마한 자원이 있고, 가까운 예술의전당에 한 해에 수백명이 오고 가는 아티스트들이 있는 만큼 이들을 통해 서초가 새로운 요리를 할 수 있다.K클래식은 물론 오페라가 까지, 서초 문화가 한 단계 격상할 수 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 6개 부문을 수상한 것처럼 이제 서초가 ‘당연히 해피엔딩’을 향해 심기일전 뛰었으면 한다.

 

광복 80주년, 태극기 휘날리며 만세 부르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문화적 사대주의를 넘어 진정한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광복의 자유의미가 아닐까 싶다.문화가 강한 힘을 갖도록 클래스가 다른 정책 비전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배종훈 지휘자의 서초교향악단이 상설 오케스트라 지표를 갖는 것이 바로 그 실행이다.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 외교사절’이자 지역 정체성의 살아 있는 증거가 바로 교향악단이기 때문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