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APEC 고위재무관리회의 의장 윤정인] 20년 만의 소중한 기회

윤정인 | 기사입력 2025/09/04 [10:02]

[기고-APEC 고위재무관리회의 의장 윤정인] 20년 만의 소중한 기회

윤정인 | 입력 : 2025/09/04 [10:02]

▲ 윤정인 APEC 고위재무관리회의 의장

 

20년 만의 APEC 정상회의, 국격 제고의 소중한 기회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APEC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만남을 호사가들의 언변일 뿐으로 치부하더라도 내년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이 중국임을 감안, 시진핑 주석 참석을 상수로 보아 금년 APEC에서 미중 정상회담 예견 기사가 많아진 것 또한 APEC 개최 홍보 차원에서 고마운 일이다. 올해 한국은 20년 만에 APEC 의장국을 맡아 오는 10.31~11.1 천년고도 경주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관련 회의 및 부대행사를 포함하는 정상회의 주간은 10.27일부터 시작하니 거의 1주일간 진행되는 셈이다. 

 

APEC 정상회의 주제를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로, 중점과제를 '연결(Connect), 혁신(Innovate), 번영(Prosper)'으로 정하고 정상회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총 14개의 분야별 장관회의 및 고위급대화도 주재하고 있다. 이 중 10개 회의가 이미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9월에는 중소기업 장관회의와 보건과경제 고위급회의, 10월에는 재무장관회의와 구조개혁 장관회의가 남아 있다. 이러한 일련의 회의들은 APEC 의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끌어내며, 정상회의 성과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민간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정상회의 주간에 열릴 APEC CEO Summit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의장을 맡아,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CEO들을 초청하고 퓨처테크 포럼, K-테크 쇼케이스 등 한국기술 홍보 및 경제인 비즈니스를 성사시키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 주도의 외교무대와 민간의 기업 활동이 맞물리며, 외교와 경제,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10월 말 인천에서 열릴 재무장관회의와 구조개혁장관회의를 최초로 연계해, 합동세션을 개최할 예정이다. 합동세션에서는 AI, 초혁신경제, 그리고 혁신을 위한 역내 협력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여기에 네이버 로봇진흥원 등 10개 이상의 국내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첨단 기술 전시가 병행되면서, 한국의 로봇, 디지털과 AI 혁신 역량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킬 것이다. 아울러 기획재정부는 인천시와 협력해 정상회의의 붐업 분위기를 조성하고 성공적 개최를 든든히 뒷받침하려 한다. 특히 향후 5년간 재무장관회의의 논의의 방향을 설정할 ‘인천 플랜’을 추진해, 인천이라는 이름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릴 준비도 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딜로이트와 함께 이번 정상회의 경제적 기대효과를 7.4조원으로 추산하며, 단기적으로 3.3조원, 중장기적 4.1조원 및 2만 2천여 명의 고용 창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회의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과 국가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정상회의가 창출할 무형의 외교적·경제적 효과는 우리가 회의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대 이상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문화적으로도 이번 정상회의는 특별하다. 개최지 경주는 천년고도의 역사와 문화를 자산으로 삼아 세계의 손님을 맞는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의 역사와 전통은 더욱 널리 알려질 것이며, 다양한 문화·관광 체험은 경주가 국제적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의 전통 음식과 한류 콘텐츠가 어우러져 문화 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다. 전통과 현대, 경제와 문화가 함께 빚어내는 장면은 단순한 외교가 아닌 ‘한국다운 문화 외교’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은 AI, 인구구조 변화 등의 미래 정책 의제를 선도하고, 정상회의 성과물로 보여주면서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위상과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런 성과는 정부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방정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참여할 때 비로소 정상회의는 진정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특히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는 한국이 제안하는 정책 의제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APEC 역내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APEC 정상회의. 경주와 대한민국 전체가 하나 되어 ‘역사에 남을 초격차 K-APEC’을 만들어간다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성원이 더해질 때,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든 역사적 성취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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