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vs 한동훈, 차기 대권 향한 보수 진영 내 권력 충돌 예고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5/09/11 [15:16]

장동혁 vs 한동훈, 차기 대권 향한 보수 진영 내 권력 충돌 예고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5/09/11 [15:16]

국민의힘이 지난달 26일 전당대회를 통해 장동혁 의원을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당초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의 승리가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한동훈 전 대표의 김문수 지지 메시지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오면서 장동혁 후보가 이변 속에 당선됐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4명의 후보 가운데, 반탄파(비한동훈계) 후보인 장동혁·김문수 후보의 득표율 합계는 약 63%, 찬탄파(친한동훈계) 후보인 조경태·안철수 후보의 합계는 약 37%를 기록했다. 이로써 국민의힘 지도부가 친윤·강성보수 세력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이 다시금 확인됐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반탄파인 신동욱, 김민수, 김재원 후보와 찬탄파인 양향자 후보가 당선됐고, 청년최고위원으로는 찬탄 성향의 우재준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장동혁 대표는 조만간 반탄 성향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을 포함한 9명의 최고위원 중 7명이 반탄파로 채워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친윤·강성보수 정당으로서의 색채를 한층 더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정서와 괴리된 정치 노선을 걷고 있는 친윤·강성보수 정당 국민의힘이 앞으로 정치적 파고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 지난달 장동혁 당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국민의힘 제공

 

장동혁, ‘찬탄파 축출 불사’… 친윤·수구 정당 구축 신호탄?

 

장동혁 대표는 2022년 6월 제21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맡으며 한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엄호했고, 이후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되며 '한동훈 좌장'으로 불렸다. 그러나 탄핵 정국을 기점으로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결별했고, 현재는 강성 친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장 대표는 “찬탄파(한동훈, 조경태, 안철수)는 축출 대상”이라는 강경 발언을 하며 주목받았다. 그의 당선은 국민의힘이 친윤·강성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예고했다.

 

당 장악의 관건은 ‘한동훈과의 관계 설정’… 치열한 주도권 싸움 예상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이준석 대표의 축출을 시작으로, 불과 3년여 만에 무려 13차례나 지도체제를 교체했다. 이는 국내외 정당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기 힘든 빈번한 변화다.

 

이번에 선출된 장동혁 대표는 정계 입문 이후 친윤 → 친한 → 김문수계 → 한덕수계 → 강성 친윤으로 정치 노선을 이동하며 당내 역학관계의 중심에 있었다. 예상 밖의 대표 당선은 강성 친윤 지지층의 조직적인 지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장 대표로서는 이들의 지지를 외면하기 어려운 만큼, 당 운영 방향도 자연스레 강성 친윤·수구 보수 노선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장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친한동훈계를 배려하는 ‘탕평 인사’보다 강성보수 인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통해 장동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극우 유튜버나 전한길 등 당외 강경보수 인사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 장 대표가 일정 부분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섭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전한길 씨를 사실상 손절한 것 같다”며 “(극우 세력의) 청구서가 도착하니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장동혁 vs 한동훈… 차기 대권 놓고 보수 진영 내 격돌 예고

 

장동혁 대표의 당내 장악력과 향후 정치 행보의 관건은 결국 한동훈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달려 있다.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로 불리며 2023년 12월 비대위원장으로 정계에 전격 입문한 한 전 대표는 이후 비대위원장과 당 대표를 역임했고,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2위를 기록한 보수진영의 잠룡이다.

 

장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찬탄파 축출 및 한동훈과는 함께 정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당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보수진영의 차기 대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만큼, 향후 정치적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장 대표 입장에선 한 전 대표를 정치적으로 제압해야만 당권 유지와 대권 가도에 동력을 얻을 수 있으며, 반대로 한 전 대표는 생존을 위해 당내 기반을 회복해야 한다. 이들의 관계가 국민의힘의 향후 진로를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수진영 재건 시험대에 오른 장동혁… 성패는 그의 결단에 달렸다

 

장동혁 대표는 보수 진영 재건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대패할 경우, 향후 10년 이상 민주·진보진영의 장기 집권이 이어질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오히려 보수의 설 자리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이 TK(대구·경북) 기반의 소수 정당으로 전락할지, 아니면 보수 재건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장 대표의 지도력과 결단에 달려 있다.

 

국민 정서와 괴리된 친윤·강성보수 정당의 이미지를 어떻게 변화시켜 국민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장 대표의 리더십에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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