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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경북 경주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APEC CEO 서밋에서 제시한 '연결(Connect)·혁신(Innovate)·번영(Prosper)'의 메시지가 국제사회와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연설은 한국이 글로벌 질서의 전환기 속에서 '균형과 포용'을 동시에 추구하며 단순한 협력국이 아니라 주도국으로서의 책임과 비전을 명확히 선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본 칼럼은 그 메시지의 철학적 깊이와 외교적 실천 가능성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연결 - 단절의 시대를 넘어 상생의 네트워크로 21개 아시아·태평양 경제체가 함께한 APEC 무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상호 신뢰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번영"을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지정학적 분열이 심화되는 가운데 '연결'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국가 생존의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무역·투자·기술·인재 교류를 아우르는 '포괄적 연결망 구축'을 제안하며 경제협력의 패러다임을 '경쟁'에서 '공존'으로 바꾸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이는 자국 이익에 매몰된 보호무역주의를 넘어, 상호 성장과 신뢰의 공동 번영 질서를 복원하겠다는 선언이다.
혁신 -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진보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을 언급하며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기 위한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이는 기술 패권 경쟁의 열기 속에서도 '사람 중심의 혁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이자 제안이다.
데이터의 개방과 윤리적 통제가 균형을 이룰 때 기술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오늘날 디지털 격차와 기술 종속 문제는 모든 나라가 직면한 현실이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기보다는 인간 존엄을 중심에 세우는 철학적 응답이라 할 수 있다.
번영 - 모두가 함께 걷는 길 이번 서밋의 또 다른 핵심은 포용적 번영(inclusive prosperity)이었다. 저출산, 청년실업, 중소기업의 한계 등 한국이 직면한 과제는 다른 APEC 국가들도 공유하고 있는 문제다.
이 대통령은 스타트업 연계, 녹색금융, 중소기업 혁신 지원 등 구체적인 실천 방향을 제시하며 '모두가 함께 가는 번영의 길'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성장 전략이 아니라, 미래 세대와 약자를 포용하는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선언이었다.
한미 회담을 앞두고 - 한국 외교의 새로운 실험대 오늘 오후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은 이러한 비전이 현실 외교의 언어로 구현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우는 'America First' 기조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포용적 성장'의 노선은 그 결이 다르다. 하지만 상호존중과 실리적 협력의 균형점을 찾아 나간다면,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만남은 한국이 더 이상 '대응하는 외교'가 아니라 '설계하는 외교'의 주체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순간이다. APEC 무대에서 던진 '연결·혁신·번영'의 비전이 양국 협력의 구체적 틀로 이어진다면 한국 외교의 무게 중심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리더십의 축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연결·혁신·번영'은 단순한 외교 슬로건이 아니다. 그것은 불확실한 시대를 넘어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새로운 문명의 약속이다. 외교는 협상의 기술이 아니라, 국가의 철학이 드러나는 언어다.
한국이 이번 APEC 무대에서 제시한 메시지는 "함께 연결되고, 함께 혁신하며, 함께 번영하자"는 21세기적 선언이다. 오늘 한미 정상회담이 그 선언의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한국 외교는 더 이상 주변의 관찰자가 아닌 세계 질서를 설계하는 중심의 외교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경제문화연구원 회장 최세진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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