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싼 기름 값 '전쟁' 선포에…주유업계는?

박현수기자 | 기사입력 2011/08/29 [14:27]

정부 비싼 기름 값 '전쟁' 선포에…주유업계는?

박현수기자 | 입력 : 2011/08/29 [14:27]
[문화저널21 이코노미컬쳐 9월호]
정부 비싼 기름 값 '전쟁' 선포에 주유업계 "우리가 만만한가?"
 
정부의 기름 값 잡기 프로젝트 발동 실효성은…
 
정부가 비싼 기름 값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대안주유소 도입에 이어 정유사 및 주유소 회계장부 분석, 자가폴 주유소, 셀프 주유소의 확대 방안까지 내놓으며 주유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주유소는 집단 파업 등의 강경한 대응카드를 내놓았다.  박현수 기자 phs@mhj21.com
 


 
정부가 비싼 기름 값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대안주유소 도입에 이어 정유사 및 주유소 회계장부 분석, 자가폴 주유소, 셀프 주유소의 확대 방안까지 내놓으며 주유 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것.

지난 12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직접 인천과 부천에 위치한 자가폴 주유소 및 셀프 주유소들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최 장관은 역곡주유소에서 장관 수행차량에 주유하며 "품질보증프로그램 가입 주유소의 제품은 정부가 보증하는 만큼 소비자가 믿고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양7주유소에서는 "저렴하고 편리한 셀프 주유소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경부는 최 장관의 현장방문에 맞춰 자가폴 주유소 및 셀프 주유소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자가폴 주유소 협상력 강화 위해 ‘자가폴 주유소 협의회’를 구성하고 내년 말까지 자가폴 주유소를 1000여곳을 더 늘리겠다는 것.

이를 위해 현재 정유사 폴 주유소의 자가폴 전환 비용으로 하반기 총 1조 7천억 원 규모로 지원하고 내년에는 130억원의 예산을 요청해 전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품질보증을 받은 주유소의 간판을 크게 만들 수 있도록 상표법 개정을 추진해 신뢰도를 제고하기로 했으며, 셀프 주유소와 같은 원가 절감형 주유소를 확대하기 위해 내년부터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 지원자금 등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기름 값 잡기 프로젝트 발동 실효성은?
최 장관의 이번 현장 방문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정부의 기름 값 인하대책의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경부는 지난달 간담회를 갖고 기름 값 인하 대책으로 대안주유소를 제시한바 있다. 대안주유소는 석유공사와 같은 대형 공기업이 국제시장에서 석유제품을 직구매해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정유사-대리점-주유소’ 단계의 유통구조에서 벗어나 기름 값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것.

이를 위해 정부는 대안주유소를 공공주차장, 국·공유지나 공영개발 택지 등에 세워 초기 투자비를 낮추고 불필요한 서비스를 제거해 원가를 낮춰 장기적으로 현재 국내 4개 정유사들이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1만 3000여개 주유소의 10%에 해당하는 1,30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한 대안주유소 도입과 더불어 현재 특별시·광역시에만 허용되는 대형마트 주유소 설립을 향후 인구 50만 이상 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주유업계 반발 “우리가 만만합니까?”
그러나 정부의 강경 대응에 주유소 업계는 집단 반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주유소협회는 정부의 대안주유소 설립과 대형마트 주유소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홈페이지 설문조사를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모은 뒤 최종 대응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이날 “정부는 최근 기름 값 문제의 책임을 주유소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며 “대형마트 주유소 확대, 대안주유소 설립 등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우리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여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SK 폴을 단 자영 주유소 업자들은 정부뿐만 아니라 기름을 공급하는 SK에너지 측에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SK에너지 카드할인 방식의 일방적인 할인 정책 등으로 단골이 이탈하고 매출이 급감했다"며 "다른 정유사들은 직접 주유소에 석유 제품을 공급하지만 SK는 SK네트웍스를 거쳐 유류를 공급해 경유 기준으로 ℓ당 15∼70원의 중간 마진을 챙기고 있다"며 SK의 사업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유업계 역시 반발은 마찬가지다. "싱가포르 국제시장에서 직접 제품을 들여온다고 하지만 관세에다 세금을 붙이면 결국 국내 주유소와 가격이 같아질 것"이라며 "대안주유소 설립은 또 다른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기름 값 인하를 위해 대안주유소 대신 근본 대책인 유류세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류세는 석유 제품 판매단계에서 부과되는 세금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휘발유는 ℓ당 529원, 경유는 ℓ당 375원),교육세(교통세의 15%),지방주행세(교통세의 26%)를 합친 세금이다.

실제로 Opinet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정유사들의 평균 공급가격을 보면 보통 휘발유의 경우 세전금액 916.98에서 교통세 529, 교육세 79.35, 주행세 137.54, 부가세 166.33로 세금 912.22이 붙어 1,829.67이란 가격이 책정됐다.

이처럼 석유제품가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유류세 인하 없이는 기름 값을 잡기 어렵다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 한 전문가는 "유류세 인하가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인 물가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는 지난 10일 주유소의 기름 값 분석에 착수, 서울지역 180여 곳 주유소의 회계 장부와 해당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한 정유사의 공급가 자료를 확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중경 장관은 지난달 중순 가격이 제일 높은 500개 주유소를 샘플링해서 주유소 유통과정의 문제점을 살펴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도경환 지경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정유사와 주유소의 마진 구조를 파악하는 대로 공표를 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어느 단계에서 부당이익을 챙겨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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