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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김종철 시집 '못의 귀향' 장석원 시집 '태양의 연대기'

기사입력시간 : 2009/01/28 [09:29:00]

강영은 편집팀장

김종철 시집 "못의 귀향"

 
돌을 던지지 않았습니다
화염병도 던지지 않았습니다
굳세게 어깨동무를 하고
흔한 민중가 한 가락 못 불러 봤습니다
 
그러나 젊어서
주체할 수 없이 너무 푸르고 슬퍼서
막걸리 퍼 마시고
고성방가하고 방뇨한 죄로
하룻밤 구치소에 갇힌 적은 있습니다
-<실패한 못의 혁명>전문-
 
 김종철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을 상재했다. 1992년에 상재했던 시집 <못에 관한 명상>이 못을 하나의 상징적 매개물로서 인간과 인생을 집중적으로 탐구한 작품이었다면, 이번 시집 <못의 귀향>은 김재홍 평론가가 쓴 발문에 의하면 '60여 년이라는 풍상 세월 속에서 세상 어느 곳에선가 못 박고 못에 찧이고 못 뽑히면서 살아온, 오늘도 하나의 못으로 풍진 세상 고달프게 살아가는 시인의 참회록'이며 “진정한 나로서의 귀향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나, ‘참나’를 향한 전진의 첫 걸음이다”라고 첨언한다.
 
회향하는 지점은 시인의 상상력의 근원이 되는 곳, 물리적으로는 시인의 고향인 초또마을이고, 심정적으로는 어머니라는 영원한 고향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잃어버린 시간을 향해 귀향하는 시인은 '못의 사제로 나를 한 없이 키워준 곳, 오늘은 비록 나를 받아주지 않아도 내 시의 출발과 못의 유서는 이곳에서 다시 쓸 것'-<시인의 말) 이라고 고백한다. 예리한 상상력의 눈을 통해 삶의 본원적 슬픔과 쓸쓸함을 노래하고, 사회와 문명에 대한 풍자를 펼쳐 온 시인의 시편들을 읽다보면, 세상 살다보면 비빔밥만한 아량보다 더 큰 사랑은 없습니다/ 하느님도 세상을 이처럼 골고루 잘 비비진 못 했습니다-<비빔밥 만세>부분- 처럼 지상과 천상을 동시에 어우르는 시인의 사유와 조우하게 되는데, 이 시집을 읽는 매력은 폭넓은 사유와 깊이를 비빔밥 양푼처럼 모두 하나같이 비벼진 근원적 공간에서 입 째져라 큰 숟갈로 퍼 넣는 풍성한 삶의 섭리, 못 자국을 생생하니 느끼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김종철 시인은 1947년 부산에서 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68년 한국일보, 1970년 서울신문 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못에 관한 명상」등 다수가 있으며 영문 시집「the floating island(edition peperkorn)」이 있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겸임 교수,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계간 '문학수첩' 발행인 겸 편집인, 한국시인협회 이사이다,
김재홍 평론| (도서출판)시학| 2009.01.07 | 133p |10,000원
 
 
 
장석원 시집“태양의 연대기”

 
1, 단 한 번의 여름
 
정확히 오 분 전에
나의 세계는 시작되었다
 
한 조각 어둠이 희미해지고
한 줌의 모래가 가벼워지고
한 그루 나무가 사라진다
 
햇빛 먹고 자라나는
땀을 피로 만들며 살아가는
말을 뼈로 만들어 지탱해나가는
나무 한 그루
 
나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태양의 연대기> 부분

 
시집 '아나키스트'(문학과지성사, 2005년)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장석원 시인이 새 시집 <태양의 연대기>를 상재했다. 언어의 특이성을 정확하게 집어 현상과 현재를 동시에 다룬 첫 번째 시집과 달리 새 시집은 해설을 맡은 비평가 조강석의 말을 빌리자면 ‘당신’에서 ‘당신’으로 ‘광장’에서 ‘광장’으로의 재귀적 운동을 보여준다 하겠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사랑을 승인하고 완성하려는 이 환상의 족적은 ‘당신’이 떠나고 오후 6시의 광장에 비가 내릴 때에야 비로소 오전의 그것이 사랑임을 불현듯 깨닫는 심리l적 사실 관계의 순환적 고리를 밞는다.  “천천히 중심을 해체시키며/ 저항은 쓸모없고 신념은 고통이라고 주문 걸며/가야할 먼 길 위에 쏟아지는 별빛/ 그 허위를 위해 전심전력으로 탈출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다음 목적지로.......-<청년 학생들은 무사히 영원히 영원히>부분-에서 보듯, 이 시집은 지나온 길을 모두 읽고 다시금 뒤돌아보는 시간 위에 세워진 언어의 집이다. 치열한 사랑의 궤적을 더듬다보면 ‘편안하게 비트에 맞춰 머리를 흔들어 좌우로 좌우로 잊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적이고 지적인 시말의 움직임과 만나게 된다.
 
역동적인 언어의 포말 속에서 당신은 문득, 지나간 사랑의 그림자를 확인하게 될런 지 모른다. 시인의 쏟아놓은 언어들은  ”내용이 끝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 황금어의 피안에, 도시 성곽의 외부에, 토론의 형자(形姿)를 뒤로 하고, 사고 체계를 벗어나서 신비로운 장미는 개화한다. 서릿발의 열기(熱氣) 속에, 도배지의 희미한 무늬 속에, 제단의 뒷벽 위에, 피어나지 않는 불꽃 속에 시는 존재한다“ 는<m.아널드>의 말처럼 ‘능동적으로 침묵하며 전열을 정비하는 행군대’ 처럼’ 당신을 위로 할 것이다. 시집 속 3부를 이루고 있는 표제 시 <태양의 연대기는> 시인의 내면을 관통하고 있는 사유의 도저한 면들을 연작시 형태로 응결시킨 것처럼 보여진다. 아나키스트의 면모가 여전히 느껴지는 시인의 언표를 확인하는 일은 ‘나부터 혁명되어야 한다’는 시인의 말마따나 시 읽기의 재미있는 혁명이다. 
        
장석원 시인은 1969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02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하하는 것의 이름을 안들 수련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지은 책으로는 <김수영 시의 수사학> 시집 <아나키스트>와 평론집 <낯선 피의 침입>이 있다.
조강석 해설| 문학과지성사| 2008.11.27 | 176p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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