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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劉 ‘코리아 패싱’ 공방 속 사드 야반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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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또다시 ‘코리아 패싱’의 피해자됐나
유 휴보의 설명을 듣고 ‘코리아 패싱’이 한국의 외교소외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임을 알아챈 문 후보는 “미국이 무시할 수 있는 나라를 누가 만들었느냐. 미국의 주장에 추종만 하니까 그런 것 아니냐. 부끄러워 하셔야죠”라며 반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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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上] 청년이 외면한 3D현장…중소기업은 운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절실’…현 정책, 괴리감만 가득해
기사입력: 2017/04/07 [17:43] ⓒ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 15대의 자동선반을 혼자서 담당하는 최재호 부장. 주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육각을 자동선반에 끼고 있다.   © 임이랑 기자

 

부품생산업체 일일체험 해보니…기름내와 쇳가루 냄새, 시끄러운 기계음 

“젊은 사람들이 이 일 배우려 하겠나…직원 뽑을 수 없어”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절실’…현 정책, 괴리감만 가득해

 

고용 한파가 몇 년째 우리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으면서 직장을 얻지 못한 청년들이 늘고 있다. 해마다 대기업의 고용 인원은 줄어들어 구직자들이 걱정과 우려를 동시에 터트리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일 할 사람이 없어 난리다.

 

지난달 28일 기자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 위치한 성진산업을 방문했다. 성진산업은 자동선반과 복합CNC 기계를 통해 △전기 △전자 △통신 기기에 사용되는 정밀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내부에는 자동선반 15대와 복합CNC 4대가 좁은 공장안을 꽉 채우고 있다. 총 19대의 기계가 있지만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자동선반 경력 30년 차인 최재호(54) 부장과 23년 경력의 윤여황(41)팀장 둘 뿐이다. 

 

윤활유를 사용해 쇠를 절삭하는 공장이라서 그런지 공장 문이 열림과 동시에 기름냄새와 쇳가루 냄새가 코를 찔렀다. 공장 내부 바닥과 벽도 미끄럽지 않은 곳이 없다. 인상을 찌푸리며 공장 문 앞에서 들어갈지 말지 망설이고 있던 기자에게 최 부장이 다가가 “선반 일을 오래 하다보면 기름냄새도 맡을만하지”라며 등을 토닥였다.

 

최 부장은 윤활유 통을 가리켰다. “요즘 윤활유는 실용성이라 냄새도 향기로워, 과거에는 냄새도 지독하고 손에 상처가 난 상태에서 윤활유를 만지면 기름독이 올랐어”라며 “옛날에 퇴근하고 지하철 타면 기름냄새 때문에 내 주변엔 사람이 없었어.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냄새난다고 쫓겨난 적도 있었어”라고 멋쩍게 웃었다. 

 

▲ 자동선반을 세팅하는 최재호 부장, 혼자서 일하는 모습이 쓸쓸하다.   © 임이랑 기자

 

마침 한 통신업체에서 팩스로 주문서를 보내왔다. 주문서를 확인한 최 부장은 낮은 단가에 인상을 찌푸렸다. 과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던 과도기 시절, 통신업체 주문은 단가가 좋은 주문이었지만 통신업체 경쟁이 치열해진 요즘엔 터무니없는 단가로 주문이 들어온다고 한다. 

 

최 부장과 함께 주문서를 보던 조윤행 성진산업 대표도 깊은 한숨을 쉰다. ‘낮은 단가의 주문은 안 받으면 될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 대표는 “오랫동안 거래했던 업체인데 단가가 맞지 않다고 거래를 끊을 순 없지”라고 답했다. 

 

그는 “거래를 아예 끊어버리면 앞으로 우리 회사에 일이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단가를 후려치면 결제라도 제대로 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않고. 정말 울며 겨자먹기라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거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낮은 단가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오전 9시가 되자 본격적으로 공장 일이 시작됐다. 최재호 부장은 전날 주문이 들어온 전기렌지 부품에 사용될 스텐노프를 제작하기 위해 자동선반으로 다가갔다.  

 

스텐노프를 제작하기 위해선 철막대기처럼 생긴 육각이라는 재료가 필요하다. 황금색 스텐노프를 만들기 위해선 황금색 육각을 사용하면 되고 은색 스텐노프를 만들려면 마찬가지로 은색 육각을 사용하면 된다. 

 

육각 한 개의 길이는 2m50cm이며 무게는 1kg정도다. 무겁진 않지만 긴 육각을 들고 좁은 공장의 기계를 피해 지나다니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자동선반에 긴 육각을 올려놓고 주문한 길이와 모형을 맞추기 위한 세팅 작업을 시작한다. 자동선반 업계에서도 배테랑으로 통하는 최 부장도 세팅은 한 번에 하긴 힘들다. 5~6번의 실패 후 주문한 제품이 자동선반에서 생산되기 시작한다.

 

▲ 오전 중 완제품이 생산되자 최재호 부장이 자동선반을 윤활유로 깨끗이 닦고 있다.   © 임이랑 기자

 

자동선반 기기 하나를 세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하나의 세팅이 끝나자 나머지 14개의 자동선반이 최 부장을 기다리고 있다. 최 부장은 주문서에 맞춰 14대 모두 알맞은 세팅 작업에 들어갔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세팅 작업이기 때문에 최 부장에게 말을 걸기 힘들었다. 더욱이 자동선반 15대 모두가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공장은 기계음에 사람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해”라고 기자에게 큰 소리로 말 하던 최 부장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목소리가 큰 이유는 다 여기 있지. 이러니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땐 저 사람 화난 거 아닌가하는 오해를 하지”라며 윤활유가 잔뜩 묻은 완제품을 맨손으로 만지며 무게와 길이를 측정했다. 

 

기자도 큰 목소리로 최 부장에게 일하면서 가장 기쁠 때가 언제냐고 물었다. 그러자 “세팅하는 거 봤잖아. 한 번에 세팅하면 기분 좋지. 그런데 가장 좋을 때는 완제품이 잘 나오고, 단가 제대로 받고, 결제 잘 되는 게 최고지”라며 큰 소리로 웃었다. 

 

15대의 자동선반에서 쏟아져 나오는 완제품을 검사하기 위해 최 부장은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녔다. 육각이 떨어진 자동선반은 소리 없이 멈추기 때문에 육각을 바로 끼워줘야 한다.

 

완제품과 함께 자동선반에서는 쇠 찌꺼기가 나오는데 이는 빗자루로 쓸어 한 곳에 모아둔다. 이 찌꺼기들은 나중에 다시 육각을 만드는 재료로 재사용되기 때문에 다른 불순물이 섞이지 않게 조심히 모아야한다.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하던 그는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나자 자신을 보조해 줄 수 있는 직원이 한 명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을 뽑고 싶은데 뽑을 수가 없어. 선반기술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젊은 사람들 중에서는 이 일을 배우려 하지 않잖아. 가끔 선반기술과 관련된 학과가 있는 공고와 대학교 학생들이 실습을 와. 그런데 학교에서 이론만 가르치고 실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나봐. 자동선반 학과를 나왔다면서 기계 다루는 방법을 몰라”라며 혀를 찼다. 

 

미끄러운 공장 바닥을 발로 탁탁 차던 최 부장은 “정부가 중소기업에 지원을 해줘야해. 요즘 근로시간 단축 가지고 말이 많던데 그거 다 대기업 이야기잖아.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퇴근시간이 어딨어? 출근시간만 있지. 이러니 젊은 사람들이 오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서 계속>

 

▲복합CNC 세팅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윤여황 팀장     © 임이랑 기자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iyr21@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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