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비겁과 용기는 맞닿아 있다…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역사학자와 종군기자라는 옷을 벗고 남자와 여자로써 피어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

이혜연 인턴기자 | 기사입력 2017/07/07 [11:16]

[리뷰] 비겁과 용기는 맞닿아 있다…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역사학자와 종군기자라는 옷을 벗고 남자와 여자로써 피어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

이혜연 인턴기자 | 입력 : 2017/07/07 [11:16]
▲ (왼쪽부터)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에서 배우 진경(연옥 역)과 배우 조한철(정민 역)이 매주 목요일마다 주제를 정해 토론을 하자고 제안한다.  ©이혜연 인턴기자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반대로 상처를 받기도 한다. 어른으로 커가면서 상처들은 아물기도 하지만 흉터로 남기도 한다. 이 때 이 상처를 스스로 극복하거나, 혹은 외면한다.

 

매주 목요일, 시시콜콜한 주제로 진행되는 토론에 두 남녀가 참여한다. 비겁함, 죽음, 역사. 관련 없는 이 주제들은 얼핏 보면 남자와 여자의 관계와 비슷하다. 같은 자식을 키우고 있으나 이혼한 남녀. 그러나 때론 친구이자 형제, 연인이자 천적으로 살아온, 하나의 관계로 정의되지 않는 복잡한 인연으로 얽힌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라. 수십 년 동안 쌓여 온 이 실타래같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인생을 진솔하게 논하는 남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이라는 인생의 과제를 예고 없이 마주한 여자 ‘연옥’에게 찾아온, 그의 전 남편이자 불청객 ‘정민’. 이 둘의 토론을 보노라면 매번 진행되는 토론 속에 새로운 주제를 마주하고, 그 속에서 안정과 활력을 되찾는다. 덮어두기만 했던 서로의 의미와 인생에 대한 관조가 격렬하게 쏟아지는 가운데 자신들의 상처를 마주하게 된 두 남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상처 앞에서 비겁한 사람인지 용기 내는 사람인지를 묻는 두 사람은 과연 당신은 상처를 외면했는지, 극복했는지를 관객들에게 은연중에 시사하며 잔잔한 여운을 선사한다.

 

▲ (왼쪽부터) 배우 박정원(이경 역), 배우 김주영 (덕수 역), 배우 성기윤(정민 역). 정민이 딸 이경의 임신 소식을 듣고 남자친구인 덕수의 머리채를 잡고 있다.  ©이혜연 인턴기자

 

배우 윤유선, 진경, 성기윤, 조한철이 100분 동안 무대에서 펼치는, 우리에게 남겨진 혹은 남겨질 ‘죽음’ 이라는 숙제 앞에서의 반응을 감상하자. 여자, 남자라는 옷을 벗은 인간으로써의 면모를 볼 수 있다. 더불어 개인으로써의 ‘나’를 돌아볼 수 있다. 배우들이 배역과 캐릭터를 대사로써 체화하는 과정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았을까. 개연성이 높은 대사가 한 번 대사를 시작하면 다음 대사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로 펼쳐져 격상된 연극을 볼 수 있다.

 

예술적이지 못한 연출의 선택은 수학적인 판단으로 이 연극을 그려나가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종군기자'와 '역사학자'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은 본질에 가깝게 추상화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면서 한 선택임을 의미한다. 결국 관객에게는 배우, 연출, 직업이라는 옷이 아닌 남자와 여자, 인간만이 남게 된다.

 

6월 27일부터 8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서울 종로구 동숭길에 위치한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시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화저널21 이혜연 인턴기자 lhy@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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