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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꽃의 갱도 / 이관묵
 
서대선 기사입력 :  2017/09/1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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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갱도

 

맨홀 뚜껑의 무쇠꽃

무쇠에 뿌리박고 무쇠만 먹고 사는 꽃

 

꽃송이 열고

인부가 들어갔다

또 들어가고 또 들어갔다

꽃 속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어 가고는 아무도 소식 없다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무소식

 

문득,

 

삶이 우리를

황홀하게 유혹할 때가 있다

 

조심하거라

꽃 속은 갱도가 없다

 

# 두렵고, 무서웠을 것이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악취 가득한 맨홀 구멍으로 들어가기 싫었을 것이다. 자식의 학비와 병든 부모님의 병원비가 맨홀 구멍 그 캄캄한 곳에 있지만 않았다면  “맨홀 뚜껑의 무쇠꽃”을 열고 “들어가고 또 들어”가고 싶었겠는가. 돌아 나오는 “갱도”를 끝내 찾지 못한 사람들의 사고가 잦다.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무소식”......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3D(Difficult, Dangerous, Dirty)’ 업종이나 산업체에서 일하는 것을 싫어하는 현상은 우리나라의 경우 1988년 이후 부터라고 한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게 되면서 건설업체와 제조업체 등에서는 심각한 인력난을 겪게 되었다. 1990년대부터 동남아시아 등에서 지옥훈련까지 받아가며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 3D업종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산업의 가장 밑바닥을 받치고 있는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은 대체로 열악하고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일을 하는 분들이 더 이상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가 보완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사람이 먼저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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