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상경투쟁…반응은 ‘싸늘’

금호타이어 노조, 최악의 경영 상황에 빠진 회사 뒤로 한 채 ‘강경’ 모드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7/12/29 [18:16]

금호타이어 노조 상경투쟁…반응은 ‘싸늘’

금호타이어 노조, 최악의 경영 상황에 빠진 회사 뒤로 한 채 ‘강경’ 모드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7/12/29 [18:16]

▲ '금호타이어는 노동자 희생 강요말라'는 피켓을 들고 청와대로 행진하는 노조원. 2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금호타이어지회,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금호타이어 노동자 1천명 상경투쟁'을 벌이며 서울 광화문 앞 세종로에 집결해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 임이랑 기자

 

금호타이어 노조, 최악의 경영 상황에 빠진 회사 뒤로 한 채 ‘강경’ 모드

일각에선 노조 강경 행보 ‘치킨 게임’ 될 것이라 우려 

 

금호타이어 노조가 상경 투쟁을 벌이며 강경 행보에 나섰다. 반면,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강경 행보에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특히 지난 27일 금호타이어가 직원들의 이달 급료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의 강경 행보는 여론의 반응을 싸늘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3년 전 워크아웃 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임에도 노조가 사측을 배제한 채 강경한 태도로 나오는 것에 대해 ‘자기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 금호타이어지회·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조합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 앞 세종로공원에 집결해 “노동자 희생강요 반대, 임금삭감 반대” 등을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했다. 

 

이들은 “지난 9월 27일부로 금호타이어는 자율협약에 의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이하 자율협약)에 들어간 상태”라며 “회사는 이달 12일 노동조합에 자구계획안에 대한 동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사측이 노조에 제시한 자구안에는 △경쟁력 향상 방안(생산성 향상, 무급 휴무, 근무형태 변경 등) △경영개선 절차 기간 중 임금 동결 △임금체계 개선(통상임금 해소) 및 조정(삭감) △임금 피크제 시행 △복리후생 항목 조정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개선이다. 

 

또한 사측은 노사 간의 합의가 지연되거나 경영정상화 시기를 놓칠 경우를 대비해 경영상 정리해고에 대한 계획을 준비한 상태다. 

 

이러한 자구안에 대해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은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 KDB산업은행 앞에 모여있는 금호타이어 노조원들. 금호타이어 노조는 29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DB산업은행 앞에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저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임이랑 기자

 

청와대 행진 종료후 이들은 이날 오후 4시 여의도에 위치한 KDB산업은행 본점 앞으로 자리를 옮겨 투쟁을 계속 진행했다. 

 

김현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지부장은 “단 한명의 조합원도 끝까지 지키겠다는 결의를 담아, 단 한 푼도 양보할 수 없다는 권리를 담아서 인사 드린다”며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지난 5년간 워크아웃 기간에 고통과 희생으로 피눈물 나는 세월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지부장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워크아웃을 졸업한 회사가 또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분담하자고 한다”며 “이처럼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게 채권단의 실세 산업은행”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노조의 이러한 행동에 금호타이어 사무직 직원들의 불만도 팽배하다. 익명을 요구한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회사가 중국 더블스타로 넘어갈 뻔 했을 때도 노조는 매각 반대 집회가 아닌 2016년 임단협 이행을 외쳤다”며 “시도 때도 없이 진행한 노조 파업도 회사의 위기를 불러온 것은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해 비용절감을 해야 채권단이 ‘금호타이어가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 하려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저강도의 경영 정상화가 진행될텐데 노조가 끝까지 저러니 아쉽다”며 “자구안 동의서를 노조 뿐만 아니라 일반직들에게도 보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관련업계에선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내 파벌싸움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가 존폐의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이처럼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위원장 자리를 놓고 노조 내 권력 다툼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상경투쟁에 당혹스러운 눈치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회사는 '급여 미지급'까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고 경영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영업상황도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금은 회사만 더욱 어렵게 만드는 투쟁보다는 금호타이어의 생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실질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채권단과 정부의 지원을 얻어내 구조조정 기간 동안 고통분담의 수위와 기간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명한 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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