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파괴문건 논란 재점화…“무노조 경영체제 버리라”

삼성그룹 계열사 4개 노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 진행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4/03 [17:40]

삼성 노조파괴문건 논란 재점화…“무노조 경영체제 버리라”

삼성그룹 계열사 4개 노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 진행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4/03 [17:40]

삼성그룹 계열사 4개 노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 진행

“SNS검열·감시·협박·부서발령 그만두라…삼성그룹이 노동3권 인정해야”

‘이재용 면담요청서’ 전달 과정에서 몸싸움 일기도…노조 “끝까지 투쟁할 것”

 

최근 검찰이 ‘삼성그룹 노조파괴문건’ 등이 담긴 외장하드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그룹 4개 계열사 노조가 거세게 들고 일어났다. 

 

노조원들은 자신들이 받은 피해사례를 하나하나 공개하며 삼성그룹을 향해 “노조탄압을 그만두고 무노조경영체제를 버리라”고 촉구했다. 

 

▲ 3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본관 앞에서 노조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박영주 기자

 

3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본관 앞에는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지회, 삼성웰스토리지회, 전국서비스산업노조 삼성에스원 노조가 모였다. 이들은 삼성그룹을 향해 △노조활동 인정 △노조탄압행위 금지 △교섭참여 △직접고용 등을 요구했다.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2013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S그룹 노조탄압문건을 공개했을 때,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때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2명의 열사를 떠나보내야 했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했으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금속노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사장(미래전략실장), 삼성에버랜드 임직원 등 10명을 고발했지만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삼성에버랜드 부사장 등 4명도 벌금 500만원~1천만원 약식기소로 끝났다. 

 

이후 삼성그룹의 대응은 문제투성이였다. 삼성은 처벌받은 4명을 오히려 승진시키고, 노조방해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며 불법사찰과 인사발령, 회유와 협박 등을 일삼았다. 

 

마이크를 잡은 박원우 전국금속노조 삼성지회 지회장은 “삼성은 스스로 ‘관리의 삼성’이라 자부하는데, 정치권에 뇌물을 상납하고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노조를 파괴하는 것이 삼성의 관리법”이라 규탄했다. 

 

그러면서 “삼성그룹이 삼성지회를 무력화 시키려고 에버랜드 노조라는 알박기 어용노조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 노조는 회사의 지시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움직이고 노동자를 탄압하는 어용노조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 장관 직권으로라도 이들은 즉각 해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임원위 삼성웰스토리 지회장은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공개됐지만 삼성그룹은 직원의 컴퓨터와 메신저를 훔쳐보고, 노조에 가입하면 업무가 힘든 다른 부서로 발령을 시켜버렸다. 정기인사 명목으로 주거지와 90km떨어진 곳에 발령을 내고는 힘들다고 하면 명예퇴직을 유도했다. 이것이 삼성이 자랑하는 시스템”이라고 폭로했다. 

 

 © 박영주 기자

 

장봉렬 삼성에스원노조위원장은 “삼성그룹은 노조 무시를 일관하고 있다. 2월2일 1차교섭을 시작으로 총 5차례 교섭하고 있지만 단체협약 전문도 살펴보지 못했다”며 “교섭공고 후 삼성에스원노동조합이 과반수 노조로 확정됐음에도 확정공고 하루전날 페이퍼 노조인 한마음협의회와 개별교섭을 하겠다는 꼼수를 부렸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그룹은 SNS통제까지 자행하고 있다. 에스원노조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 밴드에 노조관련 내용과 삼성그룹 비판 내용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게시글이 올라오자 마자 24시간 검열과 게시글 무단 삭제가 이뤄졌다.   

 

일련의 폭로가 이어진 후,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스스로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 지회장은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은 1977년이다. 선대회장이 남긴 무노조 경영방침은 이제 중단이 아닌 폐기돼야 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인정하는 것이 첫 번째 시작”이라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라는 그룹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수많은 간접고용 하청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다. 이들에 대한 직접고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년 넘도록 농성을 지속하고 있는 반도체 노동자들에게 삼성그룹차원에서 산재피해사실을 인정하고 사과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직후 '이재용 부회장 면담요청서'를 들고 본관 안으로 진입하려는 노조원들과 에스원 경비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영주 기자

  

이날 모인 노조위원장들은 기자회견 이후 ‘이재용 부회장 면담요청서’를 들고 삼성전자 본관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에스원 경비원들과 10여분간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노조위원장들은 “비록 면담요청서를 전달하지는 못했지만, 4개 노조는 투쟁계획을 수립하고 끝까지 강경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면담요청서를 우편으로 보내기로 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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