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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거미보다 아름답지 않은 2 / 이병철

서대선 | 기사입력 2018/08/13 [08:31]

[이 아침의 시] 거미보다 아름답지 않은 2 / 이병철

서대선 | 입력 : 2018/08/13 [08:31]

거미보다 아름답지 않은 2

 

누구도 거미를 흉내 낼 수 없어요

날개를 떼어낸 나비 몸통을 거미 밥으로 먹여요

여자아이들이 소리를 질러요

 

거미보다 아름답지 않은 세상으로 도망치려고?

끈적거리는 내 숨이 닿지 않는 세상으로?

 

# '거미는 작아도 줄만 잘 친다'. 겉모습과 다르게 재주가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재주도 많고 사람에게 유익하지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외모 때문에 환영 받지 못할 뿐 아니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거미”들이 우리 곁을 떠나버리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거미”가 사라지게 된다면 우리 주변에는 파리, 모기, 바퀴벌레가 극성을 떨 것이다. 숲 속 나무들도 해충에 시달리게 되고, 농작물도 벌레들의 공격에서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거미”는 어른이나 소아의 고환염이나, 소아의 복막이 결핵성 병변으로 부풀어 올랐을 때 치료용으로 사용된다고 하였다. 또한 납거미는 코피가 흐르는 증상이나 쇳덩이에 부딪쳐 피가 멈추지 않을 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거미가 주는 피해라면 거미는 자신의 배설물을 스스로 분리수거하지 못한다. 거미줄에는 “끈적거리는”성분이 들어 있어 건물 벽을 더럽히는 것이다. 극소수의 거미가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지만 심심풀이나 재미로 독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최근 남쪽지역에는 입주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아파트 외벽에 “거미” 떼가 몰려들어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고 한다. 아파트 불빛을 따라 달려드는 나방이 집단을 본 근처 강변 늪지대 “거미”들이 해충을 잡으려 몰려온 것이다. “거미”들을 아파트로 불러들인 것은 아파트 불빛일까? 나방이 일까? 아니다. “거미보다 아름답지 않은” 인간들이 주변 생태환경에 대한 배려 없이 벌인 욕심의 결과이리라.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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