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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경피용BCG백신 비소 검출 숨긴 일본정부

백신 자체엔 문제 없어…첨부용액인 식염수에서 비소 검출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11/08 [15:43]

[팩트체크] 경피용BCG백신 비소 검출 숨긴 일본정부

백신 자체엔 문제 없어…첨부용액인 식염수에서 비소 검출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11/08 [15:43]

백신 자체엔 문제 없어…첨부용액인 식염수에서 비소 검출돼

대체품 없어 3개월간 숨긴 日 당국 초기대응에 문제 있었다

식약처, 발 빠른 대처에도 청원 쇄도…과도한 국민 불안은 피해야

 

1세 미만 영아에게 접종되는 경피용BCG백신의 ‘첨부용액(생리식염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비소가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청원이 수백건 올라오고 식약처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백신은 일본에서 제조된 데다가 첨부용액에 비소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석달이나 늑장 공표한 것은 일본정부인 만큼 책임소재는 우리 정부가 아닌 일본정부에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백신에서 비소가 검출된 것이 아니라 식염수의 일종인 첨부용액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며, 함유된 비소의 양은 극히 미량이어서 인체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만큼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감이 과도한 수준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현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경피용BCG백신과 관련한 청원이 쇄도 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사실과 다른 주장도 많다.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쳐)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결핵예방을 위해 1세 미만 영아에게 접종되는 도장형 경피용BCG백신 첨부용액이 일본약전 비소기준을 초과해 일본후생성이 출하를 정지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정작 일본 후생성에서는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 건강영향평가 결과,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제조소 출하 정지 조치만 취했을 뿐 제품 회수는 하지 않았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식약처는 일본 후생성보다 철저하고 발 빠른 대처를 진행했다. 일본 후생성으로부터의 발표 직후 즉각 우선적으로 제품 전량회수를 결정하고, 혹시 모를 불편함에 대비하고자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를 동원하기도 했다. 

 

늑장대응으로 질타를 받아왔던 식약처로서는 이번에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과 달리 많은 국민들은 불안감에 애먼 식약처를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 정보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마치 ‘백신 자체’에 비소가 들어간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는데, 실상은 백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첨부용액인 ‘생리식염수’에서 비소가 검출된 것이었다. 

 

▲ 피내용 백신과 경피용 백신의 차이점. 이번에 비소 기준을 초과해 회수조치를 받은 제품은 경피용 백신으로, 백신이 아닌 첨부용액에서 비소가 검출됐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사실과 다른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피용BCG백신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GC녹십자가 생산한 자체 피내용BCG백신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식약처는 일본과 달리 즉각적으로 제품회수를 진행할 수 있었다. 현재 일선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되는 백신은 국내에서 생산된 ‘피내용 BCG백신’이다. 

 

비소 축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 역시 과도한 불안으로 이어져선 안되는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에는 미량의 비소가 있으며,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에도 비소가 있어 축적 자체를 피할 수는 없다.  

 

ICH Q3D 가이드라인에 따른 비소(주사) 1일 최대 허용량은 1.5㎍인데, 이번에 경피용BCG백신의 첨부용제에 함유된 최대 비소량은 0.039㎍(0.26ppm)이다. 이는 1일 최대 허용량의 1/38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BCG백신을 한평생 1회만 접종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며, 이로 인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식약처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전량 회수라는 결정을 자체적으로 내렸다. 식약처로서는 사태 발생 직후 적절한 대응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늑장대응 논란 역시 책임소재는 일본에 있다. 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보건당국인 후생노동성은 8월9일 백신 제조업자인 일본BCG제조로부터 기준치를 넘는 비소가 검출됐다는 보고를 받고 제품 출하를 중단시켰지만 대체품이 없다는 이유로 회수를 하지 않았고 즉각 공표하지도 않았다. 

 

후생성이 이러한 내용을 공표한 시기는 사태를 인식한지 3개월이 지난 이달 초였다. 백신 자체에 문제가 없었고, 첨부용액을 담은 유리 용기가 가열공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비소가 녹아나온 만큼 인지가 늦어졌기 때문이었다.

 

일본에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식약처에게도 남은 숙제는 있다. 

 

이전에 나온 제품들에도 비소가 섞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일본 당국에는 정식으로 항의를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선 보건소에 유통되는 국산 피내용BCG용액도 보다 철저히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겠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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