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사태’가 남긴 것… 정의·상식·공정을 위한 진통

혼돈의 가장자리를 벗어나 ‘정상사회’로 돌아가야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19/10/15 [16:16]

‘조국사태’가 남긴 것… 정의·상식·공정을 위한 진통

혼돈의 가장자리를 벗어나 ‘정상사회’로 돌아가야

최병국 기자 | 입력 : 2019/10/15 [16:16]

혼돈의 가장자리를 벗어나 ‘정상사회’로 돌아가야

 

지난 두 달여 우리 사회를 극심한 분열과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던 ‘조국사태’가 14일 조국 장관의 전격 사퇴로 매듭지어졌다. 35일간 직무를 수행한 조 장관은 역대 여섯 번째로 단명한 장관이다. 조국사태가 남긴 명암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를 살펴본다.

 

법무부 장관史, 조국 장관과 가치관의 혼동

 

법무부는 초대 이인 장관(1948년 8월 2일~1949년 6월 5일)부터 제66대 조국 장관(2019년 9월 9일∼2019년 10월 14일)이 임명되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역대 법무부 장관 중 가장 임기가 짧았던 장관은 지난 2001년 ‘충성서약 문건’ 파장으로 취임 43시간에 퇴진한 제50대 안동수 장관(5월 21일∼5월 23일)이다. 다음으로 제42대 박희태 장관이 딸 편법입학 의혹으로 취임 9일 만에 퇴임했고, 제48대 김태정 장관은 옷 로비 파문으로 취임 14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 조국 법무부 전 장관(사진=문화저널21 DB/자료사진)

 

그리고 제12대 이병하 장관은 5·16군사정변으로 취임 15일 만에, 제35대 정치근 장관은 ‘이철희·장영자 파동’의 민심 수습 차원에서 취임 33일 만에 직을 내려놓았다. 35일간 재직했던 제66대 조국 장관이 그다음이다.

 

이들의 퇴임에는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또 시대 상황이 혼재돼 있었다. 안동수, 박희태, 김태정 전 장관들은 모두 취임 15일 이내 퇴임했고, 이병하, 정치근 전 장관은 정변 또는 정치적 차원에서 경질됐다. 이 5명의 경질로 인한 파동은 미미했다.

 

그러나 조국사태는 사회를 분열과 혼란으로 몰고 가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진보와 보수 각 진영이 군중대회를 개최하는 촉매제가 됐다. 그야말로 조국이냐, 아니냐가 최고 화두로 극심한 혼란을 불러왔다. 정의·상식·공정 따위의 규범에 대한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정의·상식·공정’ 훼손한 조국사태의 명암(明暗)

 

조국사태는 마치 해방 전후 좌·우익의 대립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균형과 이성은 사라지고 모두가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원초적 규범인 정의, 상식, 공정이라는 개념 자체가 진영논리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거나 변질됐다. 그 속에서 경쟁과 협력이라는 공존의 시스템마저 무너졌다.

 

양측의 대립 구도는 ‘조국 수호·검찰 개혁’과 ‘조국 사퇴·대통령 사과’였다. 어느 쪽 할 것 없이 무엇이 상식이고 정의인지조차 엉뚱한 진영논리로 포장하면서 혼란을 더했다.

 

지난 두 달은 상식과 중도가 터 잡을 공간마저 없었다. 그러나 ‘이것은 아니다’라며 참지 못한 중도층의 함성으로 새로운 물줄기가 형성됐다. 즉 민심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작은 물방울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강물이 되고 날로 불어났다. 어쩌면 불원 둑을 무너뜨릴 정도다.

 

비록 만시지탄이지만, 조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 강둑의 터짐을 막았다. 그리고 대통령의 간접 사과로 분노는 저항의 몸부림을 접고 안타까운 눈물로 변해가는 상황이다.

 

▲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사진=문화저널21 DB/자료사진)

 

이념전쟁이 막을 내리면서 상황은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쟁이 끝난 뒤 포탄의 웅덩이 속에서 각 진영은 승리 혹은 비탄의 함성을 지르면서 ‘멘탈 붕괴’ 상태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짙은 어둠 속에서 밝아오는 새벽의 빛을 향해 절규하는 무리의 꿈틀거림과 같았다.

 

조국사태는 정의사회 실현을 위한 역사의 필연 

 

지난 8월 9일 내정부터 10월 14일 사퇴까지 66일간의 ‘조국사태’는 우리 사회가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했다. 여기에 국민감정과 괴리된 궤변과 ‘우리 편의 불법·탈법은 끝까지 눈감고 가겠다’라는 진영논리의 민낯까지 횡행했다.

 

그 과정에서 터져 나온 중도층의 함성은 상식과 순리, 정의와 진실의 두터운 벽이자 이러한 절대적 규범에 대한 재확인이다. 또한, 새로운 전진을 위한 역사의 필연이다.

 

조국사태는 우리에게 이렇게 값비싼 결과물을 선사했다. 합법, 불법의 차원을 넘어 고위급 인사의 ‘국민정서법 일탈’을 엄중히 경고하면서 ‘국민 눈높이’라는 사회적 장벽을 구축했다. 공정과 정의사회를 향한 질적 변화가 시도된 것이다.

 

어쨌든 혼란의 온상지였던 조국사태는 조 장관 사퇴로 막을 내렸다. 이제 정의, 상식, 공정의 절대적 규범을 무너뜨리지 말라는 함성은 역사의 화살이 되어 우리의 산야에 깊숙이 박힐 것이다. 이제부터는 선악을 분별하는 정상사회로 회귀해야 한다. 산과 물은 바뀔 수 없으며, 진실은 오직 하나뿐이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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