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부동산정책은 계속된다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0/01/15 [11:16]

무책임한 부동산정책은 계속된다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0/01/15 [11:16]

  © 문화저널21 DB

 

“5년 전에 피 1000만 원 주고 4억 중반에 구입해 살고 있는 아파트가 호가 9억 원에 매물이 올라왔더라. 우리 동네도 집값이 더블이네.” 2015년 결혼을 앞두고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친구의 전화 한 통이었다. 이 친구는 투기가 아닌 자신이 살 집인 e편한세상화랑대 신축 매물을 4억 원 중반대에 구매해 5년이 지난 지금 약 4억 원 이상의 불로소득을 거둔 셈이다.

 

이쯤되니 흔히 서울에서 ‘집을 언제 어디에 사는 게 좋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 대다수 사람은 “바로 지금, 서울 아무곳이나”라는 말을 한다. 서울 집값은 언제나 상승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상승장이었던 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인 2015년 서울 주택시장에는 서울 수요가 넘쳐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여력도 충분했다. 조금만 노력하면 비싸지만 그래도 어떻게 내 집을 마련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도 있었다.

 

실제로 참여정부 부동산 가격 폭등 이후 2번의 정권에서는 규제 완화와 별다른 정책이 없었음에도 부동산 가격이 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3년 동안 18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시장과 반대되는 신호를 보내왔다. 

 

지난해 국민과의 대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일관되게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며 자화자찬한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면서도 임기 중 부동산 상승 급증 원인으로 전 세계적인 유동자금 과잉과 저금리 기조를 꼽았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수도권 부동산 급등은 모멘텀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상승장을 이끄는 결과를 초래해왔다.

 

9억 원 이상 주택을 규제하는 12·16 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일부 대단지를 중심으로 갭메우기 등 전세가가 폭등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설익은 땜질식 부동산규제가 오히려 규제> 급등> 규제> 급등의 양상으로 투기 수요에 확신만 더 해준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주택 폭주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답안지인 보유세 인상, 거래세 인하에 대해서는 “(이전 정책으로)보유세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하고 거래세에 대해서는 “시장 동정을 보겠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급격하게 상승한 부동산 가격은 원상회복되어야” 한다면서 “더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는 대책만 강조했다.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추상적인 발언과 12.16과 같은 기습, 끝없는 대책을 내놓겠다는 추상적인 기조로는 부동산을 잡을 수 없다. 부동산을 시장이 아닌 정책으로 잡고 싶다면 예컨대 ‘몇 년 동안 보유세를 몇 퍼센트 올릴 것’이라는 등 구체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으로 시장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 정체성 없이 시장을 봐가면서 정책을 만들겠다는 무책임한 태도가 정치에서는 먹혔겠지만, 시장은 다르다는 점을 뒤늦게라도 인지해야 할 때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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