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깐족 vs 옆에서 아부'…홍준표-한동훈, 거친 설전 벌인 토론회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5/04/28 [14:16]

'앞에서 깐족 vs 옆에서 아부'…홍준표-한동훈, 거친 설전 벌인 토론회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5/04/28 [14:16]

▲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채널A 스튜디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나선 홍준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서로를 지목해 토론회를 벌였다. / 국민의힘 제공


지난 25일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2차 경선 맞수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앞에서 깐족’, ‘옆에서 아부’ 등 거친 표현을 주고받으며 격렬히 맞붙었다. 두 후보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론을 놓고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설전을 벌였다. 이날 거친 토론이 후보 선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깐족 후보 vs 아부 후보'…거친 공방에 후폭풍 우려

 

이날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는 ‘지난해 12월 3일 당 대표였으면 계엄을 막았을 것인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제가 당 대표였으면 계엄도 탄핵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사사건건 깐족대고 시비 거는 당 대표를 두고 대통령이 참을 수 있었겠느냐”며 계엄 당시 당 대표였던 한 후보에게 책임을 돌렸다.

 

한동훈 후보는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대통령실을 협박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며 기분을 맞춰준 사람이 계엄의 책임이 있다”고 역공을 펼쳤다.

 

또 ‘윤 전 대통령을 왜 배신했느냐’는 질문에는 “계엄을 막아야만 했다”며 “그래야 보수도, 대한민국도 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 후보는 “계엄을 막은 것은 야당이고, 한 후보는 숟가락만 얹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 대표가 계엄 선포 사실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솔직히 계엄 유발과 탄핵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게 어떤가”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이에 한 후보는 “(당시) 여당 대표로서 굉장히 죄송하다”면서도, “홍 후보는 아직도 계엄을 옹호하는 입장으로 보인다”며 “국민들과 지지자들에게 큰 부끄러움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한 후보는 홍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추가 공격에 나섰다. 홍 후보가 지난해 7·23 전당대회 당시 당원 약 63%가 한 후보를 당대표로 선택한 것에 대해 “당원들이 정신이 나갔다”고 한 발언을 거론하며 “제가 아닌 당원들을 비판한 것인데, 사과하겠느냐”고 묻자 홍 후보는 “사과하라면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홍 후보는 “22대 총선에서 참패한 사람을 다시 당대표로 들이니 '정신 나간 사람들 아닌가'라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 후보도 “(홍) 후보님이야말로 패배의 아이콘”이라고 직격했다.

 

또 윤 전 대통령과 홍 후보가 지난해 4·10 총선 직후 관저에서 가진 대화 내용도 쟁점이 됐다. 홍 후보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이 한 후보가 총선에서 이겼다면 총리로 임명하고 후계자로 삼으려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천만에, 저는 (지난해) 1월에 이미 사퇴 요구를 받았다”며 “거짓말하시면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자당 후보끼리의 맹폭…국민의힘 지도부 '화합 불능' 우려

 

이날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금도를 넘은 공격을 이어가며 평소 쌓인 감정을 터뜨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자당 후보들 간의 경쟁이라기보다 상대당 후보들과의 맞대결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거친 설전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시한폭탄처럼 잠재되어 있던 홍준표-한동훈 간 충돌이 결국 폭발한 것이다. 이날의 설전만 봐도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 향후 함께 당을 이끌어 가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종 후보로 누가 선출되더라도, 패한 쪽의 지지를 얻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격돌이 후보 선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27~28일 당원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29일 결선 진출 후보 2명을 발표한다. 29일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경선은 종료되지만, 현재 김기현·홍준표·한동훈 3강 구도가 팽팽한 만큼 최종 후보는 5월 3일경에야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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