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중도층 사냥’ 도중 태극기 품는 주호영

공수처법 처리 못 막고 태극기 세력과 회동 나서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12/11 [11:46]

[프레임] ‘중도층 사냥’ 도중 태극기 품는 주호영

공수처법 처리 못 막고 태극기 세력과 회동 나서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0/12/11 [11:46]

공수처법 처리 못 막고 태극기 세력과 회동 나서 

김종인 李‧朴 사과와 반대되는 행보, 갈라선 ‘투톱’

‘태극기라니, 역시 안되는구나’ 돌아서는 중도층 

산토끼 설득할 시점에 집토끼 공략, 실패할 전략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난여론을 발판 삼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겠다며 ‘중도층 공략’에 나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와는 별개로,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태극기 세력을 포함한 강성보수 계열 대표들을 만나는 등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당의 공수처법 처리를 막지 못한 뒤, 첫번째 행보로 이재오‧김문수‧정규재‧홍준표 등 강성 보수는 물론 극우세력까지 함께 모임을 가지면서 본격적인 ‘우클릭’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수처법 강행처리를 빌미 삼아 중도층을 설득해 이들을 거대한 세력으로 만들어야할 국민의힘이 또다시 우클릭에 나서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정권심판의 가능성 마저 발로 걷어차버린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지난 10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의 주도로 마련됐으며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홍준표‧윤상현 무소속 의원 등 강성보수 정치인은 물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정규제 펜앤드마이크 대표 등 태극기 세력까지도 참석했다. 

 

주 원내대표는 “현실 인식과 처방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문재인 정권이 조기 퇴진하고 폭정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데는 다른 생각을 가진 분이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고, 참석한 이들은 보수‧우파 진영이 모두 모여야 한다며 ‘대동단결’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이러한 주 원내대표의 ‘집토끼 공략’ 행보는 오히려 지금 시점에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수처법 처리 강행에 대한 의문점은 물론 우려의 시선을 내비치고 있는 다수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적기임에도, 오히려 태극기 세력과의 만남 등으로 우클릭 행보를 보여주면 중도층이 다시 국민의힘으로부터 고개를 돌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주 원내대표의 행보에 많은 여론은 “역시 국민의힘은 안되겠다”, “국민들은 정말 믿을 구석이 하나도 없다”, “지금 정부여당이 참 야당 복은 넘친다”, “아직 멀었다. 뭐가 문제인지를 여전히 모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대부분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실망한 중도층이다. 

 

최근 다수 여론조사에서 보면 민주당의 행보에 불만을 품은 중도층이 일부 국민의힘으로 옮겨가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대폭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중도층에 머물러있기만 한 여론이 국민의힘으로 이동한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민주당을 넘어서며 오를대로 오른 지지율이 고무적일 수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전략은 국민의힘으로 새롭게 진입한 이들을 세력화시키는 일이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산토끼(중도층)들을 확실한 집토끼로 만들어야 무너지지 않는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사과’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어차피 필리버스터를 한들 압도적 수적열세를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야당의 저항에도 여당의 힘을 막을 수 없다는 모습을 보여준 뒤 과거로부터의 결별을 선언하며 정부여당에 날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계산이었다. 

 

이런 시점에 나온 주호영 원내대표의 집토끼 공략 전술은 국민의힘에 막 발을 들여놓았거나 발을 들이려 하는 산토끼들에게 ‘거부반응’을 불러 일으키기 쉽다. 

 

공수처법 강행의 위법성을 설명하기 위한 필리버스터에서 불과 3시간의 시간 밖에 쓰지 못했다면 더더욱 중도층에게 정부여당의 횡포를 설명할 시간을 충분히 들여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프지만 극우세력과는 선을 긋고 감정적 대응보다는 이성적 설명에 투자해야만 한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의 전날 모임은 밖에서 뺨 맞고 부모님께 달려가 억울하다고 우는 어린아이의 행보와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정부여당에게 뺨을 맞았다면 얼마나 부당하게 폭력이 이뤄졌는지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 급선무인데 골수 지지층과의 회동에 참석했다는 것은 ‘위로를 받고 싶었다’는 감정에 불과한 결과물인 셈이다. 

 

▲ 지난 10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김종인 “당의 할일 따로 있다. 과거처럼 투쟁할 수 없어”

기로에 선 국민의힘, 과거로의 회귀 vs 과거와의 결별

 

일각에서는 주 원내대표의 모임을 시작으로 과거 황교안 체제 때처럼 장외투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물론 태극기 세력을 필두로 한 이들은 장외투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결국 야당은 국회 안에서 싸워야하는 것이 숙명이다. 이는 황교안 대표 당시 어떻게 장외투쟁 전략이 실패했는지를 돌아보면 잘 알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주 원내대표가 참석했던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대해 “과거처럼 범야권 연대 개념을 가지고서 투쟁할 수 없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당은 당의 할 일이 따로 있고, 외곽에 있는 시민단체는 시민단체 나름대로의 일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것을 혼돈해서 할 필요는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쉽게 말해 감정보다는 이성을, 집단행동보다는 제대로 된 전략을 앞세워야 한다며 주 원내대표 쪽을 단속하고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전날 모임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주호영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당내 인사들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느냐,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느냐의 기로에 선 모습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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