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단일화 운명’…성공한 與, 흔들리는 野

오세훈‧안철수 여론조사 방식 놓고 협상 결렬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3/18 [10:13]

엇갈린 ‘단일화 운명’…성공한 與, 흔들리는 野

오세훈‧안철수 여론조사 방식 놓고 협상 결렬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3/18 [10:13]

오세훈‧안철수 여론조사 방식 놓고 협상 결렬돼

치킨게임 양상 보이는 野단일화, 감정의 골 깊어져 

박영선, 김진애와의 단일화 성공…단일후보로 선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18일 본격적인 후보등록 일정이 시작됐지만, 여야의 단일화 상황은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며 범여권 단일 후보로 올라섰지만, 야권에서는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전날밤 협상이 무산됐다. 

 

18일 오전 극적으로 협상을 이끌어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여론조사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황인데다가 일각에서는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19일까지 양측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야권 단일화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비전발표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野 단일화 치킨게임…여론조사 진행 방식 이견

후보등록 이전에 여론조사 조차 제대로 진행 안돼

깊어진 감정의 골…단일화 이뤄져도 협력 가능할까

 

전날 밤 9시 넘어서까지 진행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양측은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와 관련해 유‧무선전화 방식을 포함할지 여부 등을 놓고 충돌했다. 

 

당초 17일에서 18일 사이에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19일에 단일후보를 선출한다는 것이 두 후보가 밝힌 구상이었지만, 17일 밤까지 진행된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첫 단추부터 어긋난 양상이다.   

 

안철수 측에서는 가상대결 방식으로 단일화 여론조사를 진행하되 그동안 주장해온 것과 동일하게 무선조사 100% 등의 방식을 도입하자고 내세웠지만, 오세훈 측에서는 가상대결을 통한 후보 확정은 새로운 방법이고 전례가 없는데다가 합산도 쉽지 않다며 정확성을 위해 유선전화 비율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질문 역시도 안철수 측에서는 ‘경쟁력’을 묻는 것을 내세우고 오세훈 측에서는 ‘적합도’를 물어야 한다고 팽팽하게 맞섰다.  

 

오후 9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진행하면서 협상단은 서로의 제안을 일부 수용하기로 의견을 굽히기도 했지만 끝내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오세훈 측에서 ‘경쟁력+유선전화 비율 10%’ 안을 제시하자, 안철수 측에서는 ‘가상대결+유선전화 비율 10%’라는 수정제안을 꺼내들었다. 이후 안철수 측에서 다시 가상대결이 어렵다면 ‘경쟁력‧적합도 각각 50%+ 무선조사 100%’라는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결국 양측은 입장을 좁히진 못했다.

 

양측은 일단 18일 오전 다시 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서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된다면 곧바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9일 최종 단일후보를 발표하고 등록까지 마친다는 구상이지만, 이마저 무산된다면 각자 후보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협상 전후로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만큼 단일화가 이뤄지긴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극적으로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앞서 안철수 후보가 언급했던 ‘아름다운 단일화’와는 거리가 멀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 협상이 연일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해 안철수 후보를 겨냥 “단일 후보가 되려면 자기 고집만 부리면 안된다”며 “떼쓰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을 이어갔다. 

 

안 후보 측은 자신들이 제안한 수정제안을 굽힐 의사가 없는 상태다. 안 후보는 “공평하고 합리적인 방안이고, 국민의힘 요구도 충분히 수용된 안인 만큼 긍정적 화답을 기대하고 있다”며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양측이 서로 자신이 단일화 후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만큼,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다른 쪽이 전심전력으로 도와줄지 여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 김진애 열린우리당 후보(왼쪽)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양측은 17일 후보 단일화에 성공해 박 후보가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사진=박영선 캠프)

 

이변없이 단일화 마무리 지은 범여권

박영선, 김진애 꺾고 단일후보로 결정돼

“사랑의 자물쇠 걸고 왔다…같이 이기자”

 

이처럼 야권에서는 단일화가 협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난항을 겪는 것과 달리, 범여권에서는 이변없이 무난하게 후보 단일화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 양측은 16일에서 17일간 가상번호를 이용해 서울시민 6만명 투표와 당원투표를 50% 반영한 결과, 박 후보가 단일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단일화 결과 발표 이후 김 후보는 결과에 승복하며 “이제 씩씩하게 이기자. 열린민주당과 민주당이 같이 승리하는 선거를 만들어가자. 당당하게 이슈 파이팅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마지막 일정으로 남산 정상에 올라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을 위한 사랑의 자물쇠를 걸고 왔다며 “같이 이기자”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김 후보의 메시지에 박영선 후보 역시 “매우 유쾌한 단일화 여정이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는 말이 있다. 승리를 위해 이제 하나가 된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는 후보등록일 기간에 맞춰 공식 후보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유세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야권 단일화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별다른 흥행요소가 없었던 만큼 반등의 여지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의 시각이 많은 상황이다. 

 

현재 여당 내에서는 후보등록 일정이 끝나고 야권 단일화 상황도 마무리가 된다면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 기대하는 모양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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