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신물난다" 정치 보다는 행정·경험 택한 서울시민

최재원, 강도훈 기자 | 기사입력 2021/03/24 [10:15]

"네거티브 신물난다" 정치 보다는 행정·경험 택한 서울시민

최재원, 강도훈 기자 | 입력 : 2021/03/24 [10:15]

서울에 사는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로 서울시장 자리는 정권의 향방을 미리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정책이 가장 맞닿아 있기도 한 서울이기에 이번 시장선거는 차기 대권을 가늠할 수 있는 표출된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 문화저널21


부동산 정책 두고

네거티브 택한 나경원, 안철수 패배

나홀로 속도조절 ‘행정’ 강조한 오세훈 승리

 

지난 23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누르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서울시민 3200명을 대상으로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오 후보가 승리했다고 공식발표 했다.

 

당초 정가에서는 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무게를 뒀다. 정통적으로 정가가 민심보다는 정치적 기세나 위상을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충족하는 후보는 안철수 후보였던 셈이다. 하지만 서울 민심은 달랐다.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유권자들이 정권 심판론을 위해 제1야당에 힘을 실어준 결과라고 내다보고 있지만, 경제∙부동산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부동산 정책의 경험’이라는 점에서 오세훈 후보를 선택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안철수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두고 “서울에 5년간 74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공약을 내놨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 소속 지자체는 지속적인 규제로 부동산 시장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양질의 저렴한 주태을 공급해야 할 책무를 내팽개쳤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급하고, 어떤 방식으로 공급량을 채울 것인지에 대한 플랜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지금 정부는 무능력하며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는 네거티브 형태의 발언이 중요시됐다.

 

앞서 오세훈 후보에 패했던 나경원 후보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는데 나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부동산 정책은 재산세 50% 감면, 10년 간 70만호의 주택 공급, 각종 규제 완화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공약 역시 실질적인 가능성에는 ‘글쎄’라는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문 정부를 향해 세금폭탄, 규제남발, 전임정부 탓만을 반복했다며 네거티브에 중점을 둔 공약을 발표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슬로우 스탭을 밟는 모습이다. 상대 후보들이 몇십만호 공급 등을 외칠 때 오 후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상대 후보들이 낸 공급 정책을 두고 “서울에 지금 380만 가구가 사는데 5년간 74만 가구를 짓는다는 게 균형이 맞느냐”라며 “시장을 하려면 그 정도 판단 능력이 있어야 한다”라는 등 나홀로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민은 과대포장된 공약이나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정치적 네거티브 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했다는 점을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것이다.

 

오 후보의 또 다른 강점은 서울시의 행정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오세훈 후보는 서울시장 재직 당시 이명박 정권과 합을 맞췄는데 개발에 집중됐던 정권 이미지와 달리 서울 부동산 시장은 안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높다. 물론 오 후보에게는 내곡동 부지 등 재개발과 맞물린 투기 논란도 있지만 이들 개발과 막대한 양의 공공주택 보급 등으로 인해 강남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고, 추후 평가가 어찌되었던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정책에도 서울 전반에 있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 유권자들은 치솟는 부동산 시류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데다 매매난, 전세난, 월세난에 허덕이면서 당장 눈앞에 닥친 주거안정 약속을 지키지 못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화살을 정치의 문제로 보고 있다. 서울은 정치를 했던 후보를 버렸고, 행정을 내다본 후보를 선택했다.

 

문화저널21 강도훈 기자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홈페이지 하단 메뉴 참조 (ad@mhj21.com / master@mhj21.com)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