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19 치료제 개발한다더니 ‘쉿 비밀’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1/04/05 [12:00]

[단독]코로나19 치료제 개발한다더니 ‘쉿 비밀’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1/04/05 [12:00]

지난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약진이 눈부셨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기존 급여약제에 비중을 뒀던 업계에 새로운 먹거리 개발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 사업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데 집중을 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신선한 충격을 줬다.

 

시장의 분위기도 업계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증시자금이 제약∙바이오업계에 몰리면서 이를 발판으로 연구개발을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기업들도 적잖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개발진행상황이나 임상모집 과정을 앞다퉈 상세히 공표하는데 바빴다. 행여 실패하더라도 이를 숨기기보다는 빠르게 인정하고 재도약을 예고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장의 실패 인정하기 보다는 기업의 홍보특수를 누리는게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 문화저널21


경남바이오파마, 리퓨어생명과학 ‘코로나19 협약’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없어”

 

지난해 5월 경남바이오파마와 리퓨어생명과학은 연세의료원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공동 연구협약을 맺었다. *경남바이오파마는 사명을 블루베리엔에프티로 변경한다고 3월 31일 공시했다.

 

언론에 보도에 따르면 연세대의료원과 이들 기업은 면역단백체 기반의 코로나19 치료용 항체 개발과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스크리닝 공동 연구에 나선다고 밝혔다. 

 

당시 국내 최초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최준용 교수 연구팀이 지난 4월 말라리아와 에이즈 치료제를 투여해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던 67세 코로나19 중증 환자와 71세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한 결과 환자 2명이 완치 판정을 받으면서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한 혈장 치료가 주목 받았다.

 

이에 경남바이오파마는 리퓨어생명과학과 신약 연구개발 노하우 및 인력을 지원하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최준용 교수 연구팀, 내분비내과 이은직 교수팀이 힘을 합쳐 치료효과를 보인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해 혈장 속 면역단백체를 기반으로 코로나19의 항원(Epitope)을 선별, 이에 대응하는 항체의 CDR 부위 서열 확보를 통해 안정성과 효능이 높은 치료용 항체를 개발해, 대량 생산 가능한 치료제의 개발을 논의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들은 완치자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 단순 투여하는 기존 혈장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들과 달리 분리된 혈장에서 실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항체를 최신의 면역단백체학적 연구법으로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연구의 차별화를 강조했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이 연구개발 과정이나 진행상황을 묻는 취재에 철저히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개발이 정말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안겨주고 있다. 불특정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투입이나 예산할당이 아닌 특수 목적을 가지고 연구계약을 체결한 경우 과정을 언론이나 외부에 공표하는게 일반적이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같은 경우는 기업 홍보 차원에서라도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은 공동연구개발에 대한 비용이나 과정, 효과 등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대응 방식에서도 예민한 모습을 비췄다. 

 

리퓨어생명과학은 계속해 수차례 답변을 거절하다 직접 회사를 찾아가는 등의 과정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대답을 극도로 꺼리는 반응을 보였고, 경남바이오파마는 2주에 걸쳐 해당 사안을 묻고 담당자를 연결해달라는 수차례의 요구에도 ‘자리를 비웠다’, ‘출근하지 않았다’라는 등 답변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연세대학교 측의 상황을 묻기 위해 세브란스 측에도 같은 내용을 문의했지만 담당자는 모든 질문에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경남바이오파마, 리퓨어생명과학의 치료제 연관성

 

경남바이오파마는 1973년 설립된 대표적인 의료용품 회사로 대표 취급 품목은 콘돔이다. 이 밖에도 장갑, 피딩백, 리무버 등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제약사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용품 생산 업체다. 

 

지난해 경남바이오파마는 치료제 협약으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테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코로나19 혈장 치료를 승인한데 테마주로 반짝 주가 상승을 이뤄내기도 했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 등의 바이오 업종으로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경남바이오파마의 연구개발비용은 경남제약이 연결재무에서 제외되면서 연구개발에 수반되는 인건비, 용역비, 연구개발비용 등은 0%로 전혀 없는 상황이다. 싱가폴 소재 아슬란 파마슈티컬즈(ASLAN Pharmaceuticals)사와 항암제 관련 라이선스 계약 중인 내용은 있지만 구체적 계약 도출은 없는 상태다.

 

리퓨어생명과학은 치료제 연구개발 주체인 연세대 의과대학∙의료원과 코로나19 치료제 뿐 아니라 수년 간 ‘섬유증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 조성물’ 등 복수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이들 연구개발 경과나 과정 등을 현재까지 모두 비공개로 하고 있다.

 

물론 바이오∙제약사의 연구개발 항목이 대외비로 공개되지 않는 경우는 많다. 일부 공개가 되더라도 이들 회사가 직접 작성하는 것으로 객관적 검증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치료제는 유행성 전염병이라는 점과 개발주체도 연구개발 뉴스로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성과는 아니더라도 진행상황 정도까지 비밀에 부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워 보인다.

 

제약사 한 임원은 “일반적으로 기업(제약사)의 연구개발 내용은 대외비로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표적신약이 아닌 치료형태 등이 일정부분 공개된 방법을 통해 치료제를 공동개발한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구체적 치료사례까지 공개했음에도 최소한의 과정까지 숨기는 것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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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그리 2021/04/09 [09:45]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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