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당 임지호 화백, 석모도 앞에 울려 퍼지는 울부짖는 생명 미학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1/04/06 [14:22]

산당 임지호 화백, 석모도 앞에 울려 퍼지는 울부짖는 생명 미학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1/04/06 [14:22]

방랑 식객으로 애칭(愛稱)되는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는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유명 셰프로서,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방송출연 및 각종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그는 자연요리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 경 붓을 들기 시작했고, 화업 생활 30년에 이르고 있다. 강화 석모도 앞 산당아틀리에에서 울려 퍼지는 임지호 화백의 울부짖는 생명미학 작품세계를 살펴본다. 

 

음식=작품으로 작가인생 출발. 유명 세프에서 유명화가로의 변환의 꿈

         

▲ 2019. 산당한정식 벤치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임지호 화백 (문화저널21 DB)


1956년 안동에서 출생한 임지호는 어릴 적부터 방랑벽을 시작하여 마침내 음식하나로 정상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며, 방랑 식객으로 널리 애칭(愛稱)되고 있다. 그의 삶은 참으로 다사다난했고, 어찌 보면 눈물서린 삶이었다. 이런 삶의 아픔 등이 음식명인으로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식객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 경부터 그는 붓을 잡기 시작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이렇게 시작된 작업은 어떤 때는 밤을 꼬박 세워가며 화폭 위에 물감을 덧칠하고 흩뿌리면서 혼신의 열정을 쏟아 부었다. 특히 2016년 강화의 석모도 맞은편에 자신이 직접 설계한 2층 건물(산당 한정식)을 오픈 한 후, 2층에 아틀리에를 마련하여 매일 새벽녘까지 작업을 하곤 한다.

 

기자는 지난 해 12월 중순경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해안서로에 위치하고 있는 산당화실을 둘러보고 그의 예술철학 등을 청취했다. 석모도가 마주보이는 해안가에 위치한 산당화실은 2층 건물의 모퉁이에 위치해 있었으며, 캔버스 및 물감 등과 각종 그림들로 즐비했다. 이 좁은 공간이 유명 방랑 식객 임지호 화백이 밤을 지세우면서 작품들을 창작하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니 형언할 수 애잔함이 밀물처럼 밀려 올라왔다. 화실을 나와 70여 평의 2층 벽면을 둘러보니 형형색색의 40〜50점 그림들이 깔끔하게 디스플레이 되어 있었다.

  

▲ 임지호 作  무제(생명의 노래). Mixed media, 130.3x97cm(2017)  © 문화저널21 DB

 

그는 화업 생활 30년에 이르는 현재까지 18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수 천점(3,000〜4,000)의 작품들이 곳곳에 보관되어 있다. 방랑 식객의 위명이 화가의 업적을 살짝 가려버린 상황일 뿐이다. 그의 작품들은 용솟음치는 영감이 분출해 내는 판타지아로서 천업이 화가임을 절규하는 듯한 생명 미학이다. 

 

사실 기자는 지난해 말 산당 화실을 방문하기 전 이미 서울 서초구 소재 ‘최치원아트홀(관장 최진호)’ 등에 보관되어 있는 그의 수많은 작품들을 감상하였으며, 그의 30여년 풍상들이 펼쳐놓은 작품의 메시지와 울림 등에 대해 나름의 의미 등을 파악해 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산당화실을 방문한 것이다.

 

자연요리연구가 산당 임지호 화백! 이 격렬한 인간을 말하려다 보니 우선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부터 난감한 상황이다. 60여년 풍상을 거치면서 그는 이미 자연요리연구가로서 신비를 세계를 구축해 놓았다. 또한 삶의 험난한 역정들을 통해 인간의 붕괴와 삶의 애환들을 골고루 맞본 그는 운명의 필연적 흐름에 따라 30여전 붓을 들었다. 화가로서의 육신을 불태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작품세계 뿌리는 산야에 널려있는 생명(자연식물)이었다. 즉, 요리(음식)와 작품세계를 동일시하며 화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펴낸 ‘임지호의 밥_ 땅으로부터’란 책 서문의 ‘스케치(작품)와 같은 음식, 음식과 같은 스케치’의 염원 등에서 그의 예술철학이 잘 나타나고 있다.

 

▲ 임지호 作  무제(생명의 노래). Mixed media, 130.3x97cm(2019)  © 문화저널21 DB

 

자연요리연구가 산당 임지호 화백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특이한 예인(藝人)이다. 험난한 세파로 인해 대개의 경우 시류에 휩쓸려 유목(流木)처럼 운명을 맡겨버리는 세태에 비춰 임지호 화백은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흐름에 맡겨 버리지 않고, 그 흐름을 자기가 뜻하는 방향으로 돌릴 줄 아는 지혜와 의지를 겸비한 희귀한 품성(稟性)의 영락없는 예인(藝人)인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감수성을 상하지 않았고, 그 어떠한 역경이나 고난 속에서도 도리어 보헤미안의 열정으로 오늘의 삶을 이끌어 내었다. 이는 자기가 할 일을 알고 있었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고독 속에서도 슬퍼하지 않았고, 실의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으면서 강인한 자기의지로 재능을 개화시켜가면서 오늘날의 저명 자연요리전문가로서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하여 자기 속에 무한한 예술광맥들이 분출하는 것을 예지, 이를 견디지 못하여 붓을 들었다. 어언 30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으며, 대작가의 꿈을 안고 더욱 힘차게 노를 저어가고 있다. 일러 섭리(攝理)의 작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작품들은 우주를 향한 내면의 여행이자, 심상(心想)의 물성(색감) 표현

 

임지호 화백의 작품세계는 자연의 뿌리로부터 시작되어 우주를 향하는 내면(자유)여행이 뿜어내는 무심(無心)의 미학이다. 즉, 얽매임을 초월한 자유로운 영혼의 산물로서 명상과 울림의 미학인 것이다. 그는 영감이 풍부한 작가로서 농밀한 색채와 숙련된 필치로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끝임 없이 감성의 상상미학을 뿜어내고 있는 예술지상주의자다.

 

▲ 임지호 作  산- 엘브루즈(2011)  © 문화저널21 DB

 

특히, 그의 작품들은 관람객들을 행복한 상상의 비행선에 태워 우주로의 여행을 떠나게 하는 듯한 온갖 명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고도의 정신성(철학)을 바탕으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종의 ‘초월 미학’ ‘내면 미학’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영감의 판타지아가 울려 퍼지는 감성미학인 것이다.

 

창작과정 등과 관련하여 그는 “의식적으로 무엇을 만들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살다가 막히고 힘들면 처음 출발지로 돌아가서 무심(無心)의 심정으로 그리고 또 그릴 뿐입니다. 통상적 조형방법들은 해체되면서 무의식 상태의 작화과정에서 생명체(오브제)들이 저절로 탄생된 것이며, 이는 내면적 사유(정신, 철학)의 반영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심상(心想)예술을 설명한 것이다.

 

임지호 화백의 작품들은 어느 누구의 것과도 닮지 않았고, 또한 어느 유파에도 추종함이나 경도됨이 없는 독자세계를 휘날리고 있다. 긁어내고 덧칠되어지는 과정에서 내면의 사유(의식·철학) 등이 (저절로)표현되어진 수많은 작품들에서 ‘생명갈구의 외침, 기원, 환생, 너울대는 파도, 푸른 바람의 숨결 등등이 춤을 추면서 사물(우주)의 모든 것이 꿈틀거리고 있다. 영감(독창성)의 측면에서 충분히 평가 받을 만큼 독보(창)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작품들을 세밀히 살펴보면, 부드럽고 날카로운 붓의 움직임 속에서 속도의 변화와 힘의 크기를 적절히 조절(사용)하는 기법으로 미세한 여백의 미를 더함으로서 바람 및 빛과 그림자의 흔적(명상)까지 담아내고 있다. 특히, 서로 다른 물성(색감)을 통한 갈라짐과 뭉침으로 인해 융기와 침강이 되풀이되면서 표면의 질감이 매혹적으로 표현되어 그의 예술세계 기저를 더욱 강화시켜나가고 있다. 어쨌든 그의 예술세계는 감성과 명상의 미학으로서 우주를 향한 내면의 여행이자, 심상(心想)의 물성(색감) 표현이다. 그러므로 마치 진리의 길을 홀로 가듯 먼 길을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 임지호 作 부엉이의 고뇌(Mixed media, 38x46cm(2013)  © 문화저널21 DB

 

미래가 기억할 예술가(화가)를 향한 거센 항해 중.. (향후)위업 더욱 기대

 

예술(미술)은 일상과 현실 속에서 창의적 시각과 미적 감수성을 나타내어 ‘예술은 감동’이라는 명제를 실천하면서, 그 가치와 효용을 드러내야 한다. 파울 클레는 “예술은 가시적인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영혼의 스승인 인도 히말라야 산트 타카르 싱은 “명상은 영혼이 하는 것입니다. 명상은 육체나 마음에 속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만의 독특한 (영혼)예술을 창조해야 하다는 것이다.

 

임지호 화백은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창출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안고 하얀 공간(캔버스)위에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텅 빈 허공 속에서 한 송이 꽃을 피워 낸다는 각오 하에 집중된 생각 속에서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로써 하나의 행성(우주)과도 같은 작가(임지호)만의 작품세계를 구현하면서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

 

이렇게 탄생되어진 작품들은 형언할 수 없는 영감을 불러일으켜 깊은 잠재의식까지 끄집어내면서 명상과 감성의 불꽃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마치 춤추는 듯한 영롱한 색채의 향연은 푸른 바람의 소리마저 멈추게 하면서 의식과 신경세포들을 작품 속으로 몰입시키고 있다.

 

그의 예술은 우주의 본원(本院), 생명의 본질(本質)에 뛰어들려는 박진력의 표출인 동시에 의지와 정열의 결정체로서, 시시각각 유동하면서 현실 속에서 보이지 않는 우주(宇宙)에 대한 꿈을 그려내고 있다.

 

▲ 임지호의 ‘밥_ 땅으로부터’(2020발간. 저자 임지호)  © 문화저널21 DB


살펴본 바와 같이,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 화백은 인간들의 심층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어두운 밤은 꿈꾸는 자의 것, 한 폭의 그림은 어미님의 품이자 마음의 안식처’란 명제의 실천을 위해 영감의 달빛을 쳐다보면서 치열한 예술의지로 창조(창작)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측면에서 임지호 화백은 섭리의 작용에 따른 운명적 작가로 판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절해고도인 산당아틀리에에서 울려 퍼지는 영원을 갈구하는 울부짖는 그의 생명(감성)미학은 생명의 운율을 시각화 해놓은 갖가지 바리에이션으로 광휘를 발휘하고 있다. 또한 ‘미래가 기억할 화가’로서의 고고지성(呱呱之聲)을 울리면서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향후)위업을 더욱 기대하며 변함없는 정진을 당부한다.

 

산당 임지호(Yim Gi Ho. 자연요리 연구가 / 화가)가 걸어가는 길

 

산당 임지호는 그림 개인전 18회와 방송 △더 먹고 가 △정글의 법칙 with 헌터와 셰프 △잘먹고 잘사는법, 식사하셨어요? △인간극장 요리사 독을 깨다 △방랑식객 다큐 7편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99회 △한국 한국인 645회 △KBS MBC SBS EBS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 했다.

 

저서로는 △임지호의 밥 땅으로부터 △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 △방랑식객 맟 △행복이가득한집 △건강단 △우먼센스 △주부생활 △글마루 등 다수의 잡지에 연재했으며, 영화 <밥정 “The Wandering Chef“>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 참가연혁

서울 여성 영화제 1~7회 오프닝 퍼포먼스

전주 국제 영화제 1회 오프닝 퍼포먼스

죽산 국제 예술제 1~4회 요리 퍼포먼스

국립 중앙 박물관 주최 주한 외교관 부인 초청만찬

2008년 일본 동경 긴자 한국의 자연요리 퍼포먼스 / 싱가폴 리콴유 수상 만찬 / 가봉 대통령 만찬 / 북한어린이돕기 자장면 퍼포먼스

2003 UN (국제연합) 한국 음식축제

2004 캘리포니아 사찰 음식 퍼포먼스

2005 독일 슈투트 가르트 음식시연회

2005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르틴호텔 초청 코리안 푸드페스티발

2005 베네수엘라 수교 40주년 한국 음식전

2005 아르헨티나 수교 40주년 코리아 푸드페스티발 부에노스아이레스 쉐라톤 호텔 초청

2006 UN(국제연합) 코리안 푸드 페스티벌

2006 미국 뉴욕 스파크링 코리아 선포식 한류우드상 수상 

2006 미국 푸드아트 표지모델 (12월호)

2006 외교통상부 장관 표창

2006 문화관광부 장관상 표창

2006 경기 으뜸이 선정

2011 경상북도 산채박람회 홍보대사

2012년 스페인 마드리드 퓨전행사 초청 요리퍼포먼스 (한국의 맛)

2013 터키 이스탄불 힐링 푸드쇼

2013 화천 세계 평화 안보 문학축전 24개국대사 초청 만찬 및 음식 퍼포먼스 

2017 청와대 경제인만찬 메인쉐프 외 다수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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