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끼적 그때는 옳고 지금은 틀린 공공재개발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1/04/13 [14:37]

끼적끼적 그때는 옳고 지금은 틀린 공공재개발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1/04/13 [14:37]

LH직원들과 공무원, 선출직 의원들까지 신도시를 둘러싼 투기판의 실체가 수면으로 나오면서 공공성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연일 기존 신도시 물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민간개발’, ‘로또 분양’, ‘택지 민간 매각’을 철회하고 장기 공공임대 공급 확대와 환매조건부 주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경실련, 참여연대는 줄곧 신도시의 공공성 문제를 지적해왔다. 특히 경실련은 현재의 신도시 개발 방식이 집값 상승이 되려 부추긴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쳐왔다. 현재 신도시 개발 방식은 개발 예정지의 땅을 LH 또는 SH가 보상방식으로 매입한 뒤 민간 건설사에 경쟁 입찰 방식으로 개발권과 함께 파는 방식과 공사가 건설 외주사를 선정해 시공을 맡기고 직접 분양에 나서는 방식으로 나뉜다.

 

  © 문화저널21 DB


신도시 개발을 위해 공사가 수용한 땅을 민간에 매각하는 가격은 공공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민간 건설사는 아파트 건설로 천정부지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만큼 어떻게든 땅을 매입하려 높은 가격을 써낸다. 여기에 정부는 이들 건설사가 분양가에 토지비를 건설비와 별개로 시세(매입가+이자)대로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준다. 이 과정에서 분양가는 오르게 된다.

 

정부는 이러한 방식의 신도시 개발을 줄곧 유지해왔다. 시민단체가 정부의 신도시 개발정책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며 비난해온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시민단체는 공공택지에 민간매각을 중단하고 최소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공공주택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단체의 목소리처럼 ‘정책을 당장 회수하고 공공주택을 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적어도 분양을 받지 못해 이미 벼락거지가 되어버린 입장에서는 그렇다.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하는 국내 정서상 임대주택 공급만으로 재산권을 가질 수 있는 일반 분양의 경쟁률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임대주택의 개념이 확립되기 위해서는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집값의 안정이 필요하다. 집값의 안정 여부는 간단히 분양 경쟁률로 볼 수 있는데 경쟁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분명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또는 불안심리)가 어느 정도 소거됐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당장 나부터가 집값에 대한 기대심리를 떨굴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압도적 공급에 더해 낮은 분양가 기조가 유지된다면 생각을 고쳐볼 수 있겠다. 당장 로또 분양으로 벼락거지를 양성한다고 비판받을지라도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기존 집값이 버텨낼 재간이 있을까. (관련 기사 참조)

 

  © 경실련 제공

 

물론 지금과 같이 공공의 목적으로 얻은 택지를 민간 건설사에 단순히 넘겨 어정쩡하게 높지도 낮지도 않은 방식으로 집값을 견인하게 둬서는 안 된다. 더욱 강력한 건축비 원가 공개와 토지비 통제로 분양가의 강력한 통제가 수반되어야 한다. 당장 건설사는 울상을 지을 수 있겠지만 지방에 건설되는 아파트 건축비만 봐도 수도권에서 건설사들이 얼마나 폭리를 취하는지 알 수 있다.

 

공사는 공사답게 건설사는 폭리가 아닌 적정 이윤만 취한다면 낮은 분양가가 로또 분양으로 불리기 이전에 기존 집값에 대한 거품이 사그라지는 효과가 눈에 띄지 않을까. 신도시 개발의 공공성 강화는 방식보다 건설사와 공사의 투명성 강화, 그리고 여기에 폭리를 제한할 수 있는 몇 가지 법적 제도장치로 간단히 손 볼 수 있다.

 

물론 정부가 아직도 집값 상승으로 이윤을 챙기고 있는 국회의원과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전제할 수 있고, 통수권자가 자신의 사람을 챙기지 않고 이들의 일탈을 이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과 눈치가 있다면 말이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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