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불가리스’의 코로나 효과…뻥튀기였나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4/14 [10:43]

[초점] ‘불가리스’의 코로나 효과…뻥튀기였나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4/14 [10:43]

남양유업, 불가리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효과 공개

실험실에서 진행한 연구결과 심포지엄서 알려…주가 급등

질병청 뜨거운 관심에 “실제효과 예상하기 어렵다” 난색

불공정거래 논란…코로나19 ‘공포 마케팅’ 이대로 괜찮나

 

남양유업의 주가를 들썩이게 한 ‘블가리스’의 코로나19 예방효과에 대해, 질병관리청이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많은 이들은 남양유업이 투자자들의 오해를 바탕으로 일종의 ‘주가조작’을 노린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말로 남양유업은 코로나19 특수를 노리고 일종의 ‘뻥튀기’를 한 것일까. 

 


지난 13일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는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열린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H1N1)를 99.999%까지 사멸시키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77.8% 저감 효과를 냈다고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한국의과학연구원이 ‘개의 신장세포’를 숙주 세포로 인플루엔자 연구를 진행하고, 충남대 수의대 공중보건학 연구실이 남양유업과 함께 ‘원숭이 폐세포’를 숙주 세포로 실험을 한 결과다. 

 

쉽게 말해 실험실 내에서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동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또는 임상연구 결과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결과를 공개하면서 연구진들은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항바이러스 면역 증진 제품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남양유업 측에서 공개한 이러한 연구결과는 주가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13일 남양유업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57% 상승한 38만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10% 더 오른 41만8000원까지 올랐다. 덩달아 ‘불가리스’에 대해서도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에서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난색을 표하자, 상황은 반전됐다.

 

질병청은 “해당 연구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불가리스를 먹는다고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즉각 여론은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에 대한 연구결과를 통해 투자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만큼,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주가를 띄우기 위해 연구결과를 이용해 오해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본시장법에서는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가 누락된 문서 등으로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에 대해 불공정거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남양유업에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할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는 다툼의 여지가 충분하다. 자사 제품을 홍보할 목적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단순한 학술행위에 해당한다면 이를 문제 삼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 심포지엄에서 발표 중인 한국의과학연구원 김경순 센터장. (사진제공=남양유업) 

 

남양유업이 당시 심포지엄을 통해 공개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연구실에서 연구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향후 인체적용시험 등을 통해 발효유 제품에 대한 효능이 입증될 것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김치나 발효유 등을 중심으로 항바이러스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공유했다. 

 

업체에서 불가리스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심포지엄 결과를 공유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심포지엄의 공식명칭은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이었고 공식적으로 공유한 사진도 심포지엄이 진행되는 사진이나 PPT자료, 실험실에서 진행한 연구 관련 자료사진이 전부였다. 다만 해당 심포지엄이 다소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것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정황만 놓고 보면 남양유업이 제품 홍보 목적으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향후 보건당국 등의 조사에서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연구나 행사 등에 사측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나온다면 제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남양유업 뿐만 아니라 많은 군소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공개하며 은근슬쩍 자사 제품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홍보해오고 있다. 사실상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이용한 ‘공포 마케팅’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현장에서 다툼이 끊이질 않고 있다. 

 

남양유업이 정말로 뻥튀기를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코로나19를 이용한 공포 마케팅이 판을 치는 상황은 더이상 보건당국이 그냥 넘기기는 어려운 수준이 된 모양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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