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돌아온 ‘도네페질’…치매 치료효과(?) 글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4/19 [09:52]

[초점] 돌아온 ‘도네페질’…치매 치료효과(?) 글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4/19 [09:52]

숨기고 싶은 병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대한민국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걸린다는 병 ‘치매’. 전세계적으로도 치매 정복을 위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치매를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치매 국가책임제가 도입되는 등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은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치매라는 병은 아직까지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질병이다. 누군가는 치매치료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할지 몰라도 애석하게도 ‘치매치료제’라는 이름의 약들은 ‘치료’라는 이름을 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치료의 효과는 없고 오직 증상완화의 효과만 있을 뿐이다. 치매치료제보다는 ‘치매완화제’로 불리는 것이 더 타당할지도 모르겠다. 

 

현재 치매치료제라는 이름으로 FDA 승인을 거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약은 전세계적으로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 4개 뿐. 도네페질과 메만틴을 혼합한 ‘남자릭’까지 포함한다 해도 5개에 불과하다. 이들도 장기투약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나머지는 아예 줄줄이 임상단계에서 실패를 맛봤다. 

 

그나마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서 개발 중인 ‘도나네맙’이 임상2상에서 치매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확인되며 주목받고는 있지만, 여전히 치매는 치료제가 없고 기억으로 구성된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위협적인 질병이다.

 

▲ 셀트리온은 최근 식약처에 치매 치료제로 알려진 도네페질 패치 품목허가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 사진=셀트리온 1공장


셀트리온, 도네페질 패치 품목허가 신청

도네페질에 관심 쏠려, 정작 효과는 '의문'

한국에 많은 혈관성 치매, 도네페질 소용 없어

유럽에선 도네페질 보험급여 중단

 

최근 셀트리온에서 치매치료용 ‘도네페질 패치’에 대한 식약처 품목허가를 신청하면서 주식시장은 물론 치매환자들 역시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신약을 개발한 것은 아니고, 기존에 경구제 형태의 도네페질이라는 약을 붙이는 패치 형태로 만든 단순하지만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겠다. 

 

국내 도네페질 성분의 시장규모는 약 2100억원. 나날이 치매 환자가 증가하면서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도네페질’이라는 시장이 과연 향후에도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하는 부분이다. 

 

‘도네페질’에 대해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우선 치매를 알아야 한다.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 두 종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전자가 흔한 사례로, 전세계적으로는 약 8:2에서 7:3 정도의 비율로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혈관성 치매의 비율이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다. 치매를 분석한 각종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혈관성 및 혼합형 치매 비율은 거의 5:5 정도, 약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혈관성 치매를 앓고 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도네페질’은 혈관성 치매에는 효과가 없다. 절반에 가까운 치매환자들은 도네페질 패치든 액상이든 관련 제품으로 효과를 보기는커녕 처방조차 힘들다는 이야기다.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의약품 임상 재평가 결과, 도네페질 제제는 뇌혈관 질환을 동반한 치매 환자에게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고 혈관성 치매에 대한 적응증을 삭제시킨 바 있다. 당시 의약계 등에서는 도네페질의 효과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했지만 결국 ‘효과없음’이라는 결과가 우세했다. 

 

그때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셀트리온 외에 동아ST‧보령제약 등에서는 도네페질 패치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대웅제약‧동국제약‧에이치엘비제약 등에서는 주사제 형태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굵직굵직한 제약사들이 도네페질 제형 변경에 나서면서 덩달아 도네페질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도네페질은 한국형 치매라 할 수 있는 혈관성 치매에는 효과가 없다. 도네페질 복용군의 편의를 생각하면 유의미한 움직임일 수 있지만 치매 전체를 놓고 보면 쌍수 들고 환영할 정도의 일은 아닌 셈이다. 

 

실제로 최근 프랑스 정부에서는 도네페질은 물론 치매치료제라는 명목으로 팔리는 약제들에 대해 보험급여를 중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에서는 해당 약들이 효과가 미미하고 일시적이며 때로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나타낸다며 환자 보호차원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 설명했다. 

 

도네페질이 치매 증상을 완화시키는 기전은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형태로, 심장박동을 줄이고 혈압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심장질환 환자에게는 자칫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더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치료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이 있을 정도로 제한이 분명해 무작정 도네페질이 치매치료에 큰 효과가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셀트리온이 도네페질 패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도네페질의 효과에 대해 갑론을박이 끊이질 않는 상황인 만큼, 쇄도하는 개발 소식에 대해서도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에서는 도네피질의 효과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편차가 있는 만큼 단정 짓긴 어렵다”면서도 “셀트리온 등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제출된 자료를 성실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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